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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5 00:18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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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가 알아야 할 의학이야기들을 재미나게 서술했다.

전문적인 의학서적이 아니고, 의사의 눈으로 본 수필이었다. 사람이 갖고 있는 이야기하지 못할 음지의 질병들과 자신의 경험들을 환자와 의사의 눈으로 접목시켜 나타낸 것이다. 이렇게 저자의 의학적 소양으로 독자는 현대의학의 실태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돈을 잘 벌수 있는 부서로 의사들이 모인다는 것과 법의학의 중요성 등을 말이다.

또한 전문의와 레지던트의 역할과 종합병원의 허와 실을 통해 환자들이 어떠한 병원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가장 기본적이지만 확실히 알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 책에는 펼쳐있다.

   

그동안 텔레비전에서도 우리나라의 병원과 의학계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어 의사들의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 또한 이제는 전무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드라마들과 책은 나에게 어떤 의학적인 상식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믿음을 갖지 말라는 것을 나타내주었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의의를 찾고.

 

한편, 의사들의 삶이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에 보람을 찾지만

매일 몇시간씩 수술방에서 피를 보면서 수술을 하고 아픈 환자들만 보고 사는 것도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 해본다. 모든 의사들이 수술을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우리학교의 의대생들만 보더라도 정말 긴박하고, 치열한 삶을 살고 있었다. 지난해에 학교 병원을 찾아가 의사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현장은 정말 나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줬다. 아래의 글을 올린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 24시 
365일 24시간 긴박한 그 곳, 응급실을 찾아  
 
쉴틈없는 전화소리와 환자들의 울음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어울려 긴박한 응급실의 하루가 지나갔다. 앉지도 못하고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욕을 먹고, 멱살을 잡히는 것은 의사나 간호사들에게는 일상이 됐다. 가끔 조직폭력배와 치료를 거부하는 난폭한 환자 등도 있지만 항상 침착한 의사, 간호사들이 있어 응급실은 오늘도 힘차게 돌아간다.

 

 다양한 환자들로 북적되는 응급실


 "아~ 나 치료 안한다고~!!"
큰 소리를 지르며 응급실을 박차고 나간 한 남자. 팔에서 피가 뚝뚝 떨지는 그를 의사와 환자 보호자가 뒤쫓는다.


"김진호씨. 치료 받으세요"
"진호야~ 제발 치료받자.."

의사와 보호자가 애타게 불러보지만 그럴수록 더욱 난폭해진 그는 더 완강히 치료를 거부했다

 

환자들이 거의 빠져나간 오후 11시, 치료를 거부하던 환자는 3시간 30분동안 보호자와 실갱이를 벌이다 여자친구의 등장으로 간신히 치료를 시작했다. 응급실 담당 양태환 의사는 "여자친구가 오니, 환자가 조금 진정이 된 것 같다"며 "나중에라도 치료 받게 돼 다행"이라고 말한다.

 

이 밖에도 응급실에는 일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의식불명인 남자 환자부터, 복통을 호소하는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환자들이 찾아온다.

평일 평균적으로 100여명의 환자들이 몰린다는 순천향 천안병원 응급실에는 9월 6일(화) 오후 10시경, 빈 침상이 한 두개에 불과했다. 이렇게 많은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다보니 보호자들의 울음소리, 환자의 신음소리, 일부 난폭한 환자들의 욕하는 소리 등으로 응급실은 정신이 없다.

 

응급실, 보호자와 의사간 마찰 비일비재

천안병원 응급실은 과장 1명, 인턴의사 3명, 간호사 4명, 응급구조사 1명이 지키고 있다. 적은 인원의 의사가 많은 환자를 돌보다 보니, 기다리는 환자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보호자와 의사간의 잦은 마찰이 생긴다.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 환자는 배가 아파 눕지도 못하고, 쪼그려 앉아 고통을 호소했다.

마음이 급한 보호자는 의사들의 치료를 재촉하며 "환자가 아파서 누워있지도 못한다는데 왜 빨리 오지 않느냐"며 불만을 얘기했고, 의사는 "응급실에서는 먼저 온 순서대로 봐줄 수 없다"며 "당장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환자도 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에 따라 치료순서가 결정된다"고 설득한다.

 

환자보호자는 의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결국 몸싸움 직전의 상황까지 갔었다.

응급실 담당 김선아 의사는 "환자보호자들은 자신의 환자가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설득해도,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보호자는 전체의 1/10 수준"이라며 "보호자로서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알지만, 다른 위급한 환자도 있으니 배려해 줬으면 한다"고 말한다.

 

의사, "정확한 치료를 위해 필요한 시간, 믿고 기다려 줬으면.."

응급실 의사들은 응급환자가 도착하면, 보호자나 환자들에게 증상과 증상이 시작된 시각 등을 세세하게 묻고 간단한 검사를 시작한다. 검사를 마친 의사는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판단해 담당 전문의를 호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세부적으로 검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약 5분에서 길게는 10여분 정도가 소요된다. 그 이후 담당 전문의가 오면 다시 증상에 대한 세부적인 치료를 시작한다.

 

이 사이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보며, 환자 보호자들은 또 한번 흥분한다.

"왜 빨리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두 번이나 같은 것을 질문해 시간이 이중으로 걸리냐?"며 의사들에게 항의한다.

양태환 의사는 "환자가 정확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 꼭 걸쳐야 하는 절차"라며 "마음이 급한 것은 알지만, 의사의 질문에 침착하고 정확하게 대답하면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한다.

 

다양한 환자 만나다 보니 감정 무뎌져

많은 환자들이 찾아오는 만큼 그마다 응급실을 찾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약을 먹고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 폭력사건으로 인해 피범벅이 된 환자 등 여러 환자들을 만나고 있는 응급실 의사. 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의사들은 환자에게 어떤 감정을 가질까?

 

김선아 의사는 "예전에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가족 5명이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가 나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어 실려 온 적이 있었다'며 '많은 환자를 만나다 보니 감정이 무뎌지지만 이 가족의 경우는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 놓는다.

양태환 의사는 "순천향 천안병원은 농약을 먹고 들어오는 환자들이 하루 2~3명이며 이들의 치사률이 95%에 달한다"며 "치사률이 높은 만큼 목숨을 소중이 여기고, 농약을 먹는 행동은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불은 라면 정말 맛있어요"

환자들이 가장 많은 시각은 보통 오후 7시부터 오전 2시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오후 6시경 간단한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환자들을 돌보게 된다. 앉아있을 틈도 없이 이리저리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밤에는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취재당일, 야식은 라면이었다.

 

오후 10시쯤에 시켜 놓은 라면을 환자들이 어느 정도 빠져나간 오후 11시 경이 돼야 먹을 수 있었다. 1시간동안 그대로 방치된 라면은 국물 하나 남지 않고, 차갑게 식어있었지만 의사들은 "다른 라면보다 이렇게 불은 라면이 정말 맛있다"며 한 그릇씩 다 비운다.

 

이렇게 야참을 먹을 시간이 되는 날은 운이 좋은 거라고. 응급환자가 많은 날이면 다음날 정오 12시까지 전날 저녁식사였던 도시락만으로 버틸 때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1년 365일 24시간, 쉴새없이 돌아가는 응급실은 하루평균 100명 이상, 주말에는 150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받는다.

생명이 위독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힘을 불어주는 그 곳은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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