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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세의 거장 '앨빈 토플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마주 앉은 이 81세의 노(老)석학은 목소리가 카랑카랑했고 웃음이 인색하지 않았다. '미래학의 대표적 거장'인 앨빈 토플러(Toffler)는 "자고로 미래를 정확히 전망한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은 믿으면 안 된다"며 웃었다.

'제3의 물결'과 '권력 이동' 등의 저자로 이름난 그는 최근 '불황을 넘어서'란 제목의 책을 한국에서 펴냈다. 사실 이 책은 신간(新刊)은 아니다. 34년 전인 1975년에 발간했던 'The Eco-Spasm(발작적 경제 위기) Report'를 다듬어 재출간했다.

―왜 처음 쓴 지 30년도 넘은 책을 다시 펴냈는가?
"어느 날 한 잡지의 에디터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당신이 1975년에 쓴 책을 최근 다시 읽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현 경제 상황과 흡사하다'는 얘기였다. 나도 오랜만에 내가 쓴 책을 읽고 놀라고 말았다. 오래전 쓴 그 책의 소제목들이 오늘날 신문 헤드라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위기를 전혀 알 수조차 없었던 1975년에 내다본 위기의 맥락이 오늘날과 비슷하다면, 분명 경청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항공기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식판·수하물·승객 등이 일시에 날아가는 광경을 생각해보라'며 언젠가 찾아올 자산 디플레이션 위기의 발발 장면을 가상(假想)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야말로 항공기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자산 가치가 빨려나갔다는 묘사에 딱 들어맞지 않는가?

―미증유의 현 글로벌 경제 위기는 왜 왔을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복잡성과 속도이다. 오늘날의 경제·사회·정치 등 모든 분야는, 심지어 전문가가 보기에도 너무 복잡해졌다. 어마어마한 복잡성이다. 경제와 사회가 움직이는 속도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졌다. 그런데 금융을 비롯한 민간 부문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지만, 공공 부문의 속도는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엄청난 복잡성과 속도는 미래에도 오랜 기간 중요한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는 여기서 잠시 말을 멈추고 얼음물을 마신 후 다시 답변을 이어갔다.

"더구나 정량화(定量化)할 수 없는 지식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과거의 경제 모델들로는 현실을 설명하기 점점 어려워진다. 경제의 규모도 과거보다 훨씬 커졌고, 세계화도 상당히 진행됐다. 결론적으로 과거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복잡성과 속도, 규모, 세계화가 오늘날의 위기를 만들었으므로, 1930년대 대공황의 틀을 현 위기에 들이대는 경제학자들의 이론은 틀렸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두루 종합한 사회적 생태계를 주목해야 한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희망은 언제쯤 발견할까?
"낙관론자냐 비관론자냐에 따라 다르겠지…(웃음). 내 처 하이디는 비관론 쪽이고, 나는 낙관론 쪽이다. 아무래도 그녀가 현명한 것 같다(웃음). 비관론이 유리하다." 앨빈 토플러에게 부인 하이디 토플러는 '연구 동지(同志)'이자 공동 저자이다.

"내가 볼 때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 지금의 위기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반과 관련돼 있다. 그렇지만 경제학자들은 자신들만이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전문의라고 착각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주요 변수들을 사회학·정치학·인문학 등의 전문가들이 나서서 챙길 수 있도록 리더십이 작용해야 한다."

―당신이 낙관적인 이유는?
"지구 상에서 인류만이 오랜 기간 동안 미래를 조망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왔다. 이번에도 그 능력이 발휘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를 돌이켜보면 재앙이 발생해도 늘 좋은 면은 있게 마련이었다. 이번에도 인류는 위기를 통해 새 지식과 새 기술을 재창조하고 마침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지혜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앞서 말한 '엄청난 속도'가 호재가 될 수도 있다. 쾌속(快速) 덕분에 이 위기를 벗어나는 해법도 세계적으로 빨리 공유되고, 결론적으로 이 위기에서 빨리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10년이 지난 2020년쯤에는 누가 세계의 최강자일까?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미래는 누구도 모른다(웃음). '미국의 시대'가 끝났다고들 하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이 내리막길인 것은 맞다. 그러면 누가 올라올까? 내 견해로는 역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이다.

단, 중국의 발전 가능성은 과대평가된 측면도 없지 않다. 중국 내부에 잠재된 리스크가 과소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중국 정부의 리더십이 대체로 현명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중국 정부가 제2의 물결(산업화)과 제3의 물결(후기 산업화와 정보화)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1983년의 선택은 지혜로웠다."

―한국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IT 분야에 관한 한 한국은 지금까지 아주 잘해왔다. 앞으로도 세계 최고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역동적인 한국인은 지금의 위기에서도 미래로 나아가는 창의적인 방법을 발견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 위기 때문에 당신이 그리는 미래는 달라지는가?
"물론 달라지는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 스토리 라인은 비슷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대표적 변화 중 하나는 직장의 변신이다. 지금처럼 집에서 출근해 직장으로 간다는 개념은 확 바뀔 것이다. 집에서 일하는 재택(在宅)근무, 사무실이 정해지지 않은 탄력적 근무가 확산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연료를 절약하고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사무용 건물 건축 문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가? 속도가 점점 중요해지는 미래 트렌드에도 부합하고 말이다.

이런 미래에 대한 통찰이 있다면, 재정 지출을 통한 인프라 건설에서도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하는지 세부적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5~10년 후쯤의 미래에는 어떤 인재가 촉망받을까?
"음…. 좀 상투적 표현이지만, 창조적 인재가 각광 받을 것이다. 전문가의 장벽, 기존 사고의 틀 같은 것을 깨고 넘나드는 인재, 더 열려 있고 더 신축적인 인재가 긴요해질 것이다. 관료주의나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나 정치·경제·사회를 두루 다 조망할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해질 것이다.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학자든, 공무원이든 말이다."

―그런 인재가 되려면?
"그러니까 교육 제도가 확 바뀌어야 한다. 나는 빌 게이츠와 만나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한 바 있다. 왜 다들 똑같은 나이에 입학하고 똑같은 나이에 졸업하는가? 미래형 인재를 키우려면 현 교육 시스템을 수선하는 정도로는 안 된다. 전체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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