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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8 00:09

김주현, 열하일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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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과 2장에서는 조선후기 박지원의 삶과 그의 문체가 당대에 끼친 영향(문체반정)을 다루고, 3장부터 '열하일기' 분석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가장먼저 고미숙 박사의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그다음 연암 박지원에 대한 생각.

'들뢰즈(프랑스의 철학자. 교수로 철학 ·문학 ·과학을 강의하고, 퇴임한 후에는 줄곧 좌파를 옹호하며 집필과 방송활동을 했다. 구조주의 등 1960년대의 서구 근대이성의 재검토라는 사조 속에서, 서구의 2대 지적 전통인 경험론 ·관념론이라는 사고의 기초형태를 비판적으로 해명했다} 가타리에 심취. 연암이 판첸라마를 만나는 일화를 통해 티베르 불교 달라이라마(지혜의 바다 란 뜻으로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제도적 명칭, 관음보살의 환생)를 만나고, 그는 이제 나의 영적 안내자이자 지적 스승이라 알려준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은 고미숙 박사의 시원시원한 문체 아래

작가가 연암 박지원을 접하면서, 그 글들을 통해 감탄했던 것들을 해석하며

써 놓은 책이다.

 


온전한 '열하일기'를 시대상으로 분석한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더 이책이 재미나게 읽히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박지원의 상식적 근거 외의 다른 근거들을 제시하거나 혹은 다채롭게 재해석하지 못해 아쉽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연암 박지원은 실학파, 허생전, 양반전, 호질 정도인데 작가의 생각을 따라 이 책을 통해 박지원을 생각해 보고, 그를 아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에 의의[意義] 를 두고 싶다.

 



박지원의 새로운 탈근대적 문체와 사고에 대해서는

내일 교차로 스터디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나에게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은 연암 박지원보다

고미숙 박사님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그래서 수유너머에서 박문호 박사님의 강연을 듣는 그분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이 가고, 더 궁금해진다.

 


당시 나는 돈도 없었고, 연애도 제대로 안되는 한심한 청춘이었지만, 그런 건 정말 고민거리도 되지 않았다. 나를 사로잡은 건 오직 글쓰기에 대한 욕망뿐이었다. 멋진 글을 쓸 수 있다면, 파우스트처럼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은 심정으로 '뜨거운 한철'을 통과했다. 박사과정 내내 맑스주의에 매료된..

 



유목은 움직이면서 머무르는 것이고, 떠돌아다니면서 들러붙는 것이다.

지금 여기와 온몸으로 교감하지만, 결코 집착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어디서든 집을 지을 수 있어야 하고,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그것은 세상 모두를 친숙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마침내는 세상 모든 것들을 낯설게 느끼는 것이다.

수유+너머에 대한 고미숙 박사님의 마음가짐이다.

 



고향을 감미롭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허약한 미숙아다.

모든 곳을 고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상당한 힘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전세계를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신비주의 스콜라 철학자 '빅톨위고'-

 




또한 책에는 고전을 리라이팅한 책답게 인생의 역사가 녹아 내려있다.

한치의 명성이 높아지면, 비방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진다.

연암 박지원, 그 대가도 담소를 즐겨 누구하고나 격의없이 며칠이고 이야기 하는 것을 즐겼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 이게 바로 여여한 마음가짐을 가진 제대로 사는 멋있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그는 술을 좋아했다. 낮잠도 많이 잤다.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난다. 우울증이 몸을 덮친 것이다. 


지난계유 갑술년 사이에 내 나이는 열에 일고여덟 살이었다. 병에 오랫동안 시달리어 음악, 서화 혹은 칼, 거문고, 공동 등 모든 잡물을 제법 좋아했을 뿌ㅠㄴ더러 더욱이 지나는 손님을 모아놓고,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옛이야기로써 마음을 여러 모로 위안시켰으나, 그 깊숙이 스며든 울적한 증세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민옹전-

 


그는 우울증의 치료법으로 저잣거리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채집하여 글로 옮기는 짓을 했다. 과거시험 주관자는 박지원을 과거에 합격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데, 정작 당사자가 관문에 들어서기를 끝내 거부하다. 청년의 우울증을 거쳐 30대 젊음의 뒤안길을 통과하면서 연암은 마침내 과거를 폐하고 재야의 선비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연암은 늘 남들과 함께 식사하는 걸 좋아하셨다. 그래서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언제나 서너 사람은 더 됐다.

 


그들은 그저 교양과 사교를 위한 사귐이 아니라 매번 만나면 며칠을 함께 지내며, 고

금의 치란과 흥망에 대한 일로부터 조수, 문자하고 산학에 이르기까지 꿰뚫어 포괄하지 아니함이 없는 새로운 지식인 집단이다.

 


그러나 이 한없는 유유자적함에는 깊은 적막과 쓸쓸함이 배어있다.

 

연암은 묘비명의 달인이다. 다채로운 수사법과 느닷없는 비약은 가히 견줄바가 없을 정도다. 그의 글은 소설과 소품, 고문과 변려문등이 자유자재로 섞이는 한편, 천고의 흥망성쇠를 다룬 거대담론과 시정의 우스갯소리, 잡다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런점에서 열하일기는 텍스트 전체가 미완성의 벡터를 지닌다. 그러나 여기서 미완성은 결여로서의 그것이 아니라, 완결된 체계를 넘어 무한히 뻗어나간다는 의에서 그렇다.

 



박지원을 통해서 고미숙 박사님을 알고, 고미숙 박사님을 통해 박지원을 재미나고,

쉽게 알았다. 또한 외로운 인생과 고전의 인물을 통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아. 다시한번 읽고 다시한번 써야겠다. 그리고 다시한번 발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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