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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3일 동아일보] 100권독서클럽 천문우주모임 기사 (웹)

by 문경목 posted Jun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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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08.06.03 06:55
                







[대전/충남]DNA… 게놈… ‘시민 과학자’ 뜨거운 열기
















대전 ‘100권 독서클럽’ 천문우주탐구회 모임 가보니

 


대전의 한 독서모임에서는 요즘 ‘과학 학습 독서’ 열기가 뜨겁다. 일반인들도 과학의 핵심 주제를 전문가 수준으로 공부하자는 것이 이 모임의 취지다.

 


지난달 3일 오후 5시 대전 유성구 전통문화국역원인 온지당. ‘100권 독서클럽’(www.100booksclub.com)의 소모임인 천문우주탐구회 회원 50여 명이 속속 찾아 들었다.

 


7차 모임인 이날의 공부 주제는 유전물질인 ‘DNA’. 이 모임을 이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문호(49·책임연구원) 박사가 “생명 현상은 천문우주 차원에서 접근해야 더욱 확연해진다”고 주제 설정의 배경을 다시 한 번 강조한 뒤 수업이 시작됐다.


 

“탄소원자는 사슬이나 고리의 형태를 만들어 끊임없이 자신과 결합하고….”


 

국방과학연구소 직원인 송나리 씨가 ‘탄소원자 공유결합’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어 비공유 결합과 거대분자, DNA 구조, 단백질 기능, 인간 게놈 등 DNA에 대한 8명의 발제가 이어졌다.

 


이 모임에는 약제사, 한의사, 출판사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직장인,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발제는 회원 중 희망자가 맡는다.

 


천문우주탐구회는 박 박사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천문학 등의 분야에서 석사 수준의 지식을 지닌 ‘시민 과학자’를 5년 단위로 배출하겠다며 지난해 11월 만들었다. 1차 연도의 목표는 ‘학습 근육’ 키우기.

 


이에 앞서 열린 3월 1일 모임에서는 9명의 발제자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 주제들을, 그것도 수학공식을 통해 설명해 냈다.

 


발제자들은 박 박사의 관련 강의를 한두 번 듣고 텐서수학 강의자료를 제공받아 한 달가량 공부했다.

 


수성의 근일점에 대해 발제한 을지대병원 약제부의 이혜로(31) 씨는 “고교 시절 물리와 수학을 가장 싫어했다”며 “전공 과학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온 일반상대성이론을 수학을 통해 풀어냈다는 것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중력장 방정식 등 일반상대성이론의 주제를 비전공자들이 이해하는 것을 보고 과학학습 독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매지인 과학동아가 2005년 서울대와 KAIST, 포항공대 물리학 전공학생 157명에게 일반상대성이론의 이해도를 물었을 때도 ‘완전히 이해’가 2%, ‘어느 정도 이해’는 27%에 불과했었다.

 


지난달에는 천문우주 학습 중심의 서울 독서모임도 탄생했다. 지방에서 시작된 문화운동이 서울로 확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독서클럽에는 한남대 경영학과 현영석, 강신철 교수의 경영경제모임, 한남대 건축학과 김억중 교수의 창의성디자인모임도 있다. 7일 오후 5시 온지당에서 ‘세포’를 주제로 8차 모임이 열리며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참가 문의 010-2415-2040(문경목 총무)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과학을 알아야 창의성 키울수 있어”

 


모임 주도한 박문호 전자통신박사

 









“이제 과학이 진정 어려운 학문인지 물어야 합니다. 천문우주연구회는 이런 질문에 ‘아니다’라는 답을 얻고 있습니다.”

 


박문호 박사는 “순수과학은 어렵다는 생각으로 쉽고 실용적인 공부에만 매달려 국가경쟁력이 떨어졌다”며 “과학의 핵심인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 유전자(DNA), 외계생명체 등을 이해해야 진정한 융합적 사고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서로 학습 독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열어 보였다. 자신의 전공인 전자공학과는 별도로 지난 10년간 3000여 권의 독서를 통해 뇌과학, 천체물리학, 양자역학의 방대한 지식을 체계화한 것.

 


―과학 70%, 인문사회 30% 독서를 역설하는데….

 


“인간의 뇌에는 통념에 부합하는 인문학 독서가 더 편하다. 하지만 인생과 세계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과학에서 많이 얻을 수 있다.”

 


―과학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인식론의 관점에서도 자연과학적 사실(fact)을 먼저 공부해야 한다. 철학과 종교부터 접하면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진리의 문이 닫힌다. 유럽의 자연과학사를 보면 갈릴레이의 실험주의 이후 점차 종교적 도그마가 허물어졌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반인들이 ‘나도 과학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대전시에서 도와준다면 회원들이 시민을 대상으로 과학 강의를 하는 행사를 열고 싶다. 시민 과학자의 가능성을 몸으로 보여 주자는 거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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