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차 서울강연 후기

by 임석희 posted Jul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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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인지과학에 큰 관심을 가진 건 아니지만, 이번 강연을 듣는 동안 뇌리에 남는 것들이 최근 몇년간 고민하는 것들과 같은 맥락의 내용들이어서 흥미로왔다. 여기(인지과학이라는 분야)에서도 나의 질문, 나의 고민을 만나는구나.. 라는 반가움에 강연 후기를 몇 자 남긴다.  물론, 이 또한 내 경험의 누적으로 생긴 나의 관념이 만드는, 나 스스로가 나의 경험을 "편향"적으로 선택하고 기억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경험은 관념을 낳고, 관념은 경험의 방향을 정한다.)


우리의 지성은 경험의 누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이 경험들이 만들어내는 어떤 인과율이 항상 옳다고 보증할 수도 없다. 좀전까지는 분명 (적용)되었지만, 이젠 그 방식으로 해서 맞지 않는 경우를 수차례 경험하고 나면, 경험으로부터 만들어내는 어떤 규칙을 대할때 보다 신중하고 조심하게 된다. 따라서, 경험의 불확실성은 지성(지식, 사고, 관념 등등의 개념)의 불완전성을 내포한다. 이런 지성체계에 대한 회의가 분명 우리 사회, 지금 현재 존재하고 있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쯤되면 믿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믿음조차도 어리석다고 말할수 있다. 우린..애초부터 닿을 수 없는 무엇인가에 목매달고, 그곳에 닿을 수 있다는 착각 혹은 환상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닥달하며 살아왔던 것이라는 얘길 최근 만나는 거의 모든 책에서 말한다. 이제 나는 이제 백기 투항하게 된다. 없을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혹은 있다하더라도 도달할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사는 삶만이 남게 된다. 그려면...결국, 지금, 이순간. 노력하는 나만, 치열한 나만 남게 된다. 

불확실한 세계속의 혼란과 불안을 이용(혹은 악용)하여 편법과 상술이 활개를 치는 시대.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그런 편법과 상술에 손가락질을 보내기도 하지만, 과연 무엇으로 그것을 비난하고 비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저자 이남석 박사님은 직접 해 보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알게 된다고 했는데,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비판할 수 있을지... 더 생각해 볼 일이다.

사건은 하나다. 다만 n가지의 경험으로 기억될 뿐이다. 서로다른 n가지의 사실로 기억될 뿐이다. 내가 어떻게 나의 정보(경험)을 처리하느냐가 나의 행복을 좌우한다. 행복하기란 결국 내려놓기라는 말을 다시 만나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법. 반짝이는 눈빛, 작심삼일을 넘어가는 지속성.... 나도 행복하고 싶고, 또 행복을 찾는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직관적 선택과 심사숙고 사이를 오가는 인류의 행동들.나는 언제 직관적으로 선택을하고, 언제 심사숙고를 할까.심사숙고해야 하는 때에는 직관적으로, 직관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할때는 심사숙고하는 우를 범하고 있진 않을까. 쏟아지는 정보와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우리는 '심사숙고'한 선택을 하느라 피곤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눈을 감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모든 것을 차단하고 나와의 대화를 시도해본다.
내 마음의 소리. 마음이 말하는 소리. 나와 내 주변과의 상호작용으로 나에게 들리는 그 어떤 소리, 이야기. 

'너는 나구나... 그리고, 나는 너구나...' 라는 내 마음의 소리가 오늘밤 나의 귓가에 맴돈다.  


인위적이 아닌, 스스로 변하게 하는 계기를 주는 '씨앗효과'
이 하나가 두시간이 넘는 대화 주제라고 하셨으니, 내가 찾아가 스승께 여쭙던지, 백북스에서 다시 이남석 박사님을 모시던지 해야할 것이고....

집으로 가야할 시간.
자정을 훌쩍 넘긴 종로 거리에 버스가 다닌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이 시각에도 넘쳐나는 사람들이 놀랍다.
불금 서울은 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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