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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읽기 모임 준비글 (4) - 왜 저는 듣도보도 못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 걸까요

by 김원기 posted Nov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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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소개하는 책들로 진행하겠다고 결정된 건 아닙니다. 인문 고전 독서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라는 막연한 욕구/필요가 있는 듯해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 거구요, 도대체 어떤 욕구와 필요가 있는지 알기 위해서 제가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저는 그런 책은 좀 아니고,  XXX를 읽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가장 듣고 싶은 거고, 그게 여기서 필요한 이야기일 것 같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저는 지금 떡밥(?)을 던지는 중인 거죠. 다행히 제가 소개하는 책들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좀 있으면 같이 읽는 거고, 아니면 다른 기회로 미루면 되는 거구요.

 

음, 아무튼 겸사겸사 이번에는 제가 지금까지 애써 피하려고 했던, 이른바 <공인받은, 누구나 아는, 다 들어본 고전>을 한 큐에 몰아서 정리하려고 합니다. 고전 100선, 200선 하는 데서 인문사회계열 책만 좀 골라봤어요. <순수이성비판>이니 <역사철학강의>니 그런 어려운 건 뺐구요.

 

굳이 설명을 붙이는 건, 제가 좀 더 땡기는 책들. 설명을 안붙인 건, 이 책들은 다 들어보셨을 거라는 핑계.

 

 

1. 우파니샤드

약 10여 년 전 하이텔이라는 곳에서 제가 놀 무렵, 그족에 종교학을 전공하는 이 모 선생님이 계셨고 그 분이 당시 <우파니샤드>(한길사)를 번역하고 있던 역자분의 초고 원고를 하이텔 게시판에 올려주셨죠. 저는 그렇게 해서 이 책을 접했습니다. 베다 문헌의 정수인 우파니샤드는 결국 인도에서 비롯된 모든 사상의 원형들이 들어있는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아함경 / 숫타니파아타 / 법구경

우리나라는 대승불교 문화권에 속해있어서 불교 초기경전을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칼루파하나같은 불교학자는 대승불교가 석가모니 사상으로부터의 (건강하지 못한?) 일틸에 가깝다고 비판적으로 보는 듯 합니다. 금강경/반야심경으로부터 들어가는 것이랑 숫타니파아타/아함경으로부터 들어가는 것이랑 불교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달라질까요? 저는 어릴 때 천수경 낭송테이프를 듣고 부모은중경을 읽는 것에서 시작했으니 꽤 이상하게 입문을 한 셈이지만요.

 

 

3.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저는 여기서 중용이 가장 끌립니다. 서복관 선생은 중용을 진한 시대 초기 이름없는 유생이 쓴 잡서라고 보았지만 유교의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를 세운 책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어요. 사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은 논어겠지만, 어쩌다 논어를 손에 쥐어본 사람들보다 중용을 손에 쥐어본 사람은 훨씬 더 적지 않을까요. 대학이야 3강령 8조목이라도 들어본다지만 중용은 그렇지도 않으니까요. <뚜 웨이밍의 유학강의>에 중용 해설서가 들어 있다는 것도 보너스.  

 

 

4. (제자백가 중에서) 장자, 묵자, 한비자

 

 

5. 주희의 근사록

 

 

6. 플라톤의 국가론

사실 <국가>는 너무 길어서 짧게 읽으려면 <티마이오스>의 우주론이나 <향연>의 우정과 사랑론이 처음 읽기엔 좋지 않을까 싶지만요.

 

 

7.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8. 데카르트 <방법서설>

데카르트는 근대의 아버지라니까 이 책은 근대를 만든 책이겠지요? 그런 게 통설이지만 최근의 연구는 데카르트가 여러 곳에서 이전의 스콜라 철학의 문헌에서 자신의 사상을 상당 부분 가져왔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방법서설>은 일반인을 위해 쓴 글이고, <성찰?이 본격적인 철학적 저술이었죠.

 

 

9. 아담 스미스 <국부론>

정말 말만 많이 하지 아무도 읽지 않는 책. <보이지 않는 손>이 이 책의 어디쯤에 등장하는지 아시나요?

 

 

10. 밀의 자유론

 

 

11.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막상 <꿈의 해석>을 읽으려면 꽤 방대하고 난해한 것에 놀라실 겁니다. <정신분석 강의>나 <새로운 정신분석 강의> 혹은 <정신분석에 관한 다섯 편의 논문>이 입문하기엔 가장 무난한 텍스트겠죠.

 

 

12.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야생의 사고>와 <슬픈 열대> 중에서 고르면 될 것 같아요.

 

 

13. 맥루한 <미디어의 이해>

이 책도 현대의 고전. 다시 말하면 진짜 아무도 안 읽는다는.

 

 

14. 토마스 무어의 유토피아

이건 저도 안 읽었군요. ㅡㅡ;;;

 

 

15 키에르케고어의 죽음에 이르는 병/두려움과 떨림

 

 

16.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인류학, 신화학, 종교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절대로 피해갈 수 없는 명저.

 

 

17.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중학교 때 읽은 책이군요. 딱 그 나이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18.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9. 마르쿠제, 일차원적 인간

이제는 비판이론 계열이 좀 낡은 듯 하지만 <계몽의 변증법>보다는 이 책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20.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21. 콜린 윌슨, 아웃사이더

고등학교 때 가장 재밌게 읽은 책 중의 하나군요. 문학 비평을 넘어서 현대 사회의 어떤 파토스, 삶의 자세, 세계관을 그려내려고 한 책.

 

 

22. 니체, 즐거운 지식 / 도덕의 계보학

<도덕의 계보학>은 논문처럼 되어있어서 그래도 가장 읽기 편한 책이라고들 하죠. 저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과 <즐거운 지식>으로 니체 입문을 했는데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로부터 니체 읽기를 시작하는 것만큼 무모한 짓은 없다고 생각해요.

 

 

자 이 중에서 `평소에 너무 자주 들어서 읽어봐야 겠다는 의무감같은 걸 느끼시거나 혹은 한 번도 안 봤지만 <이미 읽은 듯 친숙한> 책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