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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1 09:00

체 게바라 평전 005

조회 수 2022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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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 게바라 평전"


 

 


                                             저자 : 장 코르미에 
 
                                               옮긴이 : 김미선





체 게바라..

붉은 색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사람..

20세기 후반 무렵 내 주변에는 체 게바라 라는 국적과 내용불문의 이름이

회자(膾炙)되었다..
당시에는 그너 마케팅전략을 앞세워 너도나도 외국이름 붙이기에 열을 올리는

청바지회사에서 붙인 새로 생겨난 브랜드 이름 같기도 했고,

남미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파아메리카 리그의 출전팀 이름 정도로 치부했었다.
이것만 봐도 당시의 인류현대사에 대한 나의 무지와 대한민국의 철저한

반공지상주의가 얼마나 맹위를 떨쳤는가를 생각하며  눈뜬장님에, 뚫린 귀머거리로 살아온 지난 내 모습에 씁쓸한 조소(嘲笑)가 흘렀다.


그동안 좀 쉽고 가벼운 책들을 주로 읽어왔던 터라,

체 게바라의 평전을 접하면서 알 수 없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책의 크기가 성경(聖經)과도 흡사하고,

속칭, 전체가 빨간(10여 년 전만에도 금서로 묶일 만큼의..)책 의 표본이기에

예전에 감춰가며 읽었던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연상시키는 중압감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사상서라기보다는 인간 체 게바라라는 인물 그 자체를 서술한

논픽션의 평전이다.
이 책의 출판사인 실천문학사라는 곳이 본래,  열정으로 현대사에 비주류로 살다간 혁명가들의 평전을 주로 다루는지라 체 게바라 역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 책에 담긴 그의 삶과 죽음은 나의 생각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열정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9년 전에 정독한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이 생각났다.
아마도 당시의 이데올로기적 시대상황과 인물에서 풍기는 열정과 투쟁의 삶에

대한 유사성이 나를 지난 기억으로 이끈 것 같다.
내 청소년기의 별명 중 하나가 '예의 바른 삐딱이' 였다.
매사에 반항적이고, 쉽게 설득 당하지 않는 피곤한 스타일이면서 아이러니하게

상대에 대한 예의는 지킨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인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당시 기득권층에 따져 물으면,

여지없이 너 공산당 이냐? 라는 말을 우스갯소리 비슷하게 듣곤 했다.


자본주의와 기독교의 최대온상으로 발돋음한 미국과 그들을 맹신하는 연합세력, 그 중에도 대한민국은, 실존했던 체 게바라와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염상진과

안창민 같은 사회주의 혁명가들을 일컬어 빨갱이, 반동분자, 광(狂)적분자,

공산당, 주사파 등의 고유명사를 붙여 못 박고 내몰았다.
물론, 이 현대사를 살아가는 동안 우리에게는 수많은 빨갱이들이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어쩌면,

그 빨갱이란 표현은은 그들 자신이 선택한 도전적 표식이었을 것이고,

자신들의 위치와 권력에 위협을 느낀 기득권세력과 시대적 이데올로기가

그렇게 고정시켜 낙인(烙印) 해 온 것이었다.
평소에도 이런 편파적인 억측에 동조할 수 없는 나는 이들을 '혁명가'이자,

'삐딱이' 라 부르곤 했다.
그렇다, 그들은 분명 '삐딱이' 였다.
획일화된 시대의 특과 구조를 거부하고 자신이 꿈꾸는 생각을 원한 사람,

안전하 새장과 우리안에 가쳐 사느니 차라리 투쟁으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
무 의미하게 살아 남는 것보다, 의미있는  죽음을 과감하게 선택한 사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삐딱이들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고 인류역사상 언제나

등장해왔다.
이는 진정한 자주독립과 자유와 평등에 목말라있는 민중의 열망을 먹고

자라왔기 때문일 것이다.
태백산맥을 정독한 당시에도 본인이 중도내지는 중도좌파 성향임을 감안할 때,

그 해당 인물들의 유형에 있어 대표적으로 염상진과 김범우, 안창민 중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할까? 라는 자문을 해보았다.
그 당시 해답으로 생각한 인물은,

왕성한 사회주의 혁명 활동을 한 염상진보다는

고뇌하는 지식인이었던 안창민에 더욱 무게가 쏠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열망을 했다.

언젠가는 나도 염상진과 같이 살아 숨쉬는 혁명의 전사이기를...


당시의 20대 중반이란 젊은 혈기가 사그라드는  장년(壯年)된 지금에도

아직까지 그 열정을 담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분명 내 피 속에도

삐딱이의 유전자가 다량 포함되어 흐르는가 보다!
다만, 물징만능이 팽배하는 세상에 맞춰 살다보니 지난날의 그 열정의 농도가

점점 묽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부끄러움.. 그리고 안타까움..
“그러나, 나는 아직 살아있다!
이 땅의 체 게바라를 꿈꾸며..!"



** 개인적평점 : ★★★★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민중과 함께하는 공동체라면 탁상공론을 버리고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들의 삶이 우리 자신의 일부가 될 때까지 살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행하는 것과 왜 그렇게 행해야 하는지를 깨닫는 것이라고..”

“게릴라전이란,  압제자에 대항하는 전체 민중의 싸움이다.
 게릴라는 민중 군대의 전위에 지나지 않는다.
 작게는 어느 한 지역, 크게는 어느 나라에 사는 모든 주민들이 형성한 군대의

 주력이 게릴라이다.
 제 아무리 심한 탄압 아래에서도 소멸되지 않고,

 언젠가는 이기게 되어 있는 게릴라의 힘도 여기서 나온다.
 일반 민중이야말로 게릴라전의 바탕이자 본질이다.”

  • ?
    차인환 2004.07.21 09:00
    평저도 보고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도 보았어요...본질적 가치에 대한 중도의 인식을 보기도 하고 말이예요..^^**
  • ?
    한창희 2004.07.21 09:00
    차인환님, 의견 고맙습니다. 영화도 보셨군요! 저는 아직 못봤는데.. 근데 한가지 지적하고픈 점이 있군요! 체게바라의 성향을 확인했다면 본질적 가치에 대한 중도의 인식보다는 "본질적 가치에 대한 직접적, 능동적 인식"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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