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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2010.10.16 07:36

한 권으로 충분한 양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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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처음에 눈에 띄는 것은 제목인「한 권으로 충분한 양자론」에서 바로 ‘한 권으로 충분한’이라는 구문이다. 과연 한 권으로 충분한 것일까? 이러한 의문과 함께 책의 뒤편을 살펴본다. 평소 책을 고를 때 뒷부분에 책을 사고 싶게끔 만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는 ... 과학책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들을 위한 국내 최초의 비주얼(Visual) 중심 양자론?!


비주얼 하니까 과학 잡지 <뉴턴Newton>이 생각난다. 양자론에 관심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나 쯤 가지고 있을 법한데, 그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대충 넘겨봐도 정말로 비주얼이 가득하다. 뉴턴잡지 만큼 컬러풀한 것은 아니지만 이해를 위한 도표와 그림들, 그리고 인물화도 잘 그려져 있다. 이렇게 깔끔한 구성은 딱 보더라도 사고 싶게 만든다. 자, 감상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목차를 보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요한 세 부분을 알 수 있다. 1장은 양자론의 확률적 해석, 2장은 봄의 양자 퍼텐셜로 본 ‘이단의 양자론’, 마지막으로 3장에서는 ‘무한대의 해’의 난제를 해결한 파인먼의 재규격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일반교양서적이나 뉴턴을 거쳐 온 독자라면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해서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책에는 파동함수의 숨은 의미, 슈뢰딩거 고양이 패러독스에 대한 고찰, 그리고 현대적 전개까지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봄(David Bohm)의 이론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정통 양자역학은 코펜하겐 해석을 바탕으로 하여 봄의 이론은 다루지 않는다. 그것도 그럴 것이 봄의 이론은 실재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재론이란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 등이 지지하였던 입장으로서, 관측 여부에 관계없이 그 자리에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어, 보른, 하이젠베르크 등의 코펜하겐 학파의 입장에서는 실증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보았다. 이 두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런 예를 든다. ‘달을 보고 있지 않아도 달은 존재하는가?’ 실재론자들은 ‘당연히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실증론자들은 ‘관측하지 않아서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달처럼 큰 물체에는 실재론이 맞지만, 양자 크기로 들어가 보면 관측으로 상태가 바뀌게 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둘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봄이 등장한다. 벨의 부등식으로 인해 실재론자들이 패배한 것처럼 보였지만, 봄은 실재론을 이어갔다. 그는 양자역학에 변화를 주지 않고 실재론의 가능성을 입증하려고 했다. 봄의 학파에서는 양자를 입자와 파(양자 퍼텐셜)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해석한다. 이는 마치 양자의 바다를 서핑 하는 입자로 묘사한다. 이처럼 봄의 이론은 세상을 보는 해석이 다르다. 그러나 결국 코펜하겐 해석이든 봄의 이론이든 불확정성원리의 제약을 받으므로, 확률적 예측밖에 하지 못한다. 여기서 모든 것을 말하면 재미없으니, 나머지는 직접 확인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파인만의 재규격화 이론으로 ‘무한대의 해’의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였고 이 부분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리고나서 양자론의 개념을 총정리하며 마무리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한 권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부록으로 양자론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엄선 도서를 따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책이 일본에서 발간되었기 때문에 일본 현지에 발간된 책들도 소개하였는데, 이 책들이 한국에 번역출판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최근(올해 7월)에 「전체와 접힌질서」라는 제목으로 봄이 지은 책이 발간되었다.)


일본에서는 과학이 하나의 문화로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에서도 이처럼 과학이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 잡아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눈이 좀 더 트여지기를 바라며,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책은 양자역학의 세계에 발을 들이려는 이들에게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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