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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광’이라고 불리는 프랭클린은, 번개가 칠 때 연을 날리는 실험을 함으로써 번개가 전기임을 증명하여 피뢰침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그는 또 하나의 발명을 하여 친구 집에 뛰어가 자랑스럽게 그것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계속되는 그의 발명에 약간 싫증이 난 친구는 “도대체 그렇게 유치한 것을 만드는 게 뭐가 대단하며, 무슨 소용이 있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프랭클린은 옆에 누워 있던 갓난아이를 가리키며 이렇게 반문하였다. “그렇다면 이 아기는 무슨 쓸 데가 있는가?”(90)





나의 20대는 어떤 일을 해도 잘 되지 않았다.

무엇이든 해보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이 나의 20대였다.

내 20대는 실패투성이였다.

아무 쓸모없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기만 했다.

그러나 그것은 20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헛됨이었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20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다.

20대에 아무 쓸모없이 달린 사람에게만

눈부시게 멋진 인생이 찾아오는 법이다.

20대야말로 가장 한심하고,

가장 찬란한 인생의 소중한 순간이다.

(아카타니 나키히로)





망하고 있다는 말은 성공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망하지도 성공하지도 않는다.

망하고 있다는 말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성취 없는 무언가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망함에 단련되고 있다는 것이며, 그 단련은 언젠가 망함을 몰아내고 성공을 데리고 올 것이라는 확신을 말하는 것이다.



과거 내가 이 책을 읽고 기억하는 내용은 돈이 없어 개 먹이를 먹은 적이 있다는 부분뿐이다.



어떤 역에서 한 친구가 사온 깡통을 보고는 모두가 질려버렸다. 그가 “굉장히 싸다.”고 자랑스럽게 꺼낸 그 깡통에는 ‘독 푸드(dog food)’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꼈지만 먹어 보니까 뜻밖에도 맛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194)



사람들은 책을 볼 때나 일을 할 때나 무엇을 하든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거나 공감을 할 수 있는 무언가에만 관심을 보인다. 모든 이야기를 자신만의 이야기로 새로이 머리 속에서 써 내려가는 것이다. 같은 책도 볼 때마다 관심 가는 부분과 인물이 달라지는 것 또한 그날그날 자신의 기분이 다르고, 자신이 처한 환경이 변했고, 자신이 소유한 지식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학문의 즐거움’. 책 속에서 저자는 대학시절 모두가 수업거부를 결의하고 수업을 들으러 가지 않았는데 혼자 수업이 듣고 싶어 수업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는 그가 하고 있는 공부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열심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를 수 없다.’고 했다. 저자는 이 즐김을 미침의 단계까지 승화시켜 범인이 근접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경지를 만들고 있다.



나는 수학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끈기’를 신조로 삼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에는 남보다 더 시간이 걸리지만 끝까지 관철하는 끈기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한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두 시간이나 걸리거나, 또 다른 사람이 1년에 하는 일을 2년이 걸리더라도 결국 하고야 만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하는 것보다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나의 신조이다.(56)



이 어찌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생각인가. 보통 사람들은 남들이 1년 걸리는 일을 2년 걸려서 해야 할 것 같으면 그 일은 포기하고 남들이 1년 걸리는 일을 1년 안에 마무리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미침의 바닥엔 즐김이 있을 것이고 이들을 최고 밑바닥에서 지탱하고 있던 것은 아마도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세상에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하버드 대학 시절의 멈퍼드와 아틴이 그랬다. 그런 우수한 사람들을 일일이 질투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그러한 영재들에게 얻어맞거나, 그들이 나와는 상대가 안 될 정도의 재능을 보였을 때 나는 혼자 이 노래를 부르면서 체념하곤 했다. 체념한다고 해서 모두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목표를 확실히 잡으면서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질투심이 안 생긴다. 그리고 남을 질투하는 마음이 없으면 자기의 정신 에너지가 조금도 소모되는 일이 없고 판단력도 둔해지지 않는다. 결국 그것이 창조로 이어져 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체념하는 기술을 알아두는 것, 그것은 창조하는 데 관련되는 정신 에너지를 제어하고 증폭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이다.(99)



앞에서는 ‘끈기’를 이야기하고 뒤에서는 ‘체념’을 이야기한다. 둘을 잘 조화시키라는 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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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호 2006.11.19 09:00
    "학문의 즐거움" 같은 책을 만남 사람은 운좋은 사람입니다. 독후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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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옥 2006.11.19 09:00
    중학교때, 또는 고등학교떄 읽었었는데 사실 공부를 잘하게 하는 방법인줄 알고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유치원떄 읽은 어린왕자가 전혀 이해되지 않았던것처럼 그당시의 제게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책이었는데..다시 읽어보니 이제야 다가옵니다. 책과 사람도 인연이 닿을 적절한 때가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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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근호 2006.11.19 09:00
    섣부른 체념을 하지말라는 뜻 아닐까요 ?^^* 글 잘 읽었습니다. 또 뵙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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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환 2006.11.19 09:00
    독후감 잘 읽었습니다. 포기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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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화 2006.11.19 09:00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늦은 나이에 좋은 직장 버리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러 떠나는 동생에게 돈이 없어서 어쩌냐고 걱정했더니 "누나, 솔직히 부럽지?" 합니다. 아... 정말 부러워요. 학문의 즐거움을 다시 꺼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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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우 2006.11.19 09:00
    양경화님 지적 감사합니다. 무언가를 인용을 할 때는 꼭 원전을 확인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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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호 2006.11.19 09:00
    "학문의 즐거움" ---진솔하고 우직한 책, 이런 책은 몇 년을 주기로 계속읽을 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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