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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8 09:00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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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작가 공지영씨가 이 소설을 쓰는 동안 행복했다면,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동안 행복했다. 단지 이번 소설도 일반 소설과 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지만, 깊은 감동을 전해준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작품을 나를 포함해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까지도 선물을 준 느낌이다. 행복한 시간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도 있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의 뇌리 속에 꼭 박혀 머리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있는 것만 같다. 단 1초라도 행복한 순간이 있어봤으면 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조차도 행복한 순간은 있었던 것이다. 단지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문유정이라는 주인공은 자신이 불행한 사람이라고 그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훌륭한 가문, 부유함속에서 태어나 아무 어려움 없이 고생을 하지 않은 채 성인이 되었지만, 그에게는 행복한 기억이 없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고모인 수녀 모니카라는 분을 통하여 주인공은 읽어버렸던 행복을 찾아가게 되는 소설이다.



자살을 할 만큼 문유정은 삶에 있어서 불안했던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행복해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녀의 일상은 불행 자체였던 것이다. 중학생시기에 사촌 오빠에게 당했던 성폭행, 그리고 그 사건을 알면서도 눈감아 버린 엄마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그녀가 성장을 하면서 깊은 상처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엄마와의 대화가 중단이 되고 사람과의 만남 자체를 싫어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이해하고 그 받은 상처를 감싸주신 분은 오직 한분 모니카 고모였던 것이다. 모니카 고모는 평생을 사형수들에게 봉사를 해온 분으로서 자신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셨던 분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고모는 나를 데리고 그녀가 한 평생 봉사해 오던 서울 구치소로 데려가 중한 죄를 저지르고 사형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셨다. 주인공인 문유정은 이런 사람과의 만남은 불필요한 만남이라 생각을 한 것이었다. 그러나 행복은 그 만남속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형수 정윤식과의 만남을 통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므로 자신의 가지고 있었던 상처들을 치료했던 것이었다. 사형수 정윤식과의 대화했던 시간들이 주인공 문유정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문유정은 자신에게 있어서 행복을 알게 했던 사형수 정윤식과 고모 모니카 수녀님을 떠나보내야 했지만 결코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영원히 살아있는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행복의 다리를 만들어 주신 모니카 수녀, 그리고 행복한 시간들을 알게 해준 사형수 정윤식, 그리고 교도관 이주임 그들은 그녀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을 준 사람들이다.



사람을 둘씩이나 죽인 정윤식도 불행한 사람이라고 문유정처럼 인식을 하면서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그의 불우했던 어린시절, 그리고 가장 사랑했던 동생의 죽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해야만 했던 순간들, 마치 불행을 켜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마침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자신이 죽었던 사람의 어머니인 삼양동 할머니에게 용서를 받았다는 사실, 그리고 모니카 수녀님 통해 알게 된 문유정과의 만남을 통해 진솔한 대화로서 자신에 상처를 치료받았던 기억들이 그에게 있어서는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이다.



행복은 큰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작은 것이다. 명예, 돈, 부유함, 그런 것들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행복은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봐도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용서, 화해, 희망,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단어들만 보아도 행복이 느껴지지 않는가 말이다. 거창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 해주는 것이 바로 행복인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한 순간이 행복한 순간인 것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행복은 단지 부유한 사람들에게만 있는 소유물처럼 느끼게 했던 나를 다시 한번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행복은 모든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단지 그것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행복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인 것이다.



희망이란 씨앗을 뿌리면, 그것이 자라 행복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사실을........





이 소설 속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 중에서 발췌함.





왜냐하면 이곳 구치소에 들어와서 저는 처음으로 인간다운 대접을 받아보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았고,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서로를 존중하고, 존댓말을 쓰면서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인자로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제 육체적 생명은 더 연장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제 영혼은 언제까지나 구더기 들끓은 시궁창을 헤매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차마 구더기인 줄 모르고 그것이 차마 시궁창이었는지 모르고…… 저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을 가져보았습니다. 기다리는 것, 만남을 설레며 준비하는 것, 인간과 인간이 진짜 대화를 나눈다는 것,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 서로 가식 없이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습니다. 사랑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고, 용서 받아본 사람만이 용서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p.288~p.289)



→ 정윤수의 편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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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6.09.08 09:00
    중학교 시절 한 안경점에 갔다가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읽었던 신문 사설이 기억납니다. '행복'의 의미를 한자어로 풀어서 설명하는 글이었는데 '다행하다 행자와 복복' 자였습니다. 다행한게 복이라는 설명. 모든것은 만남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글을 만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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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철 2006.09.08 09:00
    행복의 맛을 알아가는 것 또한 기쁨의 사작인 것입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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