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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01:28

거짓의 사람들, M. 스코트 펙

조회 수 2943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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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왜 선이 존재하나?>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로 부터 쉴새없이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세상에 도대체 왜 악이 존재하는 겁니까?"

하지만 아직껏 나에게 이렇게 물어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세상엔 왜 선이 존재하는 겁니까?"


그것은 마치 우리가 세상은원래 선한 곳인데

어지어찌하여 악으로 오염이 됐다는 것을

자동적으로 밑에 깔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과학이라는 영역에서는

악을 설명하는 것이 훨신 더 쉽다.

사물이 파괴되어 가는 사실은 물리학의 자연 법칙에 의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생이 점점 더 보다 복잡한 형태로 진화해가야 한다는 사실은

설명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아이들이란 대개 거짓말을 하고

물건을 훔치며

컨닝을 한다는 사실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러던 아이들이 참으로 정직한 성인으로 자라난다는 사실은 훨씬 더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사람들은 대개 부지런하기보다는 게으르다.

만일 우리가 좀더 심각하게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본래 악하던 세상이 어찌어찌하여 신비스럽게 선에 의해 오염됐다(?)고 가정하는 것이

그 거꾸로의 경우보다 훨씬 타당성 있을는지도 모른다.


<악evil>

악evil은 산다live의 거꾸로 늘어놓은 것이다.

그렇다. 악은 삶을 거스르는 것이다.

그것은 생명력을 역류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것은 죽음과 상관이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살인과 상관이 있다.


그것은 꼭 육체의 살인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생명, 특히 인간의 생명의 여러 가지 필수적인 속성들,

지각, 운동, 인식, 성장, 자율, 의지 등이 그런 것이다.

실제 몸은 죽이지 않더라도 이런 속성들 가운데 어떤 것을 죽이거나 죽이고자 하는 일은 얼마든 있을 수 있다.


에리히 프롬도 이 사실에 매우 민감하였다.

그는 시간(屍姦)의 개념에 타인을 통제하고 싶은 욕망-타인을 순순히 말 잘 듣는 사람으로 만들려는 욕망,

의존심을 조장시키려는 욕망,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하시키려는 욕망,

순발력과 독창성을 가로막으려는 욕망, 판에 박힌 사람이 되게 하려는 욕망 등-도 포함시킴으로써

그 의미를 확장했던 것이다. (Erich Fromm, The Heart of Man)


악이란 인간의 내부 혹은 외부에 존재하면서

생명이나 생명성을 죽이고자 하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선은 그 반대이다.

선은 생명과 생명성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악한 사람들>

악한 사람들..

그들은 악하다는 것만 빼고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게시판에 나붙은 지명 범죄자들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이 동네 저 골목에서 우리는 그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부유할 수도 있고 가난할 수도 있으면

유식할 수도 있고 무식할 수도 있다.

주일 학교 교사로서, 경찰로서, 금융인으로서, 사회 단체 회원으로서 활덩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견실한 시민"일 경우가 많다.


생명과 생명성을 역류하여 범죄를 저지른다는 차원에서 범죄자임에 분명하나

그들은 범죄는 너무 미묘하고 가려져있어서 내놓고 범죄라고 "지명"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교도소의 범죄자들은 파괴적이고 반복적인 범행자들이다.

그래도 마음 속으로 자신들의 악함을 솔직히 시인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악한 사람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결함은 하나도 없다.


죄란 표적을 빗나갔다는 뜻이다. 죄란 계속적인 완전 상태에 미치지 못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계속적으로 완전한 상태에 있는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다 죄인들이다.

당신이 어떤 식으로든 자기 스스로를 속였을 가능성은 없었겠는지 한번 자문해보기 바란다.

아니면 더 잘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를 배신하지는 않았는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에 대하여 비참하게 느끼는 것, 자기가 죄인임을 인힉하는 것이

가난한 심령을 가지는 것이다.

자신의 죄를 인식한다는 것은 듣기 좋은 얘기는 아니지만

그것이야말로 죄가 제멋대로 우리를 가지고 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유일한 방패이다.

비록 적지 않은 고통이 수반된다 하더라도 역시 죄의식은 참으로 소중한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악을 향하려는 본능적 성향에서 우리를 건져 줄 유일한 유효 안전 장치이기 때문이다.


모든 죄는 다 바로잡을 수 있으되

자기가 죄없다고 믿는 죄만큼은 방도가 없다.


악한 사람들의 가장 지배적인 특징은 남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책임 전가이다.

그들은 마음 속으로부터 스스로를 비난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기 때문에 자연히 자기를 비난하는 상대에게 손가락을 겨눌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자신의 자아를 흠없이 보존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희생시킨다.

이 책임전가는 투사projection라고 불리느 방어기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신들의 악함을 거부해야만 되다 보니까 그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악하게 본다.

그들은 자신들의 악을 세상에 투사한다.

자신은 털끝만큼도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 속에서는 끝도 없이 악을 찾아내는 것이 그들이다.

악한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을 공격한다.

정신적 성장에는 자신이 성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대한 인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일 그걸 인정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불완전함의 증거를 말소하려 드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게 없다.


좀 이상하게 들릴는지 모르지만

악한 사람들이 파괴적인 이유는

종종 그들이 악을 퇴치하려는 데이 있다. 대개는 "의"라는 이름으로 그리한다.

문제는 그들이 악의 소재지를 잘못 파악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의 자아상을 완전하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에만 콱 들어박혀 있어서

어떻게든 외형상의 도덕적 순결을 유지하고자 갖은 노력을 다한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그들은아주 세심한 신경을 쓴다.

사회적 규범이랄지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 그들을 대단히 민감하다.

그들으 옷도 잘 입고, 출근 시간도 잘 지키고,

세금도 잘 내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흠 잡을 데가 하나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 보인다.

그들은 선해지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면서

겉으로는 선해보이려는 욕망이 불처럼 강하다.

사실 이 거짓은 남을 속이려는 것이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속이려는 것일때가 훨씬 많다.

그들은 자기 비난의 고통이라면 절대 참지 못하며 참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거느리고 살아가는 예의와 매너는 자신들의 모습을

의로운 모습으로 비춰주도록 되어있는 거울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악한 사람들의 주된 동기는 위장이기 때문에

악한 사람들이 가장 흔히 발견되는 장소들 가운데 하나는 바로 교회이다.

우리 문화에서 교회의 집사나 눈에 띄는 다른 높은 직분자가 되는 것보다

더 자신의 악을 잘 숨길 수 잇는 길이 있을까?

그것은 타인에게는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자신의 악을 숨길 수 있는 최상의 길이다.

악한 사람들에게는 종교가 보장하는 위장과 은폐를 찾아

그 경건 속으로 숨어들어가려는 성향이 있다. Burber, Goop and Evil


<지옥>

지옥은 본질상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존재 상태이다.

어찌나 맹목적이고 암울한지

사랑조차도 그것을 더 격렬하게 만들어 줄 수 밖에 없는 '미움'이 있고

어찌나 꼿꼿한지 겸손조차도 그것을 더 기고만장하게 만들어줄 수 밖에 없는 '교만'이 있으며

어찌나 성격 전체에 푹 배어들었는지

어떤 위기, 어떤 호소, 어떤 자극으로도 움직이거나 활동하게 만들 수 없는 '무력함'이 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벌하시지 않는다.

우리를 벌하는 건 우리 자신일 뿐이다.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그것을 선택해서 거기 있는 것이다.

사실 그들은 자기만 원한다면 거기서 나와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다.

다만 그들의 가치관이 그 지옥에서 탈출한다는 것을 죽기보다 위험하고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우며 너무 어려워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걸린다.

그들은 그곳이 더 안전하고 지내기 쉬워보이기 때문에

그냥 그 지옥에 남아있는다.

그들에게는 그 편이 더 편하다.

이런 심리 역동은  C.S.루이스의 명저 The Great Divorce에 아주 잘 나타나 있다.


악한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가장 겁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 모습이 빛 가운데 노출되는 것을

끊임없이 극구 회피하며

자신의 양심의 목소리를 듣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완전한 공포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그들은 더 이상 지옥에 가야할 필요가 없다.

이미 그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혐오감>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악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주 경험하게 되는 감정은 혐오감이다.

즉, 거기서 벗아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악이 혐오감을 주는 이유는 그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악과 너무 오래 대면하여 있게 되면

필연 그 악은 사람을 오염시키거나 파괴시키게 되어 있다.

혐오감이라는 역전이countertransference는 하나의 본능이거나

다르게 표현하면  하나님이 주신 조기 경보 및 구조 장치이다.



<사람이 싫다는 것>

상대방을 향한 최소한의 긍정적인 감정과


그가 혹 아픔이 있을 때, 일말의 동정심과


그가 곤경에 처했을 때 얼마간의 공감과


인간으로서의 그를 향한 기본적인 존중과


인간으로서의 그의 잠재력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이 있어햐 하지만


그런 것이 없을 때


 


그 사람이


명확하게 싫은 것이다.

  • ?
    김민정 2008.10.22 01:28
    마지막 <사람이 싫다는 것>은 본문을 약간 제 임의대로 편집한 것입니다. p.76 6쇄본

    소제목도 제가 임의로 붙였습니다.
  • ?
    전동주 2008.10.22 01:28
    대단한 통찰력입니다.
    너무나 정곡을 찌르는 말에 가슴이 시원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좀 퍼 가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요.
  • ?
    김민정 2008.10.22 01:28
    Scott Peck은 정신과 의사로,
    본문 중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기독교 신자입니다.
    아래는 이 책 서문에 그가 쓴 글입니다.

    전에 나는 오랫동안 불교와 이슬람교에 관심을 갖고
    무언가를 추구해보려 애썼으나
    결과는 늘 모호했었다.
    그러다가 늦게야 기독교의 본질을 깨닫고
    거기에 온전히 귀의했으며
    43살이라는 나이로 세례를 받았다.

    크리스찬으로서의 편견..
    이런 변명 나는 조금도 하고 싶지 않다.
    기독교가 편견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아마 거기 귀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나는 크리스챤으로서의 내 모습을 이렇게 저렇게 꾸미고 싶은 마음도 없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명목상의 크리스챤들에 의해
    커다란 악들이 그것도 종종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자행되어져 왔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결혼 잔치와 포도주를 즐기고
    아름다운 향유와 멋진 우정을 누렸으면서도
    스스로가 죽임을 당하도록 내버려 두었던
    이 이상한 남자, 그리스도

    십자군과 종교 재판은 그리스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전쟁, 고문, 탄압 따위는 그리스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만과 복수심은 그리스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참된 크리스챤이란
    예수님이 기쁨으로 거하시는 처소인 사람을 말한다.(성녀 테레사Therese of lisieux)

    오늘날 일요일이면
    수천만의 사람들이 교회를 간다.
    그러나 그들은 담담하게든 요란스럽게든
    손톱만큼도 자기를 거스르려 하지 않는다.
    내 뜻을 거스르는 시련을 담담히 견뎌대는 사람들은
    오히려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유대교,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들 중에 오히려 많다.
  • ?
    이중훈 2008.10.22 01:28
    저도 이 책을 조금 읽었는데 정리를 너무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선해지는건 참 힘든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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