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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2009.06.23 04:58

어느 천재 정신분석가의 삶

조회 수 3122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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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 노벨상 수상자인 분자 유전학자 '프랑수아 자코브'가
< 파리, 생쥐,사람에 관하여.1998>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저물어 가는 세기는 핵산과 단백질에 몰두했다.
다음 세기(21세기)는 기억과 욕망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러나,
기억과 욕망이 제기하고 있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가능해질까?"

    "가능할 것이다. 모든 질문에는 아니지만.."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질문과 대답에는 2가지 방향으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며, 정신의 새로운 생물학과 정신분석적 접근이 중요한 단서일 것이라는 말을 2000년 노벨상 수상자인 Eric Kandle이 하고 있다.
그들과의 통합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을 예언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그럴 것인가? 따져 볼 일이다.
명색이 '호모 쿵푸스 되기'를 자처하면서 뒷짐만 지고 있기는 백북스 맨으로는 심히 민망한 일일 것이다.
얼마전 신영복 선생님의 ' 책보다는 사람읽기' 말씀은 가슴에 와 닿는 말씀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읽기는 Empathy라는 최고 수준의 도구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어서 우리 같은 범인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일일 것이다. 

     대신 최근  '사람냄새 물씬 나는 책'들을 만나 소개한다.
Eric Kandle이 자서전 형식으로 쓴 마음의 새로운 생물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 < 기억을 찾아서>다.
너무 재미있어 2번이나 정독을 했다. 저자는 아니지만 기회를 주면 정기 강연회에 소개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반했다.
다른 한권은 린다 홉킨스라는 정신분석가가 '마수드 칸'이라는 천재 정신분석가의 드라마틱한 삶을 한편의 격조높은 영화처럼 보여주고 있다. < 거짓 자기(false self)>로 번역되어 있다.

      전공자가 아니면 정신분석에 대한 접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더구나 환자의 치료라는 임상으로 가면, 일정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입장에서의 접근 한계도 있겠지만,
이론보다는 실제 환자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생생한 체험이 중요하다는 말에 별로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비록 전공자라도 너무 크고 깊은 분야라서 잘못 접근하면 길을 잃고 헤메든지 아니면 만정이 떨어져 실망만 하고 돌아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성을 통한 주관적인 체험으로 느끼는 마음에 대한 접근은 너무 중요해서, 지금은 주춤해 있지만 앞으로 점점 정교하게 발전되어야 할 접근 방법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 거짓 자기>의 주인공 마수드 칸은 최소한 3개의 자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첫번째 자기는 명석한 정신분석가인 마수드이다. 독창적인 사상가였으며, 날카롭고, 직관적이며 민첩한 정신의 정신의 소유자였다. 많은 동료 정신분석가들의 존경을 받았다.
두번째는 사적인 자기로 자기 자신의 기준에 맞춰 살며 밤마다 독서와 그림그리기를 하고 뛰어난 인물들을 만나는 것에 관심을 가졌던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세번째는 정신병적인 증상을 가졌던 자기였다. 심하게 동요되고, 냉소적이며 질투심 많고 증오로 가득하고 경쟁자들에 해를 입히고 그들을 실족시켰으며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마수드를 그리고 있다.
스스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병적인 ( 나르시시스틱하며 조울병적인 증상과 말년에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기를 가진 사람이 오히려 정신분석가가 되어 겪는  축복과 굴욕의 삶을 통해 정신분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생한 접근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영화 < 뷰티플 마인드>와  원작 전기를 보면서 내가 만약 다른 직업을 다시 가질 수 있다면 영화감독을 싶었다.
<거짓자기>를 읽으면서 한편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선 '오마 샤리프'의 눈빛을 닮은 주인공부터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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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훈 2009.06.23 04:58
    디디에 앙지외의 <피부자아>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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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삼 2009.06.23 04:58
    저도 <거짓자기>를 읽어보았지만 제목처럼 만만치 않은 책입니다. 문학과 철학에 관심있는 사람도 읽어볼만 합니다. 실제인물인 주인공이 너무 강하고 완벽해 보여 남자로써 질투를 느끼게도 하였지만 가장 약한 남자의 표상인 알코올중독으로 허물어지는 것을 보고 오히려 안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며서도 타이타닉호처럼 육중한 몸이 바다속으로 가라 앉는 듯한 절망감은 오히려 우리를 슬픔에 잠기게도 합니다. 제목이 암시하듯 어쩌면 실패한 주인공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살아있는 모든 교사들에게 참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김원장님이 일독을 권하셨듯이 "인간"존재에 대해서 무언가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요.....^^

    “참자기란 건강하고 창조적인 부분이다. 반면 거짓 자기는 안전을 대가로 성장을 희생한다”라는 유명한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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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미 2009.06.23 04:58
    김갑중원장님께.
    공부하는 과정에서 "겉핥기식은 싫다"
    이것이 기본적인 성향이라서 그런지.
    저도 요즈음 저녁시간을 비롯한 주말에는
    어떤 작가의 세계에 빠져 있었어요.
    한달동안.
    그 작가의 모든 책을 구매하여
    이렇게저렇게 읽어가는 과정에서
    참 행복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살아가는 과정에서 해답이 아니라 공감의 순간순간들.
    그분은 작가로써 저는 독자로써 하나의 선상 위에서
    똑같이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동질감.
    완전 놀랐어요.
    나라가 다르고.세대가 다르고.하는일이 다르다 할지라도.
    이렇게 같을수가 있는가.하는.
    책은 참 다양하고 근사한 또다른 세계로 인도 하는 것 같아요.
    원장님께서도 업무외에는 책속에서 사신 듯 하네요.
    전공서적관련 번역작업도 하신다 들었고.
    다양한 환자들 속에서
    그래도 끊임없는 이해와 교류를 위해서
    사람읽기를 언급해 주시는 말씀속에.
    이미 호모 쿵푸스가 되어 계신거 아닌가요.
    영화감독의 꿈은 저희랑 이야기 하셔야 해요.
    영이랑 시간 맞춰서 병원으로 찾아 갈께요.
    502호 503호 특실도 비어 있을텐데~~
    추천하신 책 오늘 신청했는데
    다 읽고 나서 말씀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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