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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지성, 노엄 촘스키는 인터넷이란 공공의 자산이 마이크로 소프트라는 사기업의 손으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공공의 창의를 위해 시작되었고 국가기관의 주도에 의해 만들어진 성취물이 한 기업에 의해서 90%이상의 점유율을 보인다는 것과 그것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가고 있는 것은 명백히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T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배타적인 독점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의 생각을 갖고 있다. 만약 그 상품에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 발생해도 그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현장인 공교육의 지위도 어쩌면 마이크로 소프트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선택의 대안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향상된 제품의 개발과 다양한 서비스로 광범위한 고객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에 반해 많은 부분에서 우리 교사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지위의 안정성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에게 마이크로 소프트가 보여주는 끊임없는 혁신은 먼 나라 얘기에 불과한 것인가?





사람들은 작은 것에서 더 크고 많은 사실들을 추론한다. 비록 그 추론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큰 상관이 없다. 이런 경향에서 출발하여 범죄학자인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켈링은 1980년대 초반에 ‘깨진 유리창’ 이론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져 있는 채로 방치되어 있다면 사람들은 그 사실에서 건물 주인이 자신의 재산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절도나 방화 같은 강력범죄에 대한 대비 역시 취약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인식에 도달하면 그 건물과 거주인들은 실제로 강력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것이 지역으로 확산되면 슬럼화를 막을 수 없다. 그래서 도시의 슬럼화를 막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범죄와 보안 수준에서부터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윌슨과 켈링이 내린 결론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1990년대에 뉴욕시장에 선출된 줄리아니와 브래턴 경찰국장에 의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도입의 초기에 많은 반대자들은 강력범죄에 투입되어야할 인력과 자원이 사소한 범죄의 단속에 투입되는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뉴욕시의 살인사건 발생률이 50%나 감소하는 통계 수치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이론은 곧이어 비즈니스 이론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버거킹이라는 패스트 푸드점을 방문했을 때 만약 화장실이 더럽다면 소비자는 그 단순한 사실을 받아들이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주방도 역시 더러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확대된다. 더 나아가서는 버거킹이라는 브랜드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다른 경쟁 브랜드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깨진 유리창’은 소비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단 하나의 직원일 수 있고, 느리고 불편한 기업의 홈페이지 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한 기업의 리더는 그런 사소한 ‘깨진 유리창’에 대해서 강박증과도 같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대와 같은 무한 경쟁시대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


 하나의 시장에서 ‘깨진 유리창’이 치명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역시 사람이다. 잘못된 직원들의 서비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모든 직원은 기업을 대표하는 외교관이다. 직원의 서비스가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줄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것이다.


고객의 상황에 맞게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접촉을 이끌어내어야 한다. 물론 호전적이거나 비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고객들이 있다.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고객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객들은 자신의 요구가 정당하며 당연한 것으로 믿고 있다. 만약 직원들이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융통성과 서비스 정신이 없다고 비난 할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통제력을 잃어서는 안된다. 회사가 고객의 무리한 요구에도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반복적으로 심어주어야 한다. 고객의 문제에 관심을 표시하지 않는 직원은 최악의 ‘깨진 유리창’인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수동적으로 좋은 제품과 서비스, 멋진 브랜드의 창출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분야에서나 소비자는 100%의 만족을 기대한다. 그들의 기대가 무엇이든 간에 적극적으로 그 이상을 충족시켜주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교사의 입장에서 ‘깨진 유리창’의 적극성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냉정히 말해서 교사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한명의 교사는 공교육에 있어서 ‘깨진 유리창’이 될 수도 있고 공교육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가능성도 갖고 있다.          
짧은 교사 경력에서 느낀 것이기는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이 주로 기대하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도에 있다. 하지만 그것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책은 말해주고 있다.


학업이 교육수요자가 기대하는 A라는 서비스라면, 좋은 교사는 A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B와 C까지도 줄 수 있어야 한다. 과연 그들에게 줄 수 있는 B와 C는 무엇일까?
앞으로 남아있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방법론을 찾아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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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08.03.29 20:10
    브래튼이 뉴욕 경찰청에 부임해서 보니, 마약 거래는 주말에 이루어지는데도 많은 인력은 평일에 배치되어 있어 인력을 재배치하여 마약단속에 성공하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바꿨었죠. ,<블루오션>을 권합니다..
  • ?
    이나라 2008.03.29 20:10
    기존의 틀을 깨는 것.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당연함에서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내었군요. <블루오션>으로 좀 더 깊이 고찰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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