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공지
2008.05.02 08:22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조회 수 37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폭풍의 언덕-히스클리프와 힌들러, 언쇼를 생각하며......

 




잔인성은 바로 잔인한 대우를 받는데서 생긴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는 많은 환자들의 정신분석 치료 경험에 의하여 잔인한 어린이나 어른은 잔인한 대우를 받았던 것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자녀들이 자기 문제의 해결을 제시해도 거기에 반응하지 않는 부모의 잔인성은 십대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히스클리프는 언쇼의 집인 워더링 하이츠에 처음 왔을 때, 환영을 받기는 커녕 미움을 받았다. 언쇼의 부인은 그를 밖으로 던져버릴 기세였고, 특히 캐서린의 오빠인 힌들리는 그를 아주 싫어했다. 히스클리프의 잔인성은 이 때부터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힌들리가 히스클리프를 구박했지만 다행이 언쇼는 그를 애지중지했다. 그러나 언쇼의 행동은 어린 히스클리프를 더욱 버릇이 나쁘게 만들었다. 그 아이는 갖고 싶은 것은 아버지 언쇼에게 부탁하면 된다는 것을 쉽게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히스클리프나 힌들러는 서로의 관계를 개선할 방법을 알지 못했다. 당연히 그런 어린 나이에 서로를 위한 이해심과 너그러움은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괴롭히면서 자신을 방어할 방법을 찾았고, 히스크리프 또한 언쇼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언쇼가 힌들리와 히스클리프사이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보고 원만한 연결고리가 되었다면, 히스크리프의 잔인성은 시작될 수 없었다. 그러나 언쇼는 그러지 못했고 그의 건강은 서서히 악화되었다. 갑자기 기력이 쇠약해지면서 언쇼는 툭하면 짜증을 냈다. 그는 자신이 히스크리프를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가 그 아이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은 가족들은 히스크리프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었다. 그래서 그 아이는 더욱 거만해지고 심술궂게 변했다. 다만 힌들리만이 히스클리프의 말을 듣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그는 언쇼의 화를 돋우었다. 언쇼는 힌들리를 때리려고 회초리를 들었다가 때리지 못할 때, 노여움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힌들리는 아버지 언쇼의 행동에 어떤 생각을 만들고 있었을까? '힘'의 제압하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깊은 패배의식에 빠져서 힘의 제물이 된다. 자기 자신을 열등시, 심지어는 저주하고 운명론에 피난처를 구하고 자기를 제압하여 제물로 만든 원수인 '힘'을 절대시하고 우상화한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했지만 오히려 아버지에게 화를 불러일으킨 존재가 된 힌들러. 그는 이런 환경의 힘에 제압당하고 만 것이다. 언쇼는 힌들러에 대해 너무 잔인했다. 힌들리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히스클리프를 학대할수록 패배의식에 깊이 빠졌고, 후에는 현실의 피난처로 도박에 빠져 폐인이 된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휩싸여 자신을 망가뜨리는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힌들리는 원수같은 존재인 히스클리프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자기 파괴의 방식으로 표현이 되었을 뿐이다.

또한 히스클리프는 언쇼의 사랑을 받다가 그가 죽은 후 하인처럼 대우받는다. 그러던 중, 어린 히스클리프가 넬리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된다. "힌들리에게 어떻게 복수하는 게 좋을까 생각 중이야.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어. 내가 죽기 전에 그가 죽지만 않으면 좋겠어."



워더링 하이츠의 비극은 이렇게 시작한 것이라 보고 있다.
히스클리프는 힌들리에 대한 증오심과 에드거에게 받은 수치심, 좌절감으로 악마가 될 준비를 한 것이다.



폭풍의 언덕,

현대인과 노이로제,이동식 저, 한강수(272,276..)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96 공지 몰입의 즐거움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2 정현경 2007.05.31 3797
1395 자연과학 "아윈슈타인이 직접 쓴 물리이야기"를 읽고 6 표태수 2009.07.01 3792
1394 공지 '스피노자의 뇌'를 읽고 2 엄준호 2007.07.24 3792
1393 공지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을 읽고 김춘호 2007.02.13 3735
1392 공지 탐독-이정우 2 장현도 2008.05.21 3734
1391 공지 '불편한 진실'을 읽고 2 엄준호 2007.08.05 3731
» 공지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장현도 2008.05.02 3710
1389 공지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임성빈 2005.10.27 3695
1388 공지 괴짜 경제학 1 김미순 2008.01.11 3688
1387 공지 [59] 자오선 여행 (쳇 레이모) 3 서윤경 2008.12.21 3676
1386 공지 개밥바라기 별 박경희 2008.11.13 3648
1385 공지 부여족의 이동과 기원 고깔모자를 쓴 단군 이병록 2007.01.01 3617
1384 공지 호텔왕 힐튼 자서전을 읽고.. (45th) 송근호 2007.06.25 3607
1383 기타 태양과 별자리 이야기 - 시대정신을 읽고 신동찬 2009.09.26 3606
1382 공지 박완서 산문집 [두부] 소개 : 한겨거레신문 전재 현영석 2002.12.15 3580
1381 자연과학 최초의 3분 1 조태윤 2009.02.13 3569
1380 자연과학 뇌 생각의 출현 - 박문호 6 손진경 2009.07.19 3568
1379 문학예술 폼페이 3 조태윤 2009.02.03 3533
1378 공지 1월달의 나의 독서목록 안유선 2003.06.25 3528
1377 인문사회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있다>를 읽어가면서 신영호 2009.11.28 352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72 Next
/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