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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리 교수의 책 "사피엔스"가 김영사에서 곧 출간될 예정입니다?(?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6868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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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교수의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유튜브 강의(https://www.youtube.com/watch?v=CGhTQ4iruLc&list=PLfc2WtGuVPdmhYaQjd449k-YeY71fiaFp)를 다 듣고 한 번 더 들었습니다. 자연의 역사, 인류의 역사, 문명의 역사를 이렇게 매끈하게 하나의 아야기로 엮은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빅히스토리 관련 책들 중에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 톨러 지음, 안희정 옮김 (다른, 2014)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91156330240
“시간의 지도“ 데이비드 크리스천 지음, 이근영 옮김 (심산, 2013)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4844244
“빅 히스토리” 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해나무, 2013)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56056937
“인류의 발자국” 앤터니 페나 지음, 황보영조 옮김 (삼천리, 2013)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4898193
“아주 짧은 세계사” 제프리 블레이니 지음, 박중서 옮김 (휴머니스트, 2012)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18576348BA
“빅히스토리” 신시아 브라운 지음, 이근영 옮김 (프레시안북, 2009)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01098562
“거대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지음, 김서형 옮김 (서해문집, 2009)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74833893
“The Big Ratchet”? Ruth DeFries (Basic Books, 2014) http://www.amazon.com/dp/0465044972

하라리 교수는 물리학은 우주 탄생 이후 물질, 에너지, 공간, 시간의 구조를 이야기하고, 화학은 별에서 생긴 원자들과 원자들로 이루어진 더 큰 구조인 분자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이야기하고, 생물학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분자들로 이루어진 더 큰 구조인 생명체와 생명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야기하고, 역사는 호모 사피엔스로 이루어진 더 큰 구조인 문화를 이야기한다고 말합니다. 우주의 시작부터 점점 더 복잡한 구조가 생기고 그 구조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에서 역사는 그 다음의 더 복잡한 구조에 대한 이야기일 뿐, 물리학, 화학, 생물학, 역사 사이에 벌어진 틈은 없다고 말합니다.

하라리 교수의 강의는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에서 3가지 혁명을 이야기합니다.

1부: 7만년 전 인지 혁명 (그 전에는 호모 사피엔스를 생물학으로 설명할 수 있었고, 호모 사피엔스는 고릴라나 침팬치처럼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생태계에서 덜 중요한 종이었습니다. 그런데 7만년 전부터 호모 사피엔스를 생물학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 열대지방에서 출발해서 완전히 낯선 환경으로 진출했습니다. 바다를 건너서 오스트레일리아로, 추위에 적응했던 네안데르탈인도 진출하지 못했던 혹한의 시베리아를 지나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가서 최상위 포식자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2부: 1만2천년 전 농업 혁명 (수렵 채집으로 식량을 얻던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 식물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축과 농사는 호모 사피엔스의 숫자를 엄청나게 늘렸지만, 개인들의 삶의 질은 떨어졌습니다. 농업 혁명 이전 수렵채집 사회에 살던 호모 사피엔스가 덜 일하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았었습니다.)

3부: 호모 사피엔스의 통일 (분리된 소규모 공동체에 속해서 살던 호모 사피엔스가, 화폐, 제국, 보편 종교의 영향으로 점점 더 큰 시스템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호모 사피엔스는 결국 하나로 통일된 시스템에 속해서 살게 되었습니다.)

4부: 500년 전부터 시작된 과학 혁명 (과학 연구에 자원을 투자해서 얻은 지식으로 호모 사피엔스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게 커졌습니다. 원자력, 백신, 인터넷, 항공기 등을 500년 전에는 꿈에서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전에는 자원을 투자해서 쓸모있는 새로운 지식을 얻는다는 생각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과학 연구에 자원을 투자해서 쓸모있는 지식을 얻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1000년 전 사람이 잠들었다가 500년 전에 깨어났더라면 익숙한 환경이라고 느꼈겠지만, 500년 전 사람이 잠들었다가 지금 깨어난다면 이 세상이 아닌 곳, 천국 아니면 지옥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마지막 17강에서 크게 하나 배웠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를 바꿀 3가지 기술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1. 유전자 조작/편집. (죽음을 극복하는 기술도 개발될 것입니다.)
  2. 사이보그 (생체/기계 융합기술) (달리기 경주에 의족이 진짜 발보다 못하지 않고, 진짜 눈보다 인공 눈의 성능이 더 나아질 것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3. 사이버 공간으로 의식을 업로드 (사이버 공간에서 어떤 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라리 교수는 인류가 가장 크게 고민해야 할 문제가 이것이라고 말합니다. “수백만년 동안 존재했던 인류가 인류가 아닌 것으로 바뀔 날이 멀지 않았다. 인류는 무엇이 되려고 하는가? 우리를 닮은 인류가 우리를 닮은 인류가 다른 항성계, 다른 은하계로 가는 것을 우리는 상상하고 싶어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어떤 것, 호모 사피엔스보다 능력이 월등한 어떤 것이 현재 호모 사피엔스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우리는 상상하기 싫어한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른 항성계로 여행하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닐 것이다.”

3 가지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제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2050년일지, 100년 후일지, 300년 후일지, 1000년 후일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류가 존재한 수백만년, 인지 혁명 이후의 7만년과 비교해도 눈깜짝할 사이입니다. 3가지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인류가 무엇이 되려고 하는가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없습니다. 3 가지 기술 개발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기술로 호모 사피엔스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궁리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문제라고 사회가 인정하면 이 문제를 전업으로 궁리하는 일자리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밖에 배운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유럽제국주의가 악한 영향만을 끼친 것은 아니다. 아마존 원주민들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 그 인권이라는 개념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대한민국 일상의 많은 부분도 제국주의의 영향 때문입니다. 100년 전 한국음식 잡채에는 당면이 없었습니다. 김치에 넣은 고추는 유럽제국주의가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가져간 것이 조선으로 들어왔던 것입니다.

“개인”이라는 개념이 생긴지 200년밖에 안되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수백만년 동안 대부분의 인류는 소규모 공동체(community)”에 속해서 살았다. 그것을 지난 200년 동안 자본주의가 거의 다 파괴했다. 200년 이전에는 필요한 대부분의 물자와 서비스를 공동체 안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고 (집을 지으려면 공동체 안의 사람들에게 부탁해야 했고, 나이 들면 자식들에게 의지했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필요한 물자 중 일부에 불과했다. 공동체에서 분리된 “개인”이 생존하려면 돈을 주고 필요한 물자와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겨우 200년 동안 자본주의는 수백만년 동안 유지된 공동체를 거의 다 파괴했다.”

생긴지 200년밖에 안된 개념이라면, 200년 후에는 없어질 것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개인”이라는 개념이 당연하지만, 한반도 북쪽에서는 아직 공동체를 벗어난 “개인”이라는 개념이 낯선 것 같습니다. 김일성대학교에 한국어를 4개월 동안 배운 영국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 친구들은 개인주의 개념이 없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때때로 숨이 막힐 듯 했다”고 털어놨다.』http://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150801_0010199218

하라리 교수의 인터뷰 중에서 몇 구절을 인용합니다.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5050502054

『화폐나 국가, 기업 같은 것에 대한 어떤 상상의 이야기들이 없다면 복잡한 인간 사회는 작동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도구일 뿐이다. 그게 우리 목표이거나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들이 허구라는 사실을 망각할 때 우리는 현실에 대한 접점을 잃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업을 위해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혹은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전면전을 시작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은 미친 짓이다. 기업, 돈, 국가, 민족은 우리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우리에게 봉사하게 하기 위해 만든 발명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 각자는 특정 규범과 가치의 체계, 특정한 경제 정치 질서에 의해 지배받는, 특정한 세계 속으로 태어난다. 그 결과,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접한 주변의 현실을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지금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유일하게 가능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가 아는 세계가 역사적으로 우연한 사건들의 결과물이라는 사실, 그것들이 우리의 기술,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심지어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방식까지 조건지운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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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15.11.29 02:14
    "기업, 돈, 국가, 민족은 우리 상상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가 아는 세계가 역사적으로 우연한 사건들의 결과물이라는 사실,
    그것이 우리의 기술, 정치, 경제뿐 아니라 심지어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방식까지 조건지운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가 드물다. "

    뒤늦게 존 그레이의 "동물들의 침국"을 읽으며 감탄하고 있었는데,
    고 박사님의 독후감 또한 같은 맥락에서 매우 인상적이네요.
    독후감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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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민 2015.12.08 23:06
    추천 책 잘 읽고 있네요. 책 내용중 과학은 바뀔 수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네요. 종교와 비교해서 생각해 볼 내용입니다. 책 추천과 독후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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