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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ywhere」



<대화의 법칙>





- 저 자 : Larry King

- 출 판 사 : Three Rivers Press

- 읽은기간 : 2004. 11. 10 ~ 11. 23

- 독후감작성 : 2004. 11. 24(수)





"Keep talking!"



책을 받아보고 가장 먼저 본 것이 책 제목이고, 그 다음이 맨 끝의 한줄, 결론이다. 계속해서 말을 하라!!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말을 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이 평소 말이 별로 없는 내게는 인상 깊은 일갈이었다.



서문에서 밝히듯이, 「협상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Herb Cohen이 회상하기를 저자가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된 야구경기를 보고 와서 친구들에게 2시간 10분 동안 전달했다고 얘기했다는 것을 보면 엄청난 말재주꾼임에는 틀림없다.



얼마전 쟈니윤 쇼가 방영되었을 때 그 화려한 말들의 향연에 한때 매료된 적이 있었고, AFKN이 방송되던 시절에 저자가 진행하는 Talk Show(‘Larry King Live')를 잘 이해는 못하나마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내심 큰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원제도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대화하기”가 아니던가.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기대했던 풍부한 사례는 별로 없고 ‘법칙’만 계속 나열되자 실망감이 더해갔다.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읽어 보았던, 독서클럽 제33회 모임의 발제자이신 김홍범 교수님의 글에서 왜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사견만 피력하셨는지 이해가 간다는 식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읽어가야 했다.



개인적인 욕심대로라면, 풍부한 사례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평론이랄까, 잘못된 점 또는 바람직한 대화의 방향을 제시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기대는 마다한 채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내용, 그것도 ‘장례식에서 송사를 했던 경험’이나, ‘칵테일 파티에서 특정상대와의 대화에서 빠져나오는 요령’ 처럼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만 계속 이어졌다. 그 아쉬움이 너무 컸기에 실망도 컸고, 그래서 두껍지는 않으나 더욱 읽기 힘든 책이 되어버렸다. 법전을 읽자는 게 아니었으니까......



어쨋거나 실망이 크다는 것은 나의 기대에 어긋났다는 것일 뿐, 본받을 것이 없다는 뜻은 아니기에 내용을 되짚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김홍범 교수께서는 ‘동양문화에 기초한 말을 잘 하는 것’에 대해서 4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http://www.100booksclub.com/ >독서토론중계> ‘대화의 법칙’(제33회차 모임, 2003/12/06 게시)

첫째, “잘 듣는 것”, 둘째, “행동을 잘 실천하기(言行一致)”, 셋째, “자기를 잘 드러낼 것”, 넷째, “상대방을 잘 배려할 것” 등이다. 그리고 결론으로, “궁극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억기 위함이고,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말 뿐만 아니라 말과 일치된 행동을 해야 합니다. 또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믿음을 이끌어 내야 하므로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내 보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대화를 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제는 책의 내용을 되짚어 볼 차례이다.

저자는 성공적인 대화를 위한 기본적인 법칙으로,

- 정직할 것

- 올바른 태도를 취할 것

-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대화시 눈 마주치기)

- 자기자신을 개방할 것

등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1957년 5월 1일, 지방방송국에서 DJ로 처음 방송하던 날의 어려웠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방송 첫시간, 시그날 뮤직(theme song)이 fade-out되고(무지 유식한 체 좀 했다)첫 인사를 해야하는데 입이 안 떨어졌다. 그렇게 하기를 세 번. 마침내 그를 그 자리에 채용한 방송국 총책임자인 Marshall Simmonds가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 큰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This is a communications business!” (“네가 할 일은 ‘대화’를 하는거야!” ... 맞나?)

그제서야 그는 방송인으로서의 첫마디, 입을 열게 되었다.

‘오늘이 방송 첫날인데, 무척 하고 싶어 했던 일이고, 일주일 내내 연습을 했습니다. 15분 전에 관계자들이 내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시그날 뮤직이 틀어졌는데, 나는 입이 마르고 긴장이 되었습니다. 총 책임자가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는 대화를 해야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라고 미주알 고주알 진행된 상황과 느낌을 얘기했다. 그러고 나서야 입이 떨어져서 이후 순서를 잘 진행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정직’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상대방이 이해하면 대화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얘기다. 이것은 다음에 나오는 낯선이와의 대화에서 스스로의 수줍음 극복하기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낯선이와의 대화

 수줍음 극복하기 :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줄 것. 그 방법은 상대방 자신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 대화를 시작하기

- 피해야할 질문들 = Yes/No로 답이 가능한 질문들

- 대화의 첫 번째 규칙 = 듣기

- 바디랭귀지

- 눈 맞춤(Eye Contact) : 상대의 눈을 피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무관심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것을 잘 못해서 실패한 사람도 있다.

- 금기사항 몇가지 더 : 속어, 비어, 대단히 사적이거나 감정정이어서 피해야할 주제 등



그리고 낯선이와의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즉, 어제저녁 뉴스에서 들었을만한 주제 등에 대해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권한다.

일상 사회생활에서의 성공적인 대화의 열쇠는 (주제의)‘적합성’이라고 한다.



4장에서는 뛰어난 대화자들이 갖추고 있는 8가지 공통적 특성을 들고 있다.

1.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친근한 주제에서 예기치 못한 새로운 관점을 찾아낸다.

2. 관심의 폭이 넓다. 즉 생각하는 대상, 대화의 주제, 광범위한 경험 등 자신이 보고들은 것만의 한계를 벗어나서 폭넓은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

3. 열정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현재 하고 있는 대화의 주제에 대해 흥미를 가진다.

4. 늘 자기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5. 호기심이 많다. “왜?”라고 질문하며, 당신이 이야기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한다.

6. 공감해 줄줄 안다.

7. 유머감각이 있다.

8. 자신만의 이야기 스타일이 있다.



7장에서는 자신이 평가하는 최상급 초대손님과 최악의 초대손님을 말하고 있다.



먼저 [최상급 초대손님의 조건]

1.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2. 자신의 일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또 더 알기를 원할 만한 사항을 명백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

3. 자신의 업무에 대한 비판의식

4. 유머감각, 특히 자신을 조롱거리로 삼을 수 있을 만한 유머감각

등이다.

특히 4번의 ‘자신을 조롱거리로 삼을 수 있을 만한 유머감각’에 대해서는 책을 읽을 당시에는 잘 이해가 안됐는데, 독후감을 다시 작성하면서 불현듯 깨달아졌다. 비슷한 이야기를 전에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다. 대중앞에서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 수 있어야 청중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것은 곧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자부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신이 초대했던 사람 중 [최악의 초대손님의 조건]으로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사람, 모든 질문에 대해서 우스갯소리로만 대답하려는 사람 등등. 또 그가 최악 중 최악의 초대손님으로 꼽고 있는 로버트 미쳠. 무뚝뚝하고, 단답형인 존 웨인을 어설피 흉내내서 그를 힘들게 했다. 하긴 토크쇼에 나와서 무뚝뚝한 말투로 ‘예, 아니오’만 반복하는 사람을 누가 좋아할까?



8장에서는 자신이 저질렀던 큰 실수를 소개하고 있는데, 상업광고를 생방송 했을 때의 일.

“Plager Brothers - For the Best in Bread." (플레이거 형제들, 최고의 빵을 위하여)라고 해야 할 것을 “Plager Brothers - For the Brest in Bed."(플레이거 형제들, 침실의 젖가슴을 위하여)라고 말해 버렸으니... 그것도 생방송중에 세 번씩이나. 참으로 암담한 심정이었겠다. 보통 한번 실수를 하고나서, 그 실수를 만회하고자 너무 긴장하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했다. 한번 실수를 했어도 곧 잊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9장에서는 [연설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주제선정’ - ‘자신이 잘 아는 것을 이야기 할 것. 또는 평범한 주제라도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이야기할 것.’ 자신의 성인식 때 3년전에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자신과 얽힌 추억을 이야기 함으로써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원고작성’-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법으로는 1.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를 이야기할 것, 2. 실제로 이야기하기, 3. 무엇을 이야기 했는지를 요약할 것.



세 번째로, 사전에 연습해보기

네 번째로, 청중과 눈 마주치기, 자신의 연설의 속도와 억양 등 알기, 자세를 똑바로 하기, 앞에 마이크가 있다면 알맞게 높이 조절하기 등



특히, 유머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작은’, ‘재미있는’, ‘좋은’이라는 표현이라든지, ‘우스갯소리가 생각이 나는데요, 이미 들으셨겠지만 어쨌든 다시 이야기합니다.’라는 말은 ‘절대’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웃음이 잦아든 다음에는 반드시 그 유머와 자신이 이야기하려는 내용과 연관지을 것을 말하고 있다.



5장 첫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어휘력 증진을 위한 책도 아니고, 표준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책도 아니다. 말 그대로 <대화의 법칙>이다. 책의 한글판 제목을 ‘~ 법칙’이라고 정한 것은 얼마나 적절한 선택인지... “이럴땐 이렇게”를 나열해 놓은 ‘법전’이기 때문에 책을 다 요약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김교수께서도 잘 듣기를 첫 번째로 꼽으셨고, 저자도 잘 듣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은 해야 맛’이라고, 책의 마지막 두 단어 “Keep talking!”(계속해서 이야기 할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칼럼에서인가 헨리홍 목사님도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수다스러울 것’을 말씀하셨다.

잘하든 못하든 ‘말하기’가 전제되지 않으면, 대화를 잘하는 요령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일단 이러저러한 ‘규칙’들을 마음에 새기고 나서, 많은 대화를 통해 다듬어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다만, 내게 필요한 것은 one to one 대화 또는 소수와의 대화가 필요함에 비하여, 저자의 직업 특성상 다수와의 대화가 강조되지 않았나 싶다. 특정 직업군이 아닌 다음에야 강단에 서서 많은 대중에게 말할 기회가 평생에 얼마나 있을라고...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자서전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졌었고, 방송인, 정치인 등 특정 직업인을 위해 쓴 책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었다.



혹시라도 저자가 다음에 또 ‘대화’를 주제로 한 책을 쓰게 된다면, 차라리 풍부한 사례집을 출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책의 결론은 이렇다.

‘당신이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건 못하는 사람이건 관계없이 이것을 기억하라.

1. 당신이 대화를 잘 못한다고 느낀다면,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2. 당신이 대화를 지금 현재에도 잘하는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더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이야기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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