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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09:00

소설 "상도"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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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상도"를 읽고 들어가는 글... 예전부터 꼭 읽었으면 하는 여러 책들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도 본 소설인 "상도"이다.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사회의 이슈가 되었고, 또한 각종 매체에서 최근의 베스트셀러 추천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소설이며, 삼성, 엘지 등 유수한 재벌 회사에서도 사원용으로 대량 구입을 해서 교육용 자료로 활용을 하고 있다하니,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나로서도 꼭 읽어보고 싶은 흥미가 있는 책이었다. 조선시대 최고의 거상인 "의주 상인 임상옥". 책을 읽기 전부터도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라는, 즉,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며, 따라서 신용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인 것이다."란 말은 충분히 귀에 익은 말들이었다. 또한 "장사는 곧 사람이며 사람이 곧 장사"라는 상도에 있어서의 제 1조는 임상옥이 평생을 통해 지켜나간 금과옥조로 여기며 살아갔던 그사람의 생애가 궁금해 졌다. 또한 임상옥이란 이름이 갑자기 급부상 한 것도 이 소설과 드라마 때문이 아니었을까? 최근에 현시대의 유명한 CEO 들이 쓴 자서전을 읽어 보았다. 그 중에서 전 GE회장 잭 웰치의 자서전과 '안철수 연구소'의 CEO 안철수 사장의 "영혼이 있는 승부"란 책이 기억에 남는다. 잭 웰치의 책은 현시대의 글로벌&무한 경쟁에서 GE를 살리기 위해 그가 택하고 생각했던 경영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또한 안철수 사장의 책에선 벤처 비즈니스의 성공모델 중 가장 합리적인 방식 중의 하나인 수평적 네트워크 기업의 발전과 함께 벤처를 운영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그 둘의 자서전을 비교하면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둘 다 CEO로서 경영 전략과 전술을 제시하고 있지만 잭 웰치의 그것은 너무나도 CEO의 입장에서 경영전략을 다루었다는 것이다 물론 시중에 나와 있는 경영전략 지침서들은 대부분 CEO의 입장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데에만 집중을 하고 있다. 또한 무한경쟁에서 워크아웃이나 리스트럭쳐링 같은 문제는 필수불가결할지도 모르나, 언제나 조직의 하위 10%는 감원한다는 그의 방식은 만약 경쟁에서 뒤쳐진 그 10%의 입장은 철저히 무시한 것이다. 이는 실적주의, 업적주의에 입각한 사고로서 너무나도 이익의 논리에 빠져 있는 것이다. 물론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제 1차적인 목적이다 보니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선 합법적인 범위에선 어떤 행동을 해도 된다는 방식인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론 이런 과감한 결단성과 추진력으로 잭 웰치는 GE를 최고의 기업으로 이끌었고, 또한 정경유착이나 비합리적인 기업관행에 젖어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많은 한국 기업들에겐 큰 교훈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안철수 사장은 회사의 키워드를 "영혼"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간에게 가치관과 영혼이 있어 그 육체가 조화롭게 움직이고 사회활동을 하는 것처럼 기업에게도 핵심가치와 존재의미를 통한 영혼이 있어야 기업 조직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초기에 회사가 어려웠을 때 자기 월급을 포기하면서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었다. 또한 외국에서 거액의 인수가 들어왔어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보호와 바이러스 유포 방지를 위해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다. 과연 잭 웰치라면 그렇게 했을까? 아마도 잭 웰치라면 회사의 이득이 안나 종업원의 임금이 부담되었다면 바로 감원을 했을것이고, 기업 가치가 최고조일 때 앞으로 커나갈 역량이 충분치 않았으면 회사를 팔았을 것이다. 과연 어느것이 옳은지는 개개인마다 생각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의 그 최고경영자의 행동 차이는 아마도 동양적인 사고방식과 서양적인 사고방식에서도 기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합리적인 것을 중시하는 서양보단 덜 합리적이더라도 인정을 안고 해결하는 것이 우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인정이 과하여 정경유착이니 인사과정에 있어서 지연,학연등이 끼어들어 악영향을 미쳤긴 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딜레마 적인 생각 속에서 과연 임상옥은 어떤 CEO의 손을 들을 것인가? 잭 웰치인가? 아니면 안철수인가? 모음글.... <상도>는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차를 만들고자 했으나 오히려 교통사고로 숨진 기평그룹 총수의 지갑에서 나온 유언을 단초로 시작된다. 그의 유언을 통해 소설속의 작가가 임상옥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전개가 된다. 소설은 약 200년 전 조선 후기로 거슬러 간다. 상업을 천시하는 대표적인 말이 관례적이던 그 시절부터 바야흐로 21세기인 2001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시계 침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독자들에게 타임머신으로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느낌을 준다. 본 책을 쓴 작가의 의도는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실재했던 의주 상인 임상옥을 널리 알려, 우리나라에도 존경할만한 경제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그의 사상과 행동을 기본삼아서 현시대의 새로운 경제철학을 논하려고 했다. 임상옥은 3대째 상업을 이어오고 있는 한 의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총명하였지만 출신이 나쁘다는 이유로 역관시험이 합격하지 못하고 빛을 보지 못하다가 그대로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을 한다. 임상옥은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그간의 빚을 갚기 위해 한 상점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상도의 길을 걷게 된다. 다행이도 그 상점의 주인의 눈에 들어 독립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다’‘옳은 일을 위해서는 과감히 이익을 버려라’이 말 때문에 임상옥은 중국에서 장미령이라는 한 처녀의 생명을 구해주고 홀로 조선으로 돌아와 상계에서 파문당하고 고난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임상옥은 이 일을 계기로 나중에 뜻하지 않게 화려한 재기를 하게된다. 본 소설에서는 당시 동양의 상거래 현황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나온다. 사는 즉시 팔아야한다는 의미로 '한푼에 사서 한푼에 팔아라' '한꺼번에 사서 낱개로 팔아라'라는 말은, 염가로 대량을 구입하여 이윤을 붙이지 말라는 의미로 중국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상도'다. 또한 친절, 신용, 의리가 당시 의주상인들에게는 제 1의 상도였으며, 개성상인 중에서도 특히 사상들은‘사야 할 물건은 목숨 걸고 사고 팔아야 할 물건들은 목숨을 걸고 판다’‘사야할 물건은 손해를 보고서라도 사고 팔아야할 물건은 손해를 보고서라도 판다’는 장사의 철칙이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주인공 임상옥은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자신이 파계당하면서까지 도와준 장미령에서부터 장미령의 지시로 그를 도와주러 나섰던 개성상인 박종일, 그리고 그의 운명을 예언하고 그의 위기를 막아준 인생의 스승인 석숭 스님. 그리고 석숭 스님의 계시를 해석해서 결정적으로 그에게 도움을 준 추사 김정희까지 그를 도와 주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역시 성공의 뒷면에는 혼자의 힘이 아니고 주변의 도움도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특히 인생의 스승인 석숭 스님께서 내려준 위기 극복 방법의 세 가지 방법은 결정적으로 임상옥의 상도를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 가지는 극한 상황에서, 즉 선택의 기로에 서서 목숨을 걸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방향키인 것이다. 이 세 가지 계시의 교훈을 책의 내용에 따라 분석해보면, 첫째는 쉽게 말해 때때로 목숨을 내 걸만큼 죽음을 각오하고 과감하게 맞서서 자신의 의지를 펼쳐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옛날 한국 인삼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던 시절 그 중에서도 홍삼이 선풍을 일으키던 시절 의주 상인 임상옥은 몇 개월이 걸려 가야만 하는 중국 연경에서 인삼을 판매하게 된다. 임상옥은 조선의 인삼값이 터무니없이 낮다고 생각하여 가격을 올리자 중국 연경의 모든 상인들은 불매운동을 벌이게 된다. 이리하여 임상옥은 인삼 가격을 다시 내리던가 아니면 인삼을 그대로 갖고 다시 의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선택의 기로에 처하게 된다. 그 둘다 자신의 상인으로서의 생명을 종식시키는 선택이지만, 이 때 임상옥은 석숭 스님의 첫 번째 계시 죽을 사(死)의 가르침에 따라 중대한 결단을 내려 중국 상인들과 대립 속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두게 된다. 둘째는 한지에 적힌 글자 '솥 정(鼎)'에 관련된 비밀이다. 석숭 스님은 임상옥이 하산하여 상도의 길을 걷기 전에 한지에 무엇인가를 쓰고 곱게 접고서는 극한 상황이 아니면 절대로 열어보지 못하도록 당부한다. 이 두 번째 위기엔 고교시절 국사책에서 많이 봐왔던 '홍경래의 난'에 등장하는 홍경래가 등장한다. 정권교체의 꿈을 꾸는 홍경래가 임상옥의 상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임상옥을 등에 업고 개혁을 단행하려 했던 것이다. 문제는 홍경래가 매우 상징적인 방법으로 임상옥에게 개혁 가담의사를 묻는다는 것이다. 이로써 임상옥은 개혁에 가담한다면 대역죄인이 될 것이고, 거절한다면 목숨을 읽게 되는 위기에 빠진다. 그러나 임상옥은 석숭 스님의 '솥 정(鼎)'자를 해독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깊은 뜻을 해독할 수 있을까? 임상옥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석숭 스님의 뜻을 해석해주는 인물로 추사 김정희가 등장한다. 문인 김정희와 상인 임상옥의 조화로움은 바로 문(文)과 상(商)이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하여 살아가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인간의 욕망 중에는 명예욕, 지위욕, 재물욕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어쨌든 임상옥이 당대 제일의 재물 소유자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명예나 지위를 얻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했음직한데 결국 그 부질없는 욕심에서 벗어남으로써 두번째 고비를 넘기게 된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임상옥이 빠지는 유혹은 무엇이며 또 어떻게 헤쳐나가는가? 그 장애물은 바로 여자다. 임상옥은 죽은 친구 이희저의 딸인 '송이'라는 여인을 소실로 삼으면서 노비에서 양민으로 신분을 상승 시켜준다. 결국에는 혼례까지 치르게 되는데, 후에 이 대역죄인의 딸과의 혼례 문제로 옥살이를 하고 유배를 떠나게 된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깊은 사연이 있는데, 결국 임상옥은 석숭 스님이 마지막으로 준 술잔 '계영배(戒盈盃)’의 비밀을 풀기 시작하면서 덧없는 사랑을 마감하고 송이와 이별하게 된다. '계영배(戒盈盃)'는 술잔의 이름으로 모든 고통이 욕심, 즉 술과 여자 쾌락과 명예, 소유와 집착, 애욕과 허무로부터 비롯되며 이것을 초월했을 때 드디어 득도하게 된다는 가르침을 담고있는 영물이다.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술잔이지만 재미있게도 이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우면 술이 곧 사라진다. 잔 안쪽에는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라는 문장이 써 있는데 '가득 채우지 말 것이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라는 의미다. 뭔가를 가득 채우려는 욕망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평생 스승인 석숭은 바로 이 잔이 깨어지면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결국 주인공 임상옥은 세 가지의 난관을 모두 넘기고서 마침내 인생의 달관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돈이 돈으로 보이지 않는 경지 말이다. 마지막에 임상옥은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을 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에 추사 김정희가 임상옥의 생을 표현하는 구절이 있다. '평생동안 재물을 모았지만 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평생 황금을 벌었으나 이는 다만 채소를 가꾼 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 그를 채소 가꾸는 노인이라고 부를 만하다. 고로 그를 상불이라 부르니 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즐겁고 기쁜 일이다. 부처의 금강경에서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고 하였다. 모든 것은 공허한 것이다. 결국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나오는글.... 석숭스님이 임상옥에게 내린 세 가지 계시의 교훈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첫째, 죽을 사(死). 중국상인 굴복시키려고 자기 인삼을 태워버린 임상옥처럼, 버릴 기업은 빨리 죽이고, 스스로도 죽을 각오를 해야한다. 둘째, 솥 정(鼎). 권력 명예 재물을 독식하면 망하게되니 솥의 세 발처럼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셋째, 계영배(戒盈盃). 가득 채우면 술이 사라지고 7할만 채워야 마실수 있다는 전설의 잔처럼, 만족(滿足)이 아니라 자족(自足)을 배워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서론 마지막의 잭 웰치와 안철수로 돌아가보자. 결론적으론 임상옥이 손을 들어줄 CEO는 안철수가 될 것 같다. 물론 안철수가 무결점 CEO라기 보단 잭 웰치 보다는 본 소설의 교훈 상 더 어울린 다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잭 웰치는 GE회장직을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만불의 연금을 꼬박꼬박 받고있으며 전처과 이혼소송을 벌이고 젊은 여인과 스캔들을 뿌리고 있다. 단지 잭 웰치는 금전적인 이익을 많이 남기는 상술이 능한 CEO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교훈적이고 흥미 진진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게 조합하고 각종 역사적 사실과 불료,유교,도교를 넘나드는 동양적 가치관들을 담아내고 장미령과 송이 그리고 이희저등과의 등장인물 관계에선 독자들의 냉정한 분석을 사전에 막고 독자들의 감수성에 원색적으로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점에서 흥미진진한 소설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말이다. 또한 작가는 현시대의 경제인들에게 지금 현재의 경제위기는(소설의 발표 시기는 IMF 시기였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나 유가 상승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상도를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이익만을 위해 인간의 질을 포기 했다는 교훈을 외치고 싶은 것 같다. 물론 부정과 비리로 연일 세상이 떠들썩하고, 부도와 퇴출이라는 단어가 기업을 꾸려가는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는 요즘이고,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상도가 바로서지 못한 때문이라는 것엔 동의 한다. 하지만 작품의 구성은 교훈을 느끼게 하는 것 보다는 교훈을 적어놓고 그대로 학습하라는 느낌이었다. 또한 이 책의 구성을 보면 김기섭 회장이 사숙한 임상옥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오히려 그 때의 상황을 정리한 역사소설의 구성을 지니고 있고, 하나하나의 사건에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한자성어와 한문학에 대한 작가의 지식에 놀랄 뿐 너무 많은 인용으로 인해 상도의 대전제에 접근하기 위한 인위적 장치가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그리고 나오는 인물들이 기생이던 상인이던 스님이던 혹은 심지어 주막의 주모건 간에 작가를 대변하기 위해 자기 위치에 맞지 않는 완벽성을 갖추고 있어서 현실감이 떨어진다. 차라리 상도의 본질을 알기 보다는 사사로운 현시대의 인간사에서 눈을 돌려보거나 옛 성인들의 주옥같은 사색의 글을 읽는 것, 혹은 당시의 역사에 대한 설명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당시의 임상옥이 갖고 있던 사고방식으로 현대에서 기업활동을 하다간 경쟁력이 뒤쳐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상불 임상옥"을 이상향으로 삼기엔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임상옥이 동양의 거부로 성장하는데 까지 실제적으로 어떠한 상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선 초기에 인삼독점권을 따내는 부분밖에는 없어서 가슴에 남는 비즈니스 스토리는 없다는 점, 또한 주인공의 소재가 모자란데도 지나치게 역사적 자료를 남발하여 책을 5권까지나 끌어갔다는 점,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하고 박진감이 넘쳤지만, 너무 친절하여 중간중간 지나간 줄거리를 여러번씩 반복해주어서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리고 지루하게 만든 구성 등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내달았던 임상옥의 "상도"보다도 작품 후반에 임상옥과 석숭스님이 떠난 자리엔 오히려 상도보다 '공즉시색 색즉시공' 과 '공수레 공수거'의 미로같은 문구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만 위의 비판은 소설 구성상 작가를 향한 비판일 뿐, 이(利)보다는 의(義)를 통한 상인의 길을 걸었던 임상옥의 상도는 '계영배'적 물질의 소유방식과 富의 사회적 환원을 통해 분배문제의 갈등을 해소해 주고 있으며, 마치 상속과 증여, 분식회계로 점철된 우리나라 기업윤리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일갈해 주는 지침으로서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만한 교훈이이기에 본 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한 번쯤 읽어도 좋겠다는 추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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