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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북스의 이념인 균형 독서를 위해 이 한몸 바치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황금가지에서 출판된 번역본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황금가지가 책은 참 깔끔하게 만든다니깐...
*위 사진들은 YES24에서 가져왔습니다.(아 로고가 보이네요)
*혹시나 글쓴이가 원치 않는 스포일러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마음에 두시기 바랍니다. 되도록 신경쓰겠지만 말이에요.


흠.. 아마 여러분들 중에 셜록 홈즈나 아르센 뤼팽을 한편이라도 읽어보시지 않은 분이 드물것 같습니다. 이 두 추리소설은 각각 영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추리소설 시리즈들 입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 정말 재미있죠. 특히 아르센 뤼팽 전집의 경우에는 주문한 21권의 책이 온날부터 이틀 밤낮을 꼬박 새면서 21권을 몽땅 독파해버렸죠. 도저히 손에서 책을 뗄수가 있어야죠!

이 글에서 저는 두 시리즈를 모두 최소 3번씩(...) 읽어본 애독자로서 두 시리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 까진 아니고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탐정 vs 괴도
   명탐정 셜록 홈즈와 괴도 신사 뤼팽! 제일 큰 차이점이라면 바로 이 두 사람의 직업(?)이겠죠. 아시다시피 셜록 홈즈는 런던 베이커가 221B에 둥지를 틀고(셜록홈즈 시리즈로 인해 너무나도 유명해진 이 현실의 장소는 현재 셜록 홈즈 박물관이 들어서있다는군요) 사건을 의뢰받는 탐정입니다. 소설 내에서 사용된 표현에 의하면 셜록 홈즈는 '베이커가 221B의 소파에 앉아서 담배를 피면서 안개에 뒤덮인 런던의 거리에 촉수를 뻗어 범죄를 감지한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서 뤼팽은 도둑입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이상한 도둑이지요. 어떨때는 그냥 떠돌이 백수같기도 하고 어떨때는 전쟁터에서 나라를 돕는 애국자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탐정역할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탐정도둑이라니! 사실 뤼팽은 사람들이 흔히들 생각하는 '의적 홍길동'과 같은 이미지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어쨋거나! 뤼팽이 범죄단체를 이끄는 도둑중에 도둑, 도둑의 왕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의 역할은 극명합니다. 잡으려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자. 이렇게되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최고의 탐정과 최고의 도둑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하는 것이겠죠. 실제로 루이스 르블랑은 [아르센 뤼팽 대 헐록 숌즈]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오타는 없습니다. ^^) 셜록 홈즈 시리즈가 아르센 뤼팽 시리즈보다 이전에 나왔기에(이것을 가장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교통수단입니다. 셜록 홈즈와 왓슨은 마차를 타고 다니지만 아르센 뤼팽은 우월하게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죠.) 아서 코난 도일은 뤼팽 시리즈의 존재를 알 수도 없고 당연히 두 주인공의 대결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루이스 르블랑은 다르죠. 실제로 루이스 르블랑이 뤼팽 시리즈를 쓰게 된 계기가 잡지 편집자의 다음과 같은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셜록 홈즈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을 써달라' 당연히 루이스 르블랑으로서는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대결이 나오게 된 것이고요.

   에... 쓸데없는 말이 너무 길어졌군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누가 이겼냐면 도둑이 이겼습니다. ...... 당연한거 아니겠어요? 하하!(누가 쓴 글인데요!) 하지만 셜록 홈즈의 팬들은 도저히 이 결과를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여기에는 서로 앙숙 사이인 프랑스와 영국의 자존심 싸움까지 있었습니다. 루이스 르블랑은 항의의 의견이 빗발치듯 쏟아지자 결국 작중의 탐정의 이름을 바꿀 수 밖에 없었습니다. Sherlock Holmes -> Herlock Sholmes 로 앞철자만 바꿨습니다.


2. 시점
   두 시리즈에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시점입니다. 사실 두 시리즈 모두 하나의 단일한 이야기가 아닌 여러 중단편들을 묶어 놓은 '시리즈'이다보니 다양한 시점들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되는 시점이 있죠. 셜록 홈즈의 경우에는 1인칭 관찰자 시점입니다. 퇴역한 군의관인 왓슨을 화자로 해서 왓슨이 셜록 홈즈의 전기 작가로서 자신이 겪은 사건들을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가끔 양념처럼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사용되기도 하죠. 셜록 홈즈 자신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화자가 되는 것입니다.(그럴때마다 홈즈는 '내 절친한 친구이자 전기작가인 왓슨은...' '친애하는 왓슨은...' 등등 왓슨에 대한 자신의 신뢰와 애정을 드러냅니다.)
   반면에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경우에는 주로 3인칭 관찰자 시점이 사용됩니다.(1인칭 주인공 시점과 1인칭 관찰자 시점도 가끔 사용됩니다.) 작품 밖에 화자가 있지만 이 화자는 (전지적 작가 시점과는 다르게) 직접 인물의 심리를 들여다보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작품 속 인물의 대화와 행동에 의존해야하지요.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뤼팽 시리즈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뤼팽과 괴한이 엎치락 뒷치락 싸우기 시작한다. -> 뤼팽이 불리한듯 보인다. -> 다음 순간 싸움이 끝나고 한 사람이 옷을 툭툭 털면서 일어난다. -> 뤼팽의 멋진 대사 한마디(ex. 젊었을때는 내가 제법 한가닥 했다고)' 정말 여러번 볼 수 있는 장면이지요. ^^ 사실 제가 뤼팽 시리즈에 관해서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 것은 바로 이 싸움장면에 대한 묘사와(볼 때 마다 웃음짓게 하는...) 뤼팽의 카사노바적 기질(나중에 다루겠습니다. +_+) 입니다.
(한가지 더 언급 하고 싶은것이 있다면 아르센 뤼팽 시리즈에서 1인칭 관찰자 시점이 쓰일 경우 그 관찰자는 바로 작가 자신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르센 뤼팽의 전기작가 모리스 르블랑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것이죠. 그런데 흥미로운 것이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왓슨박사 또한 의사이자 작가였던 아서 코난 도일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죠.)
   이렇게 이야기의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두 작품 모두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제 말솜씨가 부족해서 콕 집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군요. ㅠㅠ  저로서는 그냥 직접 읽어보시고 느껴보라는 말 밖에 못해드리겠습니다.

2부에서...


첨1. 고등학교때 독서 동아리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서 작성했습니다.
첨2. 추리소설에 대해 잘 아는 듯이 글을 써놨지만 사실 별로 읽어보지도 않은 초짜입니다. ㅠㅠ 애거서 크리스티도 아직 다 못 읽어본...
첨3.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그냥 쓰다보니 이렇게 되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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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규 2010.12.05 11:24
    오호 그럼 영드(영국드라마) 셜록도 좋아하시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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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2010.12.05 11:24
    고등학교 다닐 때 추리소설에 빠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좋은 에세이 고맙습니다.
    재밌게 읽었어요 ^^
  • ?
    김유리 2010.12.05 11:24
    후후후...영화로 본게 다인데...꼭읽고 싶은충동이...
    한참 소설탐독에 빠진 우리아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네요.
    2부도 기다리겠습니다^^
  • ?
    김현주 2010.12.05 11:24
    예전 헌 책방 다니면서 책 사 모으던 생각이 나네요..
    홈즈와 뤼팽에서 시작해 포와로와 미스 마플에 빠졌던 중고등학교 때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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