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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13년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이 책의 앞 표지에 색상까지 입혀서 강조한 광고 헤드카피(head copy) 문구이다.
[참고로, 와튼스쿨(wharton-school)은  안철수 교수가 다녔다는 학교다.]

맨 뒤 표지에는 대기업 핵심부서의 요직에서 일한다는 사람의 추천문구에
이런 구절도 있다.
‘남들은 읽지 않았으면 하는 비겁한 마음이 절로 드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나만 알고 있다면.......’


 


이 문구들은 나에게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게 했는데,

첫째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라는 호기심이 이 책을 구매하게 한,

‘혹시나’ 의 소구점(訴求點)의 의미이고,
 


둘째는, 책장의 마지막을 덮은 후,


‘역시나’ 하는 개인적 실망감의 의미이다.


  


그래서 왜, 그런가? 이유를 생각해보니,

예전에 읽었던 ‘설득의 심리학’ 에 의한 트라우마(trauma, 정신적 외상)가


잔존해 있음을 알았다.


‘설득의 심리학’, 맨 뒤 표지에도 어느 독자의 말을 인용하여,


“나만 알고 있을 수 있게 이 책이 빨리 절판되었으면 좋겠다.” 를 비롯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각종의 그럴듯한 미사여구들에 이끌렸었고,


그 결과 나름 실망을 했던 지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책이 그리 달갑지 않았던 모양이다.



(출판사 측에서 독자의 수준을 너무 가볍게 여긴건지?,


 아니면, 세월에 대한 반대급부(反對給付)로 내 지적수준이 높아진 것인지..?)


  
 


이 책은 현재 국내에서 베스트셀러로의 순탄한 항해를 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에 올라온 평점도 매우 높고,  독서후기도 칭찬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물론, 나름 배울점이 있는 책이다.


특히, 후반부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비밀’ 에 대한 파편(破片)에서는

상당부분 공감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의 여지(餘地)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지극히 전형적인 자본주의와 어울리는 책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 든 고민은,

‘이 책에 대한 독서평을 써야할까?’ 였다.


개인적으로 만장일치(滿場一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신간도서가 아니었다면,

이 후기는 굳이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에는 거창한 통계자료나, 도식화된 도표 따위는 없다.


책 내용의 전반이 저자 자신과 자신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의 경험담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읽기에는 무난하다.
 


이 책에는 그간의 연구에 대한 체계적인 사례가 가득하다.
예전에 동.서양의 학습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대표적으로 과학과 기술력의 격차를 들 수 있으나, 
내가 생각한 차이점은,
표의문자(表意文字) 인 한자중심의 편중된 지식 양극화와,
개혁과 진보에 대한 인식과 접근성, 
주제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논증,  사례에 대한 연구와,
자신이 필요한 공부를 스스로 주도하는 사고방식의 차이였다.
아마도 이런 점의 축적(蓄積)이 그간 역사의 패권(覇權)을 서양이 주도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자! 이제 본격적인 독서평을 써볼까?
다만,  한가지만 첨언하면,
지금까지의 주된 평들과 비슷한 내용을 더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기에
이미 올라온 칭찬 일색의 평은 기존의 독자와 평단에 넘기고,
나의 독서평은 그들이 보지 못하거나, 보기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 짚어보려 한다.
노파심으로 밝히지만,
이는 저자의 주장에 무조건적인 비판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른 위치에서 관찰을 한 결과 느끼게된 주관적 의견에 대한 서술이니,
이점에 있어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서는 필요이상의 곡해(曲解)는 말아주실 것을
당부한다.”


(혹시, 지난 글에 담긴 본인의 실망감이 궁금하신 독자가 계시다면,

 
독서평 “설득의 심리학 007” 편을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듯 싶다.)




이 책에 대한 총평을 우리정서를 담은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로 설명 할 수 있고,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역지사지(易地思之)” 라 하겠다.


정말, 이 두 가지면 설명이 된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몰라도, 이 책의 집필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 생각한 까닭은,


책에는 ‘수 백 가지’ 의 사례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사례들을 취합하는 과정이 길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사례가 많다는 것은 장점의 요인이 크나,


그것이 너무 지나치면,


자칫, 특정인들의 무용담(武勇談)으로 보여 질 수 있고,


사례가 많다보니, 이론적 무게감을 줄일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 중 이 책에서는 전자의 비중이 더 크다.



또 다른 문제점은,


적용한 사례들이 거의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읽는 이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만든다.


(본인도 독서속도에 있어 초반부보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뎌졌다.)


  


인용된 사례들은 모두 와튼스쿨을 비롯해, 그간 저자의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들이 알려온 여러 경험담을 열거한 것이다.


(물론, 저자가 그간 연구하고 경험해 온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까지의


 노력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인정한다.)


문제는 열거한 내용들의 99% 정도가 성공담이라는 것이다.


책의 도입부분 부터 느낀 것은,

저자는 일종의 나르시즘[narcissism, 자기애(自己愛)]에
빠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정도로 자기 과시의 내용들이 많다.


저자의 이론이 실전에서 실패한 사례가 두, 세가지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것도 잠시 다룬 내용이라, 다시 찾아볼 엄두는 내지 못했다.


 



또한, 각 파편(破片)마다 경험사례로 등장하는 경험자들은

와튼스쿨(wharton-school)이라는 명문학교의 동문들에 대한 이야기와,


적어도 그 정도의 수준에 어울리는 상위 몇 % 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경험담들이


즐비하다.


평범한 서민이,


최고급 호텔의 특실에 머물 기회가 얼마나 될까?


비행기 마일리지 포인트를 1년동안 수 만점 적립할 상황이 있을까?


맥킨지(McKinsey)나, 보스턴 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과 같은


초일류 회사에서 수천, 수 만 달러에 달하는 입사보너스까지 받는 조건으로


입사제의를 받을 수 있을까?



인생이란, 변수(變數)의 연속이라 하지만,


앞에 열거한 혜택들을 평범한 시민이 누리기에는 현 시대 상류층들의 쳐놓은

진입장벽이 너무도 높고, 두텁다는 현실의 상수(常數) 문제부터 풀어내야 할 것이다.



 

옛 말에 “있는 것들이 더한다.” 라는 표현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연듯 떠오른 생각이다.

그만큼 예로부터 가진 자들에 대한 반감이 컸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회에서 (그것도 초일류 국가라는 미국사회에서) 그 정도의 여유와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자잘한 일상의 이득을 취하겠다고,


자신들보다 한참 열악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협상이라는


거창한 도구들을  연습해가는 과정과 성공담을 읽으면서,


그들은 그 좋은 여건을 유지하기만 하면 부자가 될 확률은 매우 클지 몰라도,

존경받는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대목에서 서민들의 생계수단인 골목상권까지 지난 협정(GATT)과 
 거대자본을 앞세워 무자비한 점거(占據)로 독식하려드는 
 최근 재벌기업들의 추태를 떠올린다면, 비약(飛躍)이 심하다 할까..?)





경제, 경영분야의 이론 중,  영합 게임(zero sum game)이론 이라는 것이 있다.


두 사람이 경쟁을 통한 게임을 할 때, 한 사람이 게임에 이겨서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하나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이론을 적용하면,


협상도구를 유용하게 사용한 다양한 기회를 부여받은 똑똑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이득을 얻을지 몰라도,


손해를 본 상대방은 그 손해를 결국, 협상과는 거리가 먼, 순진한 사회적


약자들에게서 메꾸려 들것이다.

(그 이유는 돈이란 한정된 재화이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순진한 사회적 약자들은 이익을 봐온 기득권자들에 대한 불만과 원망이


점점 더 커져갈 것이고,


이런 사회적 문제로 종래는 기득권자들이 일순간 몰락을 하게 되는


역사 순환법칙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지난 역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대혁명이 그랬고,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10월 혁명)이 그러했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월스트리트 점령(우리는 99%다, we are 99 the 99 percent)


캠페인(campaign)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세상에서 사람처럼 어려운 것이 있을까?

적어도 내가 살아본 세상은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론대로만 한다면 협상의 이득을 맛보게 될 것이다’


라는  공공연한 저자의 주장들이 나는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그래서 그 근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봤고,


간략하게나마,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본 글을 마칠까 한다.


 



2010년 이었던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으로 오랜 기간 성공학 강의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던, 스티븐 코비 (Stephen R. Covey)의  파산(破産)소식을 접했다.


그야말로 황당했다.


그의 이론대로라면 스티븐 코비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행복 전도사라는 호칭으로 TV와 라디오의 각종 프로그램에서


국민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던, 고(故) 최윤희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


과연,  행복이라는 것이 누군가가 가르쳐서 만들어지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품게 됐다.


 


나도 그간 많은 행복과 성공에 관련된 자기계발서를 읽어왔기에 상당수의


관련도서를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그 많은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이,


‘저자 자신의 책을 읽으면,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성공하는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나도 그 책을 읽었는데 왜, 저자의 말처럼 안 될까?’ 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 딜레마는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독자들과의


공통분모(共通分母)일  것이라 생각한다.


혹자가 용기를 내어 저자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하면,


저자들은 항상 이런 답변을 한다.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다시 공을 독자들에 넘긴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이것이 정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불편하다.


 



누군가가  수 년 내지는 수 십 년 동안에 걸쳐 얻은 비법과 내공을


책 한 권 읽은 것으로  전수받으려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욕심이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을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시키려는


성공학 전문가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옛 말에 온고(溫故)이 지신(知新)이라는 말처럼,


지난 현인들의 지혜를 빌어, 현실에 처한 상황에 맞는 자신만의 성공 비법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 중요한 것임을 느낀다.


 


"어쩌면, 자기계발서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시대가,


 진정한 행복과 성공의 시대 아닐까..?"


 



그간, 이런 저런 자기계발서를 읽어온 회원이라면,


특히,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의 인간관계론을 읽어봤다면,


이 책은 그리 강권하고 싶지는 않다.


바쁜일상으로 독서 시간이 부족하다면,


(책을 구매한 사람만이 볼 수 있게 봉인해 둔,) 핵심 요약본만 봐도 정보전달은


 무난할 듯 싶다.


 



추신 : 만약에 저자의 비법을 전수받은 사람들끼리 협상을 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모(矛), 순(盾) 일까..?  



 


** 개인적평점 : ★★★☆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계약의 가치는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계약이 법률 체계의 토대라고 말한다.


 그러나 계약의 어원은 사람들에게 약속을 강제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계약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고, 쓸 줄 몰랐기 때문에 생겼다.


 계약은 사람들이 합의한 사항을 기억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했을 뿐이다.”


 


“당신부터 시작하라!”


 


 

  • ?
    정남수 2012.02.05 03:58
    마케팅이 잘 된 책이네요^^
    띠지나 홍보 문구를 보면 현혹되서 사고싶게만드는...
    한동안 자기 계발서를 미친듯이 탐독하던 때가 있었는데
    위에 언급하신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 ?
    이정원 2012.02.05 03:58
    책 저자의 메시지에는 동의하며, 꼼꼼히 다 읽어볼 필요는 없는 책이었습니다. ^^;
  • ?
    이병록 2012.02.05 03:58
    서평만 보고 인터넷에서 사는 것 보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서점에서 샀을 때
    좋은 책을 잘 고를수 있듯이
    혼자서 책을 읽는 것 보다는
    독서모임을 통해서 정보를 교류할 때의 좋은 점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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