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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11-28


 

 

(2-1편에 이어...)


 


둘째, 실리가 없다는 점이다.


새만금 사업이 구상되고 실현되면서 그 잘난 경제학자들이


(그저 추측으로만 일관된) 수많은 사례와 데이터를 끌어들이며 강조했던 사항이 


‘비용편익 분석’이다.


좀 풀어서 설명하자면, 미래에 나타날 편익을 화폐가치로 평가한 다음,


그것을 일정한 이자율로 할인해서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이미 산출된 비용과 직접 비교할 수 있다.


 


현재가치로 환산한 미래 편익이 비용보다 현저히 크다면,


그건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고,  


그 반대인 경우에는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편익’ 이라는 대목이다.


이 편익사항에 어떤 항목을 넣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리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새만금 사업을 강행하길 원하는 부류에게는 당연히 자신들에게


유리한 편익이 많은 사항으로 그 예를 든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기관이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 전라북도 등의


유관 행정관청의 책임자들이고, 그들이 내세우는 대표적 편익 사항이


‘안보미가(安保米價)의 조절’ 과  ‘간척논의 농산물 증산액’,


‘국토확장효과’,  ‘담수호 창출효과’ 등이다.


‘안보미가’ 란,  쌀의 시장가격이 아니라,


‘비상사태가 일어날 경우 쌀의 가치’ 를 말한다.


다시 말해,  국내. 외의 안보사태가 발생하면 오를 곡물 값을 대비하여


쌀을 확보한다는 이론이이다.


 


‘안보미가의 조절’ 과  ‘간척논의 농산물 증산액’,  ‘국토확장효과’,


‘담수호 창출효과’는  ‘농산물 증산’ 을 위한 것이고,


그 경제적 효과는 모두 증산되는 농산물의 가치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이런 것을 별도 편익 항목으로 잡은 것은,


사업의 경제성을 ‘서류상’으로 개선하기 위한 일종의 눈속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비용편입 상의 산출액증가를 사전 차단 하기위한


하나의 술책(術策)이란 말이다.


이런 온갖 헤게모니(Hegemony) 이외에도 이 억측들을 뒤엎을 만한 많은 증거와


사례들이 있으며, 이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경제학적으로 새만금사업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점에 대해 이 글을 읽는 여러 회원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만금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는 저자가 워낙에 정리를 잘 해놓은 관계로


상당부분 직접적 인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공감은 필요충분을 만족한다.


그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새만금사업’ 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면,


상당수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러면 또, 나는 그 문제점에 대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을 해야 했고..!


 


  


대한민국은 국민에게 주권이 부여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국가정책이 됐던,  NGO의 의결,  또는 개인의 사견이 됐던 간에


동조와 비판의 동등한 자유가 공존한다.


중요한 것은, 이해와 설득을 바탕으로 상호간의 충분한 의견조율의 시간이


필요하고,  원하는 정보를 이용, 습득함으로서 상호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가정책 일수록 그 비중과 파급효가가 크기에 눈앞의 이익과


권력을 틀어쥔 특정 위장자들의 개별 감정보다,


합당한 논리와 명분에 대한 설명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한다.


 


과거의  전체주의적 개발독제,  집단 이기주의,


님비(Not In My Back Yard - NIMBY),


바나나현상(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body)과 같은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서,


상호간의 다원주의(多元主義)를 인정하고, 통섭(統攝)할 수 있는


나눔, 상생, 공존의 사회, 이것이 내가 꿈꾸는 이상적 사회의 모습이다.


 


 


다음의 글은,


‘새만금사업’ 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귀감이 될 만하다 생각하여


발췌한 글의 전문이다.


이 글은 2003년 1월 27일 문화일보에 김용옥 선생님을 필두로 연합한


친 환경론자 모임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내용으로 기고한


‘새만금 구상과 황해문화권’ 이라는 글을 소개하며 나의 이 글을 접는다.


 



                                “새만금 구상과 황해문화권” 
                      - “새만금 개발” 이제라도 멈춰라! -



한국의 국가비전을 이야기할 때 새만금 문제는 결코 빼어놓을 수 없는 주제다. 


새만금은 결코 한반도만의 문제가아닌 글로벌 한 환경문제의 일환이며,


단순한 정치적 이슈가 아닌 우리민족 미래의 삶의 전폭적 자세를 결정하는


근원적인 철학의 문제인 것이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요구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정치적 이권의 향배에 따라 여론조작의 형태로 매몰되거나,


특히, 전북도민에게 정당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



환경문제는 경제의 논리만을 앞세우거나,  단기적인 이득으로 결단해 버리거나,


정치적 득표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아니 되는 구원한 국가미래에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서만 선. 악을 논할 수 없다.


많은 주민이 원한다고해서 그린벨트를 손쉽게 해제하거나,


경제적 효율성 때문에 길을 쉽게 내버리거나,


철도의 간편성 때문에 함부로 영험한 산천을 관통해 버리거나 하면


되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문명 자체의 파괴는 건설은 쉽지만, 자연의 파괴는 재건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돌멩이 하나도 자연이 만들 때는 수억 년이 걸리는데 인간이 파괴할 때는


하루도 안 걸린다.


그것은 영원히 재생산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문제에 관해서는 우리가 매우 보수적이고 원칙적인 입장을


지킬 필요가 있다.


 


보수적인 입장이란,  매우 간단한 것이다.


자연은 자연에 맡겨야 한다 는 것이다.


자연(自然)이란 스스로(自) 그러한 것(然)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대로 두어야 한다.


새만금의 갯벌은 수 억 년을 통하여 스스로 그러하게 형성된 것이다.


그것을 함부로 인위적 목적을 위하여 조작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당면한 이득은 오히려 구원한 재해가 될 수 있으며,


당장의 손해라도 멀게 보면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자연이라는 자산에 대해서는 우리가 쉽사리 자본주의적 논리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


서구적 진보나 사회개혁을 운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의식이


박약할 때가 많다.


칼 맑스에게 환경의식이 없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현 정권에 대해서도 나는 보다 철두철미한 환경의식을 요청한다.


 


  


** 개인적평점 : ★★★★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여러 대목들이 있으나, 역시 새만금에 대한 저자의 의견 중 환경에 대한 대목이


인상 깊어 대표로 남기도록 하겠다.



“새만금 사업과 관련하여 한 가지 확실하게 말 할 수 있고,


 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실은 자연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70년대 몇 만 달러어치의 염색한 직물을 수출하려고


 도시 한 가운데를 흐르던 맑은 강을 죽음의 늪으로 만들어버린 적이


 있으며, 이런 멍청한 행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지의 염분을 모두 제거하고 본격적으로 쌀을 생산하는 것은


 20년 후의 일이다.


 하구가 막히지 않은 강과 드넓은 갯벌,  서만해의 생태계,


 그리고 새만금이 아니었다면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수많은 야산들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 우리는 오늘날과는 크게 다른


 평가를 내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때가서 어떤 경제학자는


 오늘날 우리가 몇 개의 염색공장을 위해 도심을 흐르던 강을 죽여 버렸던


 70년대를 개탄하는 것과 똑같은 심정으로


 논을 만들기 위해 그만큼 넓은 개천과, 강과, 해양 생태계를 없애고


 파괴해 버렸던 2000년대 벽두의 어리석은 행위를 개탄하는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 ?
    이병록 2012.01.27 03:51
    새만금 사업,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 국책사업을 보면서
    왜 하는 것이지?라는 의구심
    어떻게 의사결정이 되는 것이지? 하는 의아심
    결론은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
  • ?
    정남수 2012.01.27 03:51
    '경제학 카페'라는 제목과 달리 내용이 많이 무겁네요.
    그래도 알 것은 알아야 하겠죠?ㅎㅎ
    힘있는 자들의 논리로 더이상 자연과 사람이 망가지지 않아야할텐데...

    잘 읽었습니다.
  • ?
    송근호 2012.01.27 03:51
    한창희님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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