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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재정 위기가 끈질기다. 신문은 그리스와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위기를 전한다. 주가는 그 소식에 따라 등락을 반복한다.


  우리가 겪은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되새겨보면 우리는 탈레브가 말한 ‘극단의 왕국’에 살고 있다.




  탈레브는 세계를 두 종류로 분류한다. ‘평범의 왕국’은 일상적이고 작은 사건이 지배하는 세계다. 대사건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 법칙을 구성한다.


  두 번째 세계인 ‘극단의 왕국’은 희귀하고 비일상적인 사건이 검은 백조처럼 느닷없이 발생함으로써 전체를 바꿔버리는 곳이다. ‘극단의 왕국’은 복잡계로서 정규분포에 입각한 통계학적 예측이 통하지 않는다.





  검은 백조란 18세기에 유럽인이 호주에서 흑고니를 발견한 사건에서 오는 은유이다. 그 사건은 백조는 곧 흰색이라는 경험칙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탈레브는 레바논 내전을 겪은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해서 전쟁과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 등 역사적 사건을 살피면서 우리가 사는 세계가 ‘극단의 왕국’에 속한다고 지적한다.


  누가 아니라고 할까?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우리가 ‘극단의 왕국’이면서 ‘위험 사회’에 사는 현실을 일깨워줬다.




  애플에 밀려 노키아가 저렇게 망가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미국의 은행이 중태에 빠진다고 어디서 상상했겠는가? 세계를 호령하던 미국 금융계가 중국 눈치를 본다니 기가 막히지 않는가?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2차 대전을 일으킬 줄이야? 우리도 6. 25와 그 이후의 분단을 어떻게 예상했겠는가?




  저자는 말한다. 지금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역사는 불투명하다. 역사는 기어가지 않고 비약한다.




  1960년대에 쿠바에 카스트로 정권이 들어서자 “며칠 있으면 돌아가겠지”하며 트렁크를 반도 채우지 않고 마이애미로 피난 온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1978년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터졌을 때 파리와 런던으로 피난 온 이란인들은 ‘짧은 휴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이란 망명자들의 일부는 아직도 돌아갈 날을 꼽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1917년 볼세비키 혁명이 터졌을 때 베를린으로 망명한 러시아인들도 머지않아 귀국하게 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칠면조가 한 마리 있다. 주인이 매일 먹이를 가져다준다. 먹이를 줄 때마다 ‘친구’인 인간이라는 종이 순전히 ‘나를 위해서’ 먹이를 가져다주는 것이 인생의 보편적 규칙이라는 칠면조의 믿음은 확고해진다. 추수감사절을 앞 둔 어느 날 오후, 예기치 않은 일이 이 칠면조에게 닥친다. 칠면조에게 1,000일 동안 일어난 일은 바로 다음 하루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아무 정보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처럼 과거로부터 미래를 투시하려는 순진한 시도는 매우 폭넓다.




  저자는 할아버지가 레바논 내무장관을 지낸 유력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레바논 내전이 터지자 가족은 빈손으로 망명을 떠나야했다. 그 쓰라린 경험이 탈레브를 새로운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그는 인간은 ‘뒤돌아보는 쪽으로 발달된 거대한 기계’라는 신조를 익혔다. 인간은 자기기만에 탁월한 존재라는 것이다. 금융시장이나 비즈니스의 성공과 실패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검은 백조를 염두에 두고 살 필요가 있다. 이 책이 미국 금융위기를 예견했다고 떠들썩하게 칭송받은 것도 검은 백조 현상이 아닐까?


  저자는 결론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검은 백조라고 말한다. 지구보다 수십억 배 큰 행성에 묻어 있는 한 점 먼지를 생각해 보라. 이 먼지 한 점이 우리가 태어난 확률과 같다.


  그러니 사소한 일에 성내기를 그치라고 충고한다.


  검은 백조같은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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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11.12.01 23:47
    박용태 회원님과 천안함 사건을 얘기하다가
    소개 받아서 유용하게 읽었던 책 입니다.
    칠면조 이야기는 정치, 사업 등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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