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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참여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지만, 책을 다 읽고 흔적을 남겨야겠다 싶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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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눈물

그림과 눈물의 저자 제임스 엘킨스는 학부에서 박사에 이르기까지 미술사를 전공한 학자이다. 그가 만난 수많은 작품과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림 앞에 선 사람들의 눈물에 관심을 가지고 집필하게 되었다.

처음에 책 제목에서 보듯, 눈물을 흘리는 그림들에 대한 해설 정도로 생각했는데, 내용은 정반대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 예술가의 경이로운 성취물을 빈정거리는 말투로 몇 마디 평을 던지고 지나치는 현대인들의 감상 태도를 보면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냉정함으로 잃어버린 눈물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저자는 감상자가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방법은 첫째, 그림과 그것을 주의깊게 보는 시간의 관계를 설명하며 오랜 시간 생각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많이 보지 못하더라도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그러함으로 오는 그림 속의 존재(="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한다. 세째, 고통스런 부재로 텅 빈 마음에서 일어나는 동요를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도,  "결국 눈물을 흘려보지 못한 나는 아무것도 모르며, 사랑없는 삶이 살아가기 더 쉽다는 것은 잘 알고있다." 며 현대철학,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에 주류로 흐르고 있는 냉냉함을 비판하고 있다.

현대 전시실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사방 전체 벽면을 압박하는 벽글과 도록 설명집, 오디오 설명 등 가득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미술 전문가들의 말과 생각들이 나를 강요하고 압박한다. 그런 말들은 오히려 순수한 마음으로 그림 앞에 선 사람의 창의적 감성을 방해할 수도 있고, 전시실이 작품과 내가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전문가들의 메마른 지식을 듣는 강연장으로 변질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미술사전문가의 무용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그림을 두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 문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에 대한 문제제기일 뿐이다.

아무리 현대 사회가 의미의 몰락, 지성의 몰락의 시대라 떠들며 의미와 감성을 부여하는 개인을 업신여기고 있지만, 그림과 나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의미의 몰락이 실제로 나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계속 풀리지 않는다.

솔직한 심정으로 난 사랑하며 더 어려운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행복하기에..

<요약>
http://www.evernote.com/shard/s217/sh/51eb5f67-4773-409e-8122-0435aea24ed0/d0a5795529af3c0329402acd7a2c0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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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상 2012.07.17 11:38
    정신없이 글자만 읽어서 내용이 뒤죽박죽 이었는데 꼼꼼하게 정리해 주셔서
    책을 다시 한번 정독한 느낌이네요...감사합니다
  • ?
    임석희 2012.07.17 11:38
    인생이 원래 그러하다는 누군가의 말에서 힘을 얻은적이 있는데,
    어려운 삶을 선택하신다는 게 용기뿐만은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백북스에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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