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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리학, 시간과 우주의 비밀에 답하다 (From Eternity TO Here: The Quest for the
Untimate Theory of Time)” (숀 캐럴 지음; 김영태 옮김; 다른세상, 2012)를 두 번 읽고 독후감을
씁니다. 제 과학 지식들의 연결망을 다시 구성해야 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제게 수수께끼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뉴턴 역학, 양자 역학, 상대성 이론—은 모두 시간 대칭적인데 왜 우리의 경험은 시간 대칭적이 아닌가?"
"왜 우리한테는 과거에 대한 정보만 있고 미래에 대한 정보는 없는가?"

20년 전에 "시간의 화살: 시간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학 여행" (피터 코브니, 로저 하이필드 지음; 이남철 옮김;
범양사출판부, 1994)을 읽었지만 의문이 풀리지 않았었습니다. 노벨화학상을 받은 프리고진이 쓴 얇은 책 "확실성의 종말:
시간, 카오스, 그리고 자연 법칙"(이덕환 옮김; 사이언스북스 1997)은 읽고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숀 캐럴의 책을 읽고
난 이제야 "확실성의 종말"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나에게 묻지 않는다면 나는 안다고 할 수 있다. 시간에 대해 묻는 사람에게 시간을 설명해야 한다면 나는 시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숀 캐럴의 책을 읽기 전까지 제 머리 속에는 아래 개념들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습니다.
  • 열역학과 시간
    • 열역학 제2법칙: 비가역 과정의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 "커피에 우유를 붓고 저으면 우유가 퍼져 커피와 섞인다. 거꾸로 저어도 섞이기 전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커피와 우유가 분리된 상태의 수보다는 섞인 상태의 수가 훨씬 더 많다. 섞인 상태의 엔트로피가 더 크다.
    • S=kLnW
  • 양자론
    • 코펜하겐 해석에 따른 파동함수의 "붕괴"는 비가역적
  • 정보
    • 클로드 새넌의 정보 엔트로피
    • 에너지를 소모해야 정보를 얻는다.
    • 정보는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 우주론
    • 137억년 우주의 역사. 
    • 매우 균질한 상태에서 현재의 우주로 진화.
숀 캐럴의 책 433페이지에 제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 있었습니다.

"
  다음과 같은 퍼즐을 생각해 보자. 얼마의 엔트로피를 상자 안에 채울 수 있을까? 볼츠만과 그의 동 시대 사람들에게는 이
질문이 어리석은 질문처럼 보였을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상자 안에 엔트로피를 채울 수 있다.
...
우리가 원한다면 이 상자 안에 더 많은 엔트로피를 집어넣을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는 점점 더 많은 분자들을 상자
안에 추가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답은 무한대 아니면 적어도 엄청나게 큰 값을 가진 엔트로피를 상자 안에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엔트로피의 상한값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결정적인 요소인 중력이 빠져 있다.
우리가 점점 더 많은 분자들을 상자 안에 넣게 되면 상자의 질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게 된다. 결국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물질은
핵연료를 모두 소모한 무거운 별과 동일한 운명을 맞게 된다. 즉 물질이 자신의 중력에 의해 붕괴되어 블랙홀이 된다. ...
 
 ... 이 사실은 중력이 중요하게 될 때 엔트로피가 보이는 행동의 극단적인 차이를 나타낸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에서는 주어진 공간에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엔트로피를 집어넣을 수 있지만 중력이 있으면 이런 일이 불가능하다."

중력을 고려해야 우주의 시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상의 상자 안에 있는 기체는 골고루 퍼지지만, 우주에 퍼져 있던 기체는 더
균일하게 퍼지지 않고 중력 때문에 수축해서 태양계와 지구와 생명, 그리고 그것들을 이해하려는 지성을 만들어냈습니다. 

빅뱅에서 시작한 우주가 빅크런치로 가는 경우 엔트로피가 감소한다고 말한 물리학자도 있었지만 숀 캐럴은 열역학
제2법칙을 믿습니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열역학을 설명하고 나서 빅뱅, 급팽창을 포함하는 주류 우주론을 설명하고 나서 숀
캐럴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능성—빅뱅이 우주의 시작이 아닌—을 제시합니다. "이제 과학 역사상 최초로 적어도 시간과 우주의 진화에
관한 합리적인 이론을 완성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책이 제게는 하나의 맥락에서 제가 알던 것들을 모두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숀 캐럴에게 감사합니다. 수수께끼에 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수수께끼를 이해합니다.

영화 제목 "From Here To Eternity(지상에서 영원으로)"을 생각해서 저자가 지은 "From Eternity To
Here: The Quest for the Untimate Theory of Time"을 무시하고 번역서 제목을 "현대물리학,
시간과 우주의 비밀에 답하다"라고 한 것에는 매우 불만입니다. "답을 찾아 가는 길"이라고 한 것을 "답하다"라고 바꾼 것은
저자의 의도를 배반한 것입니다. "영원에서 지금으로: 시간에 대한 궁극 이론을 찾아가는 현대물리학" 정도가 낫지 않았을까요?

고원용

  • ?
    이기두 2012.07.08 20:11
    .
    책제목에 관해서는 번역가나 저자나 한결같이 불만인 것 같습니다.
    요즘 유행이 그렇게 되어선지 모든회사가 자신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심지어 시의 제목까지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학아카데미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숀 캐럴의 논문으로 공부했었는데, 그 분의 책을 소개 받으니 관심이 확 끌립니다.
    감사합니다.
  • ?
    정남수 2012.07.08 20:11
    고원용 박사님의 강연도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히히.
  • ?
    임석희 2012.07.08 20:11
    고박사님... 날짜 잡아주세요...
    8월-10월은 아니되옵니다.. ^^
  • ?
    임석희 2012.07.08 20:11
    관계 없는 얘긴데요... (관계 있나? ^^)

    지난 주 출장에서 러시아 사람이 "부산에서 고흥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어?"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제가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배로 오면) "밤새 걸기는 거리" 라고 답했어요..

    거리를 물었는데, 저는 시간을 대답을 했더라구요.
    제가 시험을 해 봤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였어요.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거리에 대한 질문에 시간으로 답해요.

    시간과 거리... 저는 같은 단위라고 생각합니다.
    시공을 생각하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구요..
  • ?
    고원용 2012.07.08 20:11
    김형렬님이 말씀하신 능력을 지닌 "라플라스의 도깨비"에 대해서 위키피디아에 설명이 있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라플라스의_도깨비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이승만이라는 정보는 넘치도록 충분하지만, 올해 12월에 선거를 통해 결정될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왜 지금은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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