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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3 12:44

문재인의 운명 040

조회 수 213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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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지음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먼 길 떠나신지 3년째 되는 날이다.
벌써 그리되었다..!
나에게 있어 ‘5월’ 하면 떠오르는 기억은,
어릴 적에는 그저 달력에 빨간 날이 많아서 좋았고,
언제부터인가 철이 들 무렵부터는 ‘광주’ 를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의 5월은 ‘노무현’ 이란 얼굴이 가장먼저 떠오른다.
아마도 이 기억은 오랫동안 나에게 각인(刻印) 되어있을 것이다.

지난 4월에 돌아가신 선친(先親)께서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 시라면,
5월에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님은 나에게 있어 ‘정신적 아버지’ 와 같은 분이다.
이제 생물학적 아버지와 정신적 아버지 모두를 떠나보낸 것이다...


이 책 역시, ‘운명이다’ 처럼, 초판이 나오자마자 구매한 책이었으나,
이명(耳鳴)으로 인한 뜻하지 않은 1년간의 공백기를 겪으면서 어쩔 수없이
미루어두었다.
질환(疾患)이 어느정도 익숙해지면서,
올해 초부터 다시 책을 잡으면서 ‘운명이다’ 다음으로 이어 독서하려 했으나,
지난 2009년 5월의 뜨거운 폭풍 같았던 기억이 다시금
트라우마(trauma,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로 작용할까봐 일부러 그 시기를
늦추었다.
그만큼 5월은 나에게 슬픔과 후회가 담긴 ‘한(恨)’ 의 기억이다.
어디 나만 그렇겠는가!
많은 이들에게 그분을 떠나보낸 ‘5월의 기억’ 은 아직도 충격과 비통함이며,
‘노무현’ 이란 이름 석 자는 아직도 서러움이고 아픔일 것이다...


이 책은 옴니버스(omnibus) 처럼 ‘운명이다’ 에서 멈춘 마지막 장면부터 시작된다.
돌아가신 이후의 일정과 상황을 거의 대부분 함께한 나로서는 감회(感懷)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5년간의 참여정부에서 민정, 시민사회수석, 정무특보와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의
소임을 두루 거친
국정실무자로서의 기록이며,
대통령님의 최측근으로서 30여 년간 그림자처럼 동거동락(同居同樂)을 함께해온
오랜 지기(知己)로서의 경험담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문재인의 책만이 아니라, 인간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다.





비유를 들어 설명하면,
‘운명이다’가 객관적 기록이라면, ‘운명’은 주관적 서술이다.
‘운명이다’는 본기(本紀)이고, ‘운명’은 열전(列傳)에 가깝다.

나는 앞으로도 5월이면 대통령님과 참여정부에 관한 책과 기록을 읽을 것이다.
그 속에서 그분을 기억하고, 지난 역사에서 교훈과 새로운 희망을 찾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살아남은 자의 의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당신께서 우리들에게 남긴 숙제가 있다면,
그 시대적 소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북풍한설(北風寒雪)이 몰아치는 한 겨울이 돼서야 청솔의 푸름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엄동(嚴冬)과 위험 속에서도 용기있는 선택은 빛을 발할 것이라는 소망..
이것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분이 더 그리운 까닭이다.





대통령님의 사인(sign) 글 중, 하나인 ‘강물처럼’ 을 떠올리게 만드는
도종환 님의 시(詩) 한편을 소개하며 본 서평을 마친다.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에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추신 : 오늘 이 서평이 백북스에 올리는 마지막 서평입니다.

100편의 서평으로 명예졸업을 하려했습니다만, 사정이 그리 되었습니다.
그 사유로는 그간 작성한 서평들을 백북스, 블로그, 독서카페 세 군데에
올리고 있는데,
그간 백북스 서평쓰기에 문제점이 있어 글을 올릴 때마다
나름 불편을 감수해왔습니다.
하여 지난 3월 30일 독서평 공개 선택과 텍스트(text, 문자, 문장) 입력오류와
그 개선사항에 관한 문의 글을 홈페이지 운영자께 메일로 드렸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담당자께서도 나름 사정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적절한 대응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블로그와 독서카페에만 서평을 올리도록 하렵니다.
조용히 실행에 옮기려다, 그래도 인사는 남기는 것이 예의라 생각했습니다.
혹시라도 그간의 글들이 회원들께 '글 빚' 으로 남았다면,
이미 올린 글들은 모두 거두어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이점에 의견이 있으시면 쪽지나, 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백북스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이 지난 2003년 이었으니,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군요..!
회원분들과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마땅하게 추억이라 내세울만한 것도
거의 없네요!
그래서 그런지 일말의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초창기 시절부터 느껴왔던 개인적 아쉬움 중 하나는
백북스가 지식에 대한 학습과 공유의 열린 장(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만,
언제부턴가 소정(所定)의 책을 주제로 한 특정인들의 모임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회원들 간의 직접적 유대관계는 중요한 요인이고, 지향(志向)해야 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동참하지 못하는 많은 회원들에 대한 공유와 공감에 대한
소통의 창구가 마땅히 없다는 것이지요!

독서모임에서 가장 활성화 되어야하는 공간 중, 하나가 바로 온라인 상의
독서평 공간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나눈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간 나름 열과 성을 다해 서평을 올린 것이고요!
책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듯, 읽는이도 각양각색 저마다의 의견이 있기 마련입니다.
누군가의 서평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책의 중요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각을 알아가는 과정'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회원들이 읽는 다양한 주제의 책들에 대한 서평을 접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독서 리스트를 만들어갈 수도 있고, 불필요한 시간적 낭비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글쓴이의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다시 옵져버(observer, 관찰자) 로 돌아갑니다만,
향후에라도 모임과 비모임 회원들간의 활발한 소통과 정보의 교류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그간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주신 회원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소중한 댓글 의견까지 남겨주신,
이병록 님,  정남수 님,  송근호 님,  이정원 님,  현영석 님,
임석희 님,  문경수 님,  김주현 님,  박선희 님,  송윤호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수줍음도 많고, 숫기가 없는 편이라서 그때그때 답 글을 달아드리지
못했습니다.
이점 너그럽게 양해 바랍니다.

혹여, 요즘은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 하실
회원님들을 위해 독서 블로그는 계속 열어둘 것이니, 언제든 생각나실 때
방문하여 쉬었다 가세요!


* 블로그주소 : http://blog.naver.com/manpolaris 
                   category 에서  ‘책으로의 여행’



** 개인적평점 : 어줍잖은 기준으로 평점을 부여하는 것이 송구스러운 마음에 
                      저자와 노무현 대통령님의 지난 노고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의미로
                      이 책에 대한 개인적 평점은 생략토록 하겠습니다.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우리가 쭉 살아오면서 여러 번 엮어봤지만, 
 역시 어려울 때는 원칙에 입각해서 가는 것이 가장 정답이었다.
 뒤돌아보면 늘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정부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갈등을 
 조정하는 일이다.
 정부가 정책에 확신을 갖고 있더라도, 반대의견이 있으면 귀 기울이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와대 내부, 그리고 부처 사이의 의견이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했던 것,
 그리고 다양한 의견 사이의 기탄없는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했던 게, 
 참여정부 강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국가의 진정성이다.
 국가가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줘야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진정한 화해가 가능하다.
 또 그런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국민들 사이에서도 화해와 통합이 이뤄진다.

 힘이 모자라거나 시운(時運)이 안 되면 패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패배하더라도 우리의 가치를 부둥켜안고 있어야 
 다음의 희망이 있는 법이다.
 당장 불리해 보인다고 우리의 가치까지 내버린다면 패배는 
 말할 것도 없고, 희망까지 잃게 된다.

 술을 한 잔 마시면 가끔씩 옛날을 추억한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인생에서 노무현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
 하여튼 그는 내 삶을 굉장히 많이 규정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운명이다.






  • ?
    송윤호 2012.05.13 12:44
    아침식사를 하면서 한창희 회원님의 긁을 공감하며 읽고 있었으나
    마지막에 아쉬운 소식을 접하게 되는군요.
    그간 글을 잘 읽었습니다.
    블로그도 즐겨찾기 합니다. ^^
    언제든지 편해지실 때 다시 올려주세요.
    홈페이지 기능 개선은 법인이 되고 서버를
    이전하고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꼭 참고하겠습니다.
  • ?
    이병록 2012.05.13 12:44
    그동안 활동하신 모습은
    게시판과 저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세상을 위한 善한 일과 옳은 일을 하려거든
    함께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현재 대한민국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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