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조회 수 21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꾸로 읽는 세계사  (2-1편)"

 



                                                        저자 : 유시민

 

 





  


유시민..!


노무현 대통령을 청문회 스타라 칭한다면, 유시민은 토론회의 스타라 할 수 있다.
특히, 올 초부터 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대통령 탄핵소추결의안 가결 이후에
대통령과 여당을 대변해서 각 방송사의 중요 토론회를 거의 도맡다싶이 하며
보여준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대한 논리의 전개와 이론적 설득력은
당시, 또 한명의 토론회 스타로 부상한 민노당 노회찬의원을 능가하였다. 
  




이 책의 분량은 꼭 400페이지인데 지금까지 읽었던 유사한 분량의 책보다
정독의 기간과 독후감 작성시간에 있어 두 배 가량이 더 걸렸다.
워낙 방대한 역사의 사건들을 각 장(Chapter)별로 요약 정리하였기에
기존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 잃어버린 역사의 지표들을 되짚기 위해
책의 내용과 관련된 각 자료를 찾아보느라 제법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에 실린 인류 근대사의 각 장(Chapter)은 책의 전체분량을
각기 채우고도 남는 방대한 역사의 사료(史料)들이다.
그 모든 것 들을 한 권에 축약시키려니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오죽 했겠는가?

이 책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내가 굳이 이 책을 왜? 선택하여 읽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나와 이 책과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나는 군복무를 위해 논산훈련소에서 삼복더위와 함께한 신병훈련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9주간의 후반기 교육을
받게 되었다.
당시, 내 병과는 ‘부관’ 이었는데 선발에 있어 S.K.Y를 비롯하여 KAIST와 같은
굵직 굵직한 우수자원들이 정예 선발되었다.
나는 그 범주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었으나,
컴퓨터업무 관련 우수자원으로 같이 합류하게 되었다.
(결국, 자대배치는 아주 빡센 곳으로 받게 되었지만...)



그 곳에는 나와 7살 차이가 나는 동기생이 한 명 있었는데,
이름은 ‘김응동’으로 당시 Y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3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셔 어쩔 수 없이 군대로 끌려온 전형적 고시촌 수험생의 얼굴을 한
적당히 늙은(?) 군인이었다.
(자기 말로는 시험에 떨어진 이유가 지난 학생운동의 전력 때문 이라고 했다.)
그 때 이후로 상호간의 연락이 두절되어 그가 지금 외교관이 되었는지 아니면
자신의 이상과는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옛 추억과 더불어 근황이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튼 당시 우리는 그를 부를 때 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대로 애칭삼아
 ‘엉덩이 형’,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응댕이 또는 방댕이 형’이라 불렀다.
그는 호칭에 기분이 상했는지 한동안 거리를 두며 대꾸도 안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형, 동생이자 전우로서 우리와 함께 어울렸고,
나중에는 '응댕이 형’이란 호칭을 좋아하기까지 했다.
정겹다나 뭐라나..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멀쩡한 외교관 지망생을 은근히 변태(變態)적으로
변화시킨것은 아닐까? 싶은 미안함이 들기도 한다.  ^^;



병과의 특성상 군사훈련보다는 이론적 교육이 주된 교육과정이었기에
책을 접하는 시간이 많았고,  그때까지 내가 느껴온 일상과는
많이 다른 모습의 환경에서 생활했던 특출난 동기생들과 시간이 될 때마다
색다른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 응댕이 형에게 내 나이 또래에 꼭 읽어야 할
‘금서(禁書)’들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 때 추천을 받은 몇 권의 책 중,  한 권이 바로 ‘거꾸로 읽는 세계사’였다.
혹자가  ‘그런데 왜, 이제야 읽게 되었는가?’ 를 묻는다면 이러저러한
핑계거리를 찾겠지만,  결국 게으름의 소치(所致) 라 고백하겠다.
지금에야 읽었지만,  당시 왜? 금서로 지정되었고,  양식 있는 지식인들이
자신의 자취방에서 숨어 읽어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 책의 초판은 1988년에 출판되었다.

당시는 이데올로기와 민주 그리고 자유라는 명제가 CNP논쟁과 더불어
뿌리깊은 話頭(화두)로 자리잡은 격동의 시기로서 지식인과 대중들이 함께한
87년 6월 항쟁의 역사적 소용돌이가 이 책을 만들어낸 결정적 기폭제가
되었을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당시 군사독제의 권력에 대한 거역과 저항은 물론이요,
기존에 존재하는 역사의 평가에 있어 이미 친일의 흔적이 농후한 기득권층과
부패한 지식인들이 날조해온,  더나아가 반공이란 허망의 이념 구호를 동원하여
온 국민을 전체주의의 획일화로 세뇌시켜 온 그릇된 역사에 대한
거부와 이질감은 당연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글 속에나,  말 속에서는 삐딱이 냄새가 난다.'
(삐딱이란 말의 유래에 관해서는 내가 "체게바라 평전 005" 독서평에서 명시를 
 했기에 혹시, 본인의 글을 처음 읽는 분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회원께서는 
 참조를 바란다.)
그래서 그의 언어와 글은  나의 스타일(Style)과 코드(Code)와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내가 읽은 책의 현재 상태는,
마치 고등학교 주입식교육 때 학력고사를 준비하던 국어교과서 훈민정음 편처럼
책 여기저기에 주석의 기록과 보충설명을 추가하였고,
저자와 다른 견해와, 공감하여 덧붙인 글들로 상당부분 너덜너덜 해졌다.
아마도 다른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어디 중고서점에서 구해 읽었나? 할 정도이니
나름 공을 들여 읽은 것 같기는 하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올 해들어 읽은 책 중 최고로 꼽을 수 있는 수작이다.



이 책은 총 14Chapter로 이루어 졌다.
* 1894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지성과 양심이란 딜레마를 포기해야했던 
   드레퓌스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 1905년 1월 9일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서 벌어진 대학살 피의 일요일사건,
   세계 제1차 대전의 불씨 역할을 한 1914년 사라예보사건,
* 민중의 참된 힘을 불어넣은 1917년의 러시아 10월 혁명,
* 아담스미스가 만든 최고의 작품인 ‘보이지 않는 손’이 잘려나간 1929년부터 
   불어 닥친 세계 대공황,
* 중화인민 공화국을 낳은 현대의 신화인 모택동이 이끈 홍군의 대장정,
* 현대문명과 원시적 광기의 복합체로 등장한 20세기의 프랑켄슈타인 
   아돌프 히틀러,
* 저주받은 피와 눈물이 흐르는 수난의 땅 팔레스타인,
* 너무도 순수했기에 미완으로 그쳐버린 4.19,
* 20세기에 등장한 신제국주의의 최강자인 골리앗 미국과, 
  식민지 시대의 아픔으로 만신창이가 된 베트남 다윗의 전쟁,
* 절대강자 미국의 감추어진 두 얼굴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낸 검은 이카루스 
 
 말콤X,
* 천왕의 부활을 꿈꾸는 제국주의 일본의 역사왜곡,
*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세계의 몰락으로 시험 받은 핵과 인간,
* 20세기의 종언, 독일 통일로 마감을 짓는다.


이 책은 1988년에 초판이 발행된 이래로 1995년에 수정을 본 개정판이 나왔고,
책의 내용 중간, 중간마다 저자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담겨있기에 예측의
오류에 대한 수정을 꾸준히 봐야한다면 나와 저자인 유시민에게 있어
이 책은 앞으로도 진행형으로 남아야하는 미완의 세계사이다.



앞에서 열거한 이 모든 사건들을 전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면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기에 본인에게 가장 강한 여운을 남긴 두 가지 사건만 간단히 요약하기로
하겠다.
워낙에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건들이라 두 가지 사건이라는 한정의 선택을 위해 
내심 고민을 해야 했다.
그래서 결정한 그 첫 번째 사건은 미국과 유대민족 vs 아랍연합과 팔레스타인의
골 깊은 피의 저주 속에 대를 이어온 투쟁의 역사인
"거부하는 팔레스타인 편" 으로 선정했다.
자! 그럼 어디 시작해 볼까?



유대민족과 팔레스타인 민족의 악연은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종교적 기원으로만 접근한다 해도 워낙 방대한 내용이기에 자투리는
각설하기로
하겠다.
예수를 핍박했다는 죄명으로 유대민족은 유럽대륙에서 2천여년 간,
그 죄의 값을 혹독히 치루어야만 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멸시하고 핍박하던 기독교인과 그 국가들에 대해 겉으로는
웃음을, 속으로는 복수의 칼날을 갈며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인고(忍苦)의
시간을 지내온 민족이다.


 




그 고난의 세월 속에서 잔뼈가 굵어온 그들의 민족성은 우수한 지능과 접목되어
유럽각지와 북아메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에서 기득권세력으로
자리잡아갔다.
당시, 팔레스타인 영토는 터키 식민지의 땅으로 귀속되어 있었으며,
세계 제 1차 세계대전 시 독일 편을 든 터키를 겨냥해 1915년 영국은 아랍인들을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터키의 식민지인 팔레스타인 지역을 아랍인들에게
넘겨주겠다는 소위 ‘맥마흔 서한’ 을 발표하여 그들을 전쟁에 끌어들였고,
1917년에는 '자주적 고립'을 선택한 미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미 미국 내에서 기득권층으로 자리잡은 유태인들의 협력을 얻어내고자
팔레스타인지역에 독자적 유태국가를 수립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약속한
‘발포어 선언’ 을 발표했다.


이는 아랍인들을 기망(欺罔)해 가며, 속된말로 양다리를 걸친 야합(野合)의
정치공작으로 대영제국에서 3류 저질의 국가로 전락함을 자인하는
영국의 치졸한 정략적 술수였고, 그에 따른 최대 희생양으로 눈물과 통곡의
실향(失鄕)의 역사를 시작하게 된 팔레스타인 고난의 시작이었다.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그 잘난 민주주의의 종주국이며, 국예가 신사도인 영국은
이 문제에 있어 별다른 반성이나 사과 없이 그저 수수방관으로 일삼을 뿐이다.
“여기서 나는 다시 한 번 제국주의 열강들의 만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천 년 전 자신들이 잠시 머물렀다는 성서내의 추측된 기록만으로
유태인의 나라로 명명된 이스라엘은 1948년부터 벌어진 1, 2, 3차 중동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이 자신들의 영토임을 세계만방에 알려나갔다.
물론, 이 전쟁의 뒷배경에는 언제나 미국이 버팀목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명백한 침략행위로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미국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생존권을 빼앗고, 피로써 자국을 세운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이는 명백한 침략행위이며,  제 2의 국수주의를 표방한 제국주의 발현이다.”



1993년 9월 당시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의 중제로 미국의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수장인 PLO 아라파트 의장과 라빈수상의
평화회담으로 인해 현재는 이스라엘 귀퉁이에 있는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정착촌으로 만들었으나, 그들의 평화조약은 거의 유명무실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군사력은 전 세계 4위의 저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아랍민족의 바다 위에 뜬  유태인의 섬 이스라엘이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의 지원 덕분이었다.
또한, 현재까지 드러난 핵폭탄 제조 의혹에 있어서도 미국이 UN에 압력을 
가하면서까지 유일하게 핵사찰을 하지 않는 중동의 절대적 미국연합이다.


  
팔레스타인 난민의 운명과  그 땅에 정착한 시온주의자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박해가 박해를 낳고,  불행이 불행을 부르며,
증오가 증오를 일으키고,  테러와 보복학살이 꼬리를 물고 되풀이되는
수난의 땅인 팔레스타인...
“나는 민족의 자결권과 고향을 되찾으려는 팔레스타인 민중을 지지한다.”

(2-2편에 계속...)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6 공지 무탄트(12th) 송근호 2004.09.05 1681
375 공지 행복한 마음 박동신 2004.08.29 1644
374 공지 나혜석평전(정규웅지음) 고의숙 2004.08.28 1616
373 공지 결심! 이성숙 2004.08.27 1691
372 연어 012 한창희 2004.08.27 1685
371 미쳐야 미친다. 011 2 한창희 2004.08.26 1799
370 공지 몰입의 즐거움 박동신 2004.08.23 1674
369 공지 내인생의 변환점~~ 임현숙 2004.08.23 1725
368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선물 010 5 한창희 2004.08.19 2054
367 모모 009 한창희 2004.08.15 2091
366 공지 서희, 협상을 말하다. 박현경 2004.08.13 1702
365 거꾸로 읽는 세계사 008 (2-2편) 3 한창희 2004.08.11 1713
» 거꾸로 읽는 세계사 008 (2-1편) 내용이 길어 두편으로 나눔. 한창희 2004.08.11 2161
363 공지 돌의 집회 임진숙 2004.08.09 1621
362 공지 "서희 협상을 말하다" 2 권현분 2004.08.07 2043
361 공지 최고 경영자 예수 file 유운재 2004.08.05 1681
360 설득의 심리학 007 10 한창희 2004.08.03 1933
359 공지 아버지의 아버지들 - 베르나르 베르베르 최준영 2004.08.01 1738
358 공지 칼의 노래 - 김훈 최준영 2004.08.01 1684
357 공지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최준영 2004.08.01 19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72 Next
/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