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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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와 우주 사이"는 브라운 운동을 발견한 스코틀랜드의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모든 과학자들이 원자의 존재를 믿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요즘 자주 들을 수 있는 나노 과학에 관한 이야기이고, 생명을 이루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브라운 운동이 궁금하신 분은 www.youtube.com/watch?v=ernnQJwaKTs
동영상과 ko.wikipedia.org/wiki/
브라운_운동
을 보십시오.)



  "이 책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서 10분의 1 사이의 크기를 가진 것들의
우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 우주를 나는 중간세계 middle world라고 부를 것이다."


 
"오늘날 과학에서 로버트 브라운은 좀처럼 언급되지 않는다. 생물학이든지 물리학이든지, 대중적이든지 학구적이든지 모두 마찬가지이다
(한 가지 예외로 빌 브라이슨이 쓴 책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있는데, 브라이슨은 19세기 과학에서 로버트 브라운의 '어슴프레한 존재'를 아무리 제거하려고 노력해도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맞습니다.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까치, 2003)을
감명깊게 읽었지만 로버트 브라운은 제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 독후감을 쓰기 전에 다시 읽었습니다. 115, 395페이지에 로버트 브라운이
등장합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여러번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로버트 브라운의 춤추는 작은 입자들의 행동은 백 년 이상된 물리과학의 위대한 지식과
모순되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움직이는 꽃가루는 뉴턴의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피상적으로나마 브라운의 관찰은 물질의 행동에 마구잡이의 가능성이 분명히 있음을 내포했다. 물에 떠 있는 작은
물질
조각들의 끊임없는 춤을 설명하려면 그런 모든 이론은 그 춤을 받아들일 정도로 마구잡이 성질을 가져야만 한다. ...

 
 그러나 물질은 고정된 일정한 규칙을 따른다고 생각되어 왔다. 즉 합리적이고 계산 가능한  힘에
따라서
운동한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규칙들은 위대한 뉴턴에 의해서 17세기 말에 만들어지고, 예를 들어서 행성들의 관측 같은 것으로
증명되었다. 뉴턴의 간단한 규칙에는 마구잡이의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당신이 브라운의 결과를 완전히 믿는다면 당신은 무엇인가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이루어낸 이론적 혁신 세 가지는
대중적 인식 면에서 각각 다르게 퍼져 나갔다. 거의 모든 사람이 혁신적 이론 ①(특수상대성)에 대해 들었고, 혁신적 이론
②(양자역학과 광자)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사람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지만, 혁신적 이론 ③(브라운 운동)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과학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것은 불공평한 대접이다. ... 아인슈타인의 '기적의 해'
이후로 브라운 운동의 이론을 다루는 그의 논문들은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었다.

 
 그렇다면 왜 아인슈타인은 브라운 운동이 아니라 상대성으로 더 유명할까? 아마도 아인슈타인의 브라운 운동 이론이
나타내는 혁신의 중요성이 분명해지려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우주 크기의 혁신이 아니며, 아원자
입자 크기의 혁신도 아니다. 그것은 중간세계의 혁신이다.

   1827년에 브라운이 한 관찰이 중간세계를 들여다본 최초의 주의깊은 체계적 실험이었던
것처럼, 아인슈타인의 업적은 중간세계에 관한 최초의 이론이었다."



아인슈타인의 기적의 해 1905년, 볼츠만이 자살한 1906년에 원자의 존재를 믿지 않는 물리학자가 더 많았습니다. 페렝이 실험으로 원자의 실체를 주장한 책은 1912년에 나왔습니다. 원자의 존재는 분명해졌지만 물리학자들의 관심은 중간세계에 머물지 않고 원자보다 작은 것을 다루는 양자역학으로 가 버렸습니다.

중간세계 혁신의 중요성이 분명해지는데에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일반인을 상대로, 끈 이론이나 우주론을 다룬 책은 한 해에도 여러 권 나오지만
중간세계에 관한 책은 훨씬 드뭅니다.
중간세계 혁신의 이론인 통계
역학과
열역학은 아직도 동력학과 완전하게 어울리지 못합니다. 동력학–양자역학, 상대성 이론–에는 시간에 방향이
없습니다. 시간의 방향은 열역학에만 있습니다. 시간에 방향이 없는 가역적인 세상에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의 이론"이 열역학에서 나올지 모른다고 말하는 물리학자가 있습니다 (www.newscientist.com/article/mg21628861.700-the-surprise-theory-of-everything.html). 열역학을 기본으로 해서 이론을 통합하면, 시간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을 부르는 다른 이름일뿐 더 이상 수수께끼가 아닙니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가 열역학 제2법칙과 관련이 있는 것이 이미 밝혀졌습니다. 입자의 운동량과 위치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면 제2종 영구기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mirian.kisti.re.kr/gtb_trend/pop_gtb_v.jsp?record_no=231577&site_code=SS1020 "열역학 제2법칙으로 반증된 불확정성 원리의 타당성"). 중력이 엔트로피 증가의 다른 모습일 뿐이라는 이론도 있습니다 (en.wikipedia.org/wiki/Entropic_gravity). 나중에 옳은 것으로 밝혀질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것은 주류 과학이 아닙니다.

주류 과학의 일부인 열역학은 과학자들이 모두 배우는 것이지만 그것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간세계의 생명을 이루는 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준비한 동영상들이 있습니다.  www.ted.com/talks/lang/ko/drew_berry_animations_of_unseeable_biology.html "드류 베리: 볼 수 없는 생물학의 에니메이션" 동영상의 8분2초에서 8분28초 사이, 하버드대학교에서 준비한 www.youtube.com/watch?v=wJyUtbn0O5Y "The Inner Life of the Cell"
동영상의 1분14초에서 1분25초 사이에 이 책 204~218페이지에서 묘사한 키네신의 운동이 나와 있습니다. 동영상에서 키네신
단백질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지만 이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그림입니다. 아래에 책에서 인용한 부분을 보십시오. 키네신 단백질은 앞으로, 뒤로 마구잡이 걸음을 하면서 평균적으로 앞으로 전진해야 합니다. 애니메이션을 준비한 사람에게 이것을 지적하면 바로 잘못을 알아챌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배웠던, 그들이 알고 있어야 마땅한 중간세계 지식이 실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일정한 규칙을 따르는, 17세기에 뉴턴이 이해한 세상에서 우리는 아직 충분히 벗어나지 못한것 같습니다. 양자역학에 익숙해지기 위해 뇌의 재배선이 필요한 것처럼, 통계적인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도 뇌의 재배선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과학이 발전하는 것도, 앞으로만 가는 행진이 아니라, 앞뒤 마구잡이 걸음에서 평균적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것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세포는 거대 분자인 단백질, DNA, 효소 그리고 다른 중간세계의 이것저것이 뒤범벅되어
아무렇게나 채워진 젖은 주머니가 아니다. 세포는 이것보다 훨씬 뛰어나다. 세포는 조직화되어 있다. ...

   이런 조직화된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는 운반계가 필요하다. ... 물론 세포와 그곳에
있는 것들은 중간세계에 속하기 때문에 그 운반 기본 조직도 그곳에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듯이 마구잡이 분포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운반 그물망은 운반체와 궤도라는 두 가지 중요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운반체를 생각해보자. 키네신은
세포에서
중요한 화물 운반체 중 하나다. 다른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키네신은 임무를 위한 어떤 특수한 구조적 성질을 가진다. 한쪽
말단(머리)은 많은 다른 분자들과 결합하는 데 특별히 우수하다. 그것은 운반체의 '짐칸' 부분이며 화물이 부착되는 장소다. 다른
쪽 말단(발)은 엔진과 트럭 바퀴로 작용하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
 
 여기에서 연구자들이 20년간 계속 해온 연구를 바탕으로 '화학적' 설명을 해보자. ... ATP 결합이 모양을 변화시키고,
에너지를 얻어서 발이 올라가고, 발이 앞으로 들린다. 그리고 ATP가 ADP로 전환되어 방출된다.이 때문에 키네신이 원래
모양으로 돌아간다. 발은 에너지를 잃고 비계를 따라서 한 걸음 앞쪽으로 나가서 다시 튜블린에 결합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된다. ATP에 의해서 추진되는 걸음을 걷는 동안 키네신 화물 트럭은 점점 A에서 B쪽으로 나아간다. ...
   앞서 묘사한 키네신 엔진의 설명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 단백질인 키네신은 중간세계 분자다. 키네신 엔진의 '화학적' 설명은 정확하지만 그것은 중간세계에서 불가피한 끊임없는 움직임을 무시하고 있다. ...
   키네신의 발이 올라가자마자 주위의 물 분자들은 충돌하면 발을 때린다. 발은 단지 브라운 운동에 의해서 사방으로 흔들거리며 반응할
수 있다. 브라운 운동은 본질적으로 마구잡이다. 이는 일단 발이 들어 올려지면, 전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후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
   ... 브라운 운동의 마구잡이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키네신-튜블린이나 미오신-액틴 상호작용의 화학은 엔진에 유리할 정도로 확률을 기울게 하여 평균적으로 에너지를 일정한 방향의 운동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고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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