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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4 09:00

한국 CEO의 조건 014

조회 수 1699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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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CEO의 조건"


 


                                                   이해익 지음




 

 

 

 


 

이 책은 얼마 전 독서평으로 등록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의 비평에 있어 

타 회원과의 (댓글 내용들과 같은) 의견 교류가 있은 후에,

전형적 미국의 사례를 벗어나 우리나라 경영현실을 투영한 책이 없을까? 하는

고심(苦心)으로 서적을 검색하던 중, 우연하게 눈에 뜨인 책이다.

이 책은 짐콜린스와 그의 팀원들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에서
실시한 방대한 기업분석이나,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근사한 통계차트나,

도표 같은 것은 없다.

또한, 짐콜린스와 같은 논리력이나, 더 나아가 지명도는 미약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저자는 그간의 경영진으로 참여했던 실제적 체험과 경영컨설턴트로서

생생한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체득한 자신의 경영에 대한 철학으로

우리나라 경영현실의 부조리를 때로는 점잖게(?),  때로는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막막한 답답함을 느껴야했고,

때로는 색다른 통쾌함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구체적 사례와 다양한 용어정의, 한국적 실존했던 경영사들이 함축적으로

실려있기에 경영학도라면 참고해볼만한 책이다.


과학, 기술적 접근방법에 입각해 짐콜린스와 그의 팀원들이 만든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의 경영정보에 관한 통계적 증명도 

나름 면밀히 살폈고,

이 책에서 처럼, 자신의 지난 체험 속에서 우러나온 실무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보았다. 

 

다만, 두 책을 비교해본 후, 이 책에 대한 아쉬운 점을 지적하다면,

각 장과 내용들이 짧은 파편(破片)으로 구성되다보니, 

그 내용에 있어 저자의 생각이 함축적으로 표현 될 수는 있겠지만,

경영과 경제분야는,

구체적인 증명과 그에대한 논거, 그리고 객관적 사실에 대한 고찰(考察)이
필요한 범주이다.

(적어도 일정수준까지는 그 원칙을 따랐어야 했다.)

그럼에도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철학에 대한 부분이 강조 되다보니,

튼튼한 골격이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 아쉽고,

그간 경제지에 기고했던 글 들을 모아서 한 권으로 만들었기에

후반부에서는 (소재거리의 고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반부의 내용과
유사한 부분을 그대로 인용한 사례가
간간이 보이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부제목을  ‘경영 컨설턴트 이해익의 CEO 에세이’로

정한 것이 이해가 된다.
그러나, 대안없는 비판은 결국, 불평과 불만일 뿐이다.




저자인 이해익은 한국의 경제, 경영사를 인간의 도덕적 파멸의 과정으로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 내용을 대략 축약시켜 보자면,

(27 ~ 28페이지 내용 발췌.)


“일제의 노예생활,   (헉~ 표현에 있어 ‘나’ 보다도 더 신랄하다.)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국인은 극빈을 면할 수 없었다.
 모든 한국인에게는 가난이 원수였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배불리 먹고, 입고, 따뜻하고 싶었다.
 6.25전쟁이후 급격히 가까워진 주한미군이라는 창문을 통해 본 초콜릿,

 과자와 빵을 먹고 싶었고, 털 외투를 입고 싶었으며,

 TV와 냉장고 그리고 침대생활이 소원이었다.
 바로 그때 5.16쿠데타로 군부정권이 등장했다.
 정통성 부재를 숨겨야했다.
 군부, 관료, 재벌의 국가주도 압축성장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철권통치와 재벌이라는 신종 황제오너들의 돈벌이가

 극성을 떨었다.
 모든 한국인들도 소유에 대한 욕망이라는 불길에 기름 붓듯, 전쟁을 치르듯,

 잘, 살아보세! 를 향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질주했다.
 그 덕에 한국인들은 TV, 냉장고, 세탁기, 싱크대, 아파트, 침대 그리고 드디어

 마이카를 소유하게 되었다.
 바캉스와 해외여행도 하게 되었다.
 드디어 소위 한강의 기적을 온 세상에 알리는 88서울 올림픽까지 개최하는

 국가 반열에 올랐다.
 세계가 놀랐다.

 그러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성한 한강의 기적이었다.
 속이 성할리가 없었다.
 편법, 탈세, 빚더미 경영, 정경합작과 유착, 흑막, 눈속임, 허세, 거짓, 부패,

 거품 들이 잉태하고 발호했다.
 정결과 근검과 성실과 책임은 촌스러운 언어로 전락했다.
 결국, 잘, 살아보세! 는 '나만 무조건 잘, 살아보세!' 로 타락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었다.
 모두가 모두에게 적이며, 타도 대상이 되었다.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잃게 되었다.
 모두가 천민화 되었다.
 그러다가 무리하게 부푼 풍선이 바늘에 터지듯 외환위기를 맞아들였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도 국가의 경제 효율을 높이는

 과제인 것처럼 보였으나,  결코 경제문제가 아니었다.
 이를테면 기업 구조정도 기업 환경개선이 우선한다.
 그것은 사회문제이며 철학의 문제다.
 잘, 살아보세,

 즉, ‘나만 무조건 잘 살아보세’에서  ‘바로 살아보세’라는 사고 전환의 문제다.
 '새롭고 진정한 풍요와 번영의 삶, 서로 돕고, 사랑하며, 치유하고,

 아름답게 사는 삶..!'
 그것이 곧,  ‘바로 살아보세’ 가 아니겠는가???”



워낙 다방면의 문제를 함축적으로 설명을 하다보니 세분화적으로는 나의 견해와 차이가 있는 점도 있으나, 전반적인 문제제기에 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한다.
우리나라의 기원(紀元)으로부터 진행돼 온 고대부터  현세까지의 역사는

지정학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면에 있어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여곡절의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얼마전 해외 유명인사가,

“역사적 사례와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한국의 존립은 사실상 기적과 같다.” 

라는 인터뷰 발언을 했었다.
이 발언에 “발끈했던 나, 그리고 한편으로는 인정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나” 의

이중적 괴리(乖離) 사이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4강구도 속에 남.북한이 존재해 왔다.
이런 이해타산적 구도가 복잡하게 얽혀진 현실에서 향후 통일을 구현해야하고,

외교적 절충과 타협으로 열강들의 주변에서 나름의 중심을 잡고 맴돌아야 한다.
그래서 미시(微視), 거시(巨視)의 양면을 들여다봐도 역시, 쉽지 않은 현실이다.
누군가,  우리는 강대국인가?  약소국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다소 의견의 차이는 있겠지만,  

강대국이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약소국이라 할 수도 없다.
참으로 애매한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세계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며,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하는가? 라는 화두(話頭)를 풀어야 한다. 
이 풀이가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향후 우리의 거취와 존립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화두에 대한 나의 의견은 이렇다.
"우리는 통일된 독립국이어야 한다.
 우리는 작으면서,  강한 중립국이 되어야한다.
 작음 속에서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작지만 열강들이 무시할 수없는 영향력이 있는 나라,

 작지만 국민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우수한 민족성과 고유한 문화와 사상을 초석(礎石)으로 세계의 교량중심국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빼고는 중국과 일본, 중국과 대만, 중국과 미국이,

 동북아시아와 열강들 간에 소통하기 어려운 지정학적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한다."

(본 의견의 근본은 도올 김용옥 선생의 저서와 강의 내용에 영향 받은 바가
  크다는 것을 밝힌다.)



사실, 반도국인 대한민국이 조선 중기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우리는 오랫동안

대륙으로 뻗어나가지 못했다.
이를 두고 과감하게 다시금 '북벌(北伐)' 이라 명명해도 좋다.
뛰어난 반도의 기질과 우수한 민족성을 가지고서도 수 세기 넘도록 우리는

섬나라인 일본보다 더 고립되어 우리의 민족정기를 퇴화 시켜왔다.
언제까지 우리 한민족이 미국과 중국사이의 꼭두각시로만 남아있어야 하는가?
오래전,  

‘서희 선조께서 송나라와 거란의 틈바구니에서 북방의 강동 6주를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획득(獲得) 했 듯이 우리민족의 뛰어난 지혜와 기개가

 다시 한번 발현되어야 할 시점이다.



"사람은 자연을 닮고, 경영은 사람을 닮았으니" 오염된 강물이 정화되어

맑은 강이 되기에는 오염의 시간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마음이 급하다 하여 빨리 가려 들다가 넘어지지도 말고,  대충 건너뛰지도 말고,

자신의 현 모습을 잘 성찰(省察)하여 주체성을 바탕으로 올바른 비전(Vision)을
세우고, 통일된 우리민족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그 날이 도래하기를

염원하며 글을 접는다.



추신 : 전번 독서평이었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에서

         상호간 상충되는 의견으로 타 회원과의 댓글토론에서도 입장을

         밝혔듯이,  

         “본인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한 곳에 못 박고자 하는 국수주의자도 아니요,

          저자의 성별, 국적, 직업, 사회적지위, 인종에 대해서 개인적 편견을

          가지고 호도(糊塗)를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우월주의를 가진 사람들의 일방적인 사고를

          별다른 여과장치 없이,  

          마치, 그것이 진리인양 무조건적으로 습득하려는 시오니즘(Zionism)은

          교조주의(敎條主義)와 더불어 경계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타인들이 그래도 오해의 소지를 불식시키고자, 내가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무슨 무슨 주의를 공개적으로 밝히라 한다면,

          "나는 '심산 김창숙’ 선생과 같은 열린눈으로  보편타당적이고,

          원칙을 바탕으로 한,  대의명분을 추구하여 민족혼을 지키고,

          국민 서로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자 하는  "개방과 통합의 민족주의"

          지향하고 있다고 말하겠다.”



** 개인적평점 : ★★★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사마천의 사기(記)에도 언급되어있는 노자(老子)의 말씀으로 정리하겠다.


“태상,  부지유지,  기차친이예지,  기차외지,  기차모지


 太上,  不知有之,  基次 親而譽之, 基次畏之,  基次侮之


 가장 뛰어난 임금은,


 그가 있음조차 알지 못한다,


 그 다음은 친구처럼 가깝다,


 그 다음은 두려워하며,


 그 다음은 업신여긴다.”


 

  • ?
    한창희 2004.09.14 09:00
    강신철 운영자님께..
    "Built to last"를 대충 훑어 보았는데 전작과 거의 유사한 또 하나의 破片이라 느꼈습니다. 구체적 정독으로 의견을 나눌 게제는 아니라 판단되어 선정을 보류하고 다른 책들을 선택하였습니다.
    기회와 시간의 여력이 닿을지는 모르나 가급적 상황에 따라 讀書하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송윤호 2004.09.14 09:00
    한창희 회원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또한 마지막에 회원님께서 지향하신다 말씀해주신 개방적 민족주의자에 대한 개념상의 동의도 그렇구요. 강신철교수님도 저도 zionism에 입각(?)한 이견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받을 것은 받아 들이고 여과할 것은 여과 혹은 우리에 맞게 수정된 정보/지식/느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에도 전적으로 동의하구요. 어쨌건 지난 번에 good to great 에 대한 의견은 몇몇 곳 혹은 전체적이고 낮은 곳에 깔려진 우월주의는 보이지만, 그것을 인정하더라고 나름대로 분석과 통계의 시도와
  • ?
    송윤호 2004.09.14 09:00
    여러 결과들이 나타내는 결론 혹은 내용들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많은 부분 적용해도 좋을 수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 ?
    한창희 2004.09.14 09:00
    송윤호님, 의견 고맙습니다. 무언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짐콜린스가 주장하는 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미 우리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사상적 장점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해보자는 의미입니다.
    제 글은 좋은 자질을 가지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민족과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경종의 필요성과 더불어 반성을 촉구하는 글 입니다.
    이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를 꼼꼼이 읽어보신다면 구지 해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드러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평에 대한 평을 하지 마시고, 책에 대한 평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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