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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컴퓨터, 스마트폰의 확산에 힘입어 정보 검색에 능하고, 정보의 소통과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다. 저자 미셀 셰르는 스마트폰이라는 제 2의 뇌를 가지고, 엄지 손가락으로 세계와 연결된 듯 보이는 이 새로운 세대를 엄지 세대라 부르며 이들의 분야와 파벌을 넘나드는 개방성, 상명하달 식이 아닌 수평적 정보 교류, 거주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영향력을 격앙된 어조로 예찬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24시간 접속할 수 있게 된 인터넷은 분명 놀라운 성과를 낳았다. 프로슈머처럼 bottom-up 식의 정보 이동이 늘어났고, 더 좁은 세부 분야로 갈라지며 현학적으로 변해가던 학문 영역들도 비 전문가들, 타 분야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출판과 미디어 산업이 취약한 지역의 사람들, 이를테면 아프리카나 남미, 아시아의 사람들도, 유럽이나 북미 대륙의 사람들과 같은 크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리눅스나 위키피디아처럼 여러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산발적으로 개입하여 빠른 속도로 큰 성과를 내는 경우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것이 저자가 예찬하듯 정말로 더 훌륭하기만 한 것이던가? 현실에서의 소속감이 줄어든 만큼 오갈 데 없어진 마음은 인터넷 상의 익명성 뒤에 숨은 폭력이 되어, 영화 <찌라시>에서와 같은 마녀 사냥을 하기도 한다. 피로 맹세한 절절한 이데올로기는 줄었을지 몰라도, 재미로 누군가를 파괴하는 일간베스트 같은 것도 생겨났다. 수시로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은 오감을 통해 지금, 여기를 체험할 순간들, 깊이 고민하며 통찰해야 할 시간들을 훔쳐간다.


우리는 정말로 이전 세대와는 단절된 존재들인가? 우리는 갈수록 개인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연대와 소속감이 행복에 있어서 절실한 생물 종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이다. 우리는 도시에 살면서 마트에서 장을 보기에 어떻게 농작물이 생산되는지 가까이서 보고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여전히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며, 기상 이변과 물 부족으로 80억 인구를 부양할 식량이 부족한 세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큰 세대이다. 이전의 세대와 더불어 살면서, 이전 세대가 인생을 바쳐 남긴 것을 물려받아 다음 세대에 전해줄 세대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혁신적으로 좋거나 나쁘다기 보다는, 그저 다르다고 하겠다. 지금 세대를 엄지 세대라고 굳이 분절해서 부르기 보다는, 그냥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이라고 하겠다. 아웃 소싱이란 말이 한창 유행이던 시절, “우리는 공장을 돌리는 대신 락 음악을 팔겠다” 라고 거만하게 말했던 미국은 제조업의 몰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눈에 보이는 많은 것이 변해가는 중에도 정말 중요한 어떤 것들은 변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달라 보이기에 저자 미셀 셰르가 심지어 ‘단절된’이라고 표현한 시대에서도 놓쳐서는 안될, 모듬살이와 삶의 소중한 가치와 지혜가 있다. 이러한 가치와 지혜를 찾아내고, 살려내고, 함께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이 책에서 열거된 변혁들을 좋게 사용할 방법을 함께 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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