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조회 수 13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터넷, 컴퓨터, 스마트폰의 확산에 힘입어 정보 검색에 능하고, 정보의 소통과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다. 저자 미셀 셰르는 스마트폰이라는 제 2의 뇌를 가지고, 엄지 손가락으로 세계와 연결된 듯 보이는 이 새로운 세대를 엄지 세대라 부르며 이들의 분야와 파벌을 넘나드는 개방성, 상명하달 식이 아닌 수평적 정보 교류, 거주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영향력을 격앙된 어조로 예찬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24시간 접속할 수 있게 된 인터넷은 분명 놀라운 성과를 낳았다. 프로슈머처럼 bottom-up 식의 정보 이동이 늘어났고, 더 좁은 세부 분야로 갈라지며 현학적으로 변해가던 학문 영역들도 비 전문가들, 타 분야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출판과 미디어 산업이 취약한 지역의 사람들, 이를테면 아프리카나 남미, 아시아의 사람들도, 유럽이나 북미 대륙의 사람들과 같은 크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리눅스나 위키피디아처럼 여러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산발적으로 개입하여 빠른 속도로 큰 성과를 내는 경우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것이 저자가 예찬하듯 정말로 더 훌륭하기만 한 것이던가? 현실에서의 소속감이 줄어든 만큼 오갈 데 없어진 마음은 인터넷 상의 익명성 뒤에 숨은 폭력이 되어, 영화 <찌라시>에서와 같은 마녀 사냥을 하기도 한다. 피로 맹세한 절절한 이데올로기는 줄었을지 몰라도, 재미로 누군가를 파괴하는 일간베스트 같은 것도 생겨났다. 수시로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은 오감을 통해 지금, 여기를 체험할 순간들, 깊이 고민하며 통찰해야 할 시간들을 훔쳐간다.


우리는 정말로 이전 세대와는 단절된 존재들인가? 우리는 갈수록 개인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연대와 소속감이 행복에 있어서 절실한 생물 종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이다. 우리는 도시에 살면서 마트에서 장을 보기에 어떻게 농작물이 생산되는지 가까이서 보고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여전히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며, 기상 이변과 물 부족으로 80억 인구를 부양할 식량이 부족한 세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큰 세대이다. 이전의 세대와 더불어 살면서, 이전 세대가 인생을 바쳐 남긴 것을 물려받아 다음 세대에 전해줄 세대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혁신적으로 좋거나 나쁘다기 보다는, 그저 다르다고 하겠다. 지금 세대를 엄지 세대라고 굳이 분절해서 부르기 보다는, 그냥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이라고 하겠다. 아웃 소싱이란 말이 한창 유행이던 시절, “우리는 공장을 돌리는 대신 락 음악을 팔겠다” 라고 거만하게 말했던 미국은 제조업의 몰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눈에 보이는 많은 것이 변해가는 중에도 정말 중요한 어떤 것들은 변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달라 보이기에 저자 미셀 셰르가 심지어 ‘단절된’이라고 표현한 시대에서도 놓쳐서는 안될, 모듬살이와 삶의 소중한 가치와 지혜가 있다. 이러한 가치와 지혜를 찾아내고, 살려내고, 함께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이 책에서 열거된 변혁들을 좋게 사용할 방법을 함께 열어가고 싶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6 공지 '초파리의 기억'을 읽고 2 엄준호 2007.06.18 3520
1375 공지 '꿈꾸는 기계의 진화'를 읽고 5 엄준호 2007.05.14 3516
1374 공지 스티븐 제이 굴드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2 이정원 2007.09.17 3513
1373 공지 최고경영자 예수 - Laurie Beth Jones 1 강신철 2003.06.09 3507
1372 공지 시간의 놀라운 발견, 슈테판 클라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2007 10 장현도 2008.04.28 3497
1371 공지 [42] 제레미 리프킨, '소유의 종말' 3 이동훤 2008.04.19 3496
1370 미러링 피플 (mirroring people) 소개와 번역자에 대한 고마운 인사 8 김갑중 2009.09.17 3490
1369 공지 자기암시(에밀쿠에) 채나연 2008.11.17 3478
1368 공지 '앎의 나무'를 읽고 5 엄준호 2007.06.07 3478
1367 공지 무한한 힘 나는 성공한다(1990) 1 권윤구 2003.05.29 3464
1366 공지 생명, 40억년의 비밀 - 리처드 포티 5 양경화 2007.05.12 3459
1365 공지 <구들장의 독서일기1>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4 류우정 2008.05.09 3458
1364 공지 이보디보 2 강민석 2008.02.13 3458
1363 공지 뇌,생각의 출현과 나 5 이윤정 2008.12.12 3448
1362 경영경제 4개의 통장 file 최윤배 2009.10.11 3439
1361 공지 부자가 되는 뇌의 비밀 -유상우- (21세기북스) 3 이재우 2007.10.08 3411
1360 공지 이기적 유전자 1 강민석 2008.02.13 3409
1359 공지 뇌의 마음 -월터 프리먼- 1 이재우 2008.09.01 3405
1358 공지 울 오빠가 참 안쓰러울때 임수빈 2003.06.25 3398
1357 공지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224) -사이토 다카시(황혜숙)- (루비박스) 5 이재우 2007.05.10 33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72 Next
/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