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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종기와 루시드 폴의 시,시가(詩歌),산문,소설 그리고 서한집(書翰集)


 마종기 시작詩作 에세이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 산문집 "안보이는 사랑의 나라"
 루시드 폴 시가집詩歌集 "물고기 마음" / 소설 "무국적 요리"
 마종기, 루시드폴 저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을 읽고....



 마종기님을 처음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우화의 강'이라는 詩를 통해서였다.
 강과 사람을 바라보는 평화롭지만 왠지 애잔해 보이는 감성에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를 찾아 읽었고, 의학을 전공하신 재미(在美)시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분의 급작스런 도미(渡美)과정과 먼저 떠나 보낸 아우에 대한 통한(痛恨) 등이 
 그 애잔함의 근원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마종기 시인의 시와 산문은 정직한 아이같은 순수함이 묻어있고, 
 일상과 주변의 사물을 통해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본다.
 어떤 그리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련한 추억과 회한이 보이기도 하는
 그의 시들은 마치 스스로를 토닥이는 위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온 마음을 다한 애잔하고 진심어린 그의 위로는 시를 읽는 내게도 전해져 물들어 온다.


 시인은 말한다.
 "나는 내 시가 한국 문학사에 남기보다는
  내 시를 읽어준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속에 남기를 바란다."
 
참으로 시인다운 멋진 말이다.

  ***********************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덧문을 아무리 닫아 보아도
 흐려진 눈 앞이 시리도록 날리는 기억들..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김연우라는 가수의 앨범속 어딘가에 들어있던 노래였는데
 정말이지 바람이 마음을 휘익~ 훑고 지나간 멍한 느낌이었다.
 
 도대체 가사를 쓴 사람이 누굴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루시드 폴.. 외국인인가? 잠깐 생각했으나 당연히 그럴리가 없었다.
 이런 가사와 정서는 우리말에 능숙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절대 쓸수 없으니까..
 
 그는 공학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였다.
 그가 부른 노래들을 찾아보니 노래는 신통치 않았으나 뭔가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었고, 가사가 마치 시처럼 섬세하고 예뻤다.
 그리고 나서 다시 들어보니 노래를 한다기보다 어쿠스틱기타에 의지해
 목소리에 음율을 실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 가사속엔 섬세하고, 깊이 있고, 오래 발효된 것 같은 은은한 향이 풍겼다.


 가사가 그런 느낌이었다면 번역일을 하다가 도전해 보았다는 그의 첫 소설은
 다소 장난스럽고 엉뚱하고 4차원적인 유머가 들어있다.
 아는 사람은 안다는 그의 스위스식 개그와 함께...


 ***********************


 연배도 다르고, 사는 나라도 다르고, 심지어 루시드폴이 가수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마종기 시인이 어떻게 편지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었을까...


 공학도였던 루시드폴이 스위스에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을때
 그가 닳도록 읽으며 위안을 얻었던 책이 마종기님의 시집 '이슬의 눈'이라고
 고백함으로써 이어진 만남이었다.


 나는 평소 친구가 되는데는 나이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열린 마음과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누구라도 가능하다.
 여기에 진솔한 마음과 세월의 곰삭음이 더해진다면 더 깊은 우정이 만들어 진다.


 두 사람의 메일을 통한 첫만남은 조심스럽고 어색했으나 2년동안 주고 받은
 소소한 일상과 진지하고 깊이 있는 대화는 서로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게 된다.


 어쩌면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대화를 바라보며, 문득 나도 이런 편지에 대한 설레임이 그리워 졌다.



                                                                                        2013.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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