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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2014.03.16 01:15

엄지족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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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하루아침에 나보다 스무살은 어린 사람들하고만 생활을 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10여년 직장생활을 하다?갑자기 연수를 가게 되면서 대학 기숙사로 들어가게 된 것. 태어나서 지금껏?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직장에서도 나랑 나이차이가 나야 고작?10살 근처인 사람들과 생활해왔던 나에게 드디어 거의 한 세대 차이가 날 수도 있는 이들과의 일시적인 동거 아닌 동거가 시작되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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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방인인 나에게 친절했다. 그들은 활기 넘쳤다. 그런데 그들은 무언가 나와는 달랐다. 처음엔 나이차이 때문이라고?생각했지만, 그들은 내가 그 나이때 살았던 방식과 달랐다.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개념과 그들의 개념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간혹 무언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당혹스러움은 분명 있었다. 그냥 내가 부적응하는 것인가?싶었지만, 그들이 악한 것도, 내가 악한 것도?아니고, 어쨌든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이 알수없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내가 답답했다. 주변에 물어봤지만, 모두들 나와 비슷한 당황스러움을 경험하면서도, 왜 그런지, 또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있었다. 심지어, 교사를 하는 친구, 선후배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신통치않은 답만 돌아왔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이 책을 선물 받았다.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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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궁금했던 것의 실마리가 있을까 싶어, 단숨에 읽어내렸다. 많은 부분 저자의 생각에 공감한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상황도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 무엇인가 결론이, 혹은 답이 책 말미에 있을 줄 알았는데, 엄지세대의 출현과 거기에?거는 기대만 있어서 사실 조금은 실망했다. 하지만, 예측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 예측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또 얼마나?위험한지 잘 알기에, 실망은 금새 이런 현실을 인식하는 어른이 우리 사회(전 지구적 의미)에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위안으로?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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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톤식 근대적 방식의 교육을 받아왔고, 산업발전으로 인한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등?근대 발전의 화려한 혜택에 익숙한 어른 세대는 사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세계는, 우리가 추구하는 영원한 무엇, 완결무결함, 완벽함, 절대성, 이런?것보다 불확정적이고, 끝까지 완전히 알 수 없다는 걸,
완벽히 다시 반복해 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무엇이든 일시적이라는 것, 영원한 사랑, 영원한 생명, 영원한 진리, 이런 것은 머릿속에나 있지, 현실을 그렇지 않다는 것.

난 그 어렴풋한 끈들을 따라 책을 찾았고, 배우러 다녔고, 그리고 현대를 만나 자유를 얻었다.

그런데, 그들은 달랐다. 애초에 태어날때부터 그러한 자유를 알고나 있었던 듯, 나만해도 책으로 문자로 먼저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게 됨으로 인해 비로서 현대에 들어섰는데
, 그들은 아예 처음부터 현대에서?현대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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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셀이 주목한 엄지족의 특징들 대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근대와 결별을 한 이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현대”라는 세계관의?특징들이다. 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본다면, 현대의 특성들은?버릇없고, 기괴하고, 원칙에서 어긋나고, 무너질 것 같고, 불안불안하다. 하지만, 현대 시각으로 보는 현대는 자유롭고, 다양하고, 활기차고, 다채롭고, 풍부하다. 흔들리지만, 중심을 잃지 않는다. 어른들은 걱정스런 마음에 행여나 내가 구축해온 세계가 망가지기라도 할까봐 이 세계를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기를 불안해하지만, 이건?어디까지나 어른들의 노파심이다.(라고 믿고 싶다.) 21세기는 그들의?세계이고, 현대화된 어른들의 세계이기도 하다. 원칙과?원리, 법칙이라는 칼을 들이대며 세상을 바라보라는 강요가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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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향해가는 우리 사회가 현대인으로 대변되는 엄지세대들에게 전통적 잣대를?들이대며 평가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근대적 시각의 ‘자’로 현대를 측정하는 오류가 될 수?있다. 이제 우리는 자유를 얻었고, 세상을 우리 마음대로?창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지게 되어?있다. 그 다채롭고 창조적인 세상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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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완벽하게 혹은 충분히 현대인에 되지 못한 나, 과거에 비해 많은 불안을 떨쳐냈지만,?솔직히 아직도 조금은 불안하다. 하지만, 믿고 싶다, 그대들을. 아니, 믿는다, 그대들의 열정과, 그대들의 치열함, 그리고 그대들의 솔직한 시대정신을.?엄지세대여, 무한한 자유의 날개를 달고, 우리의 미래를 마음껏 창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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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랑지1.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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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자신의 열정을 쏟을 그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발견만 한다면, 대부분의 엄지족들은 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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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족들이 가진 재능과 끼를, 그들의 열정을 폭발시킬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구체적인 방법이 뭐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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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나는 구세대??

- 국가는 계속 될 개념일까? 현대적?의미의 국가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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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으로 공부하는 것과 종이로 공부하는 것과의 효율은 어떤 차이가?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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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지식의 접근이 평등한 시대’라는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모든 지식의 접근이 평등할까? 지식의 평등화가 있지 않을 때, 현대에서 어떤 일이 생기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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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의 전달을 제외한다면, 현대?교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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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 평등화의 시대. 지식 홍수의?시대. 그리고 더불어 주어진 창조의 자유. 이 상황에서?조작되지 않은 정보를 어떻게 골라내고, 무한대의 자유를 방종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누릴 방법은?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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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랑지2. 파리 노틀담 사원 출입문에 있는 성 드니 조각. 사원을 나오며 다들 그냥 무심히 지나쳤는데, 끼리끼리라고... 일행 중 이걸 처음 발견한 사람은 다름 아닌?엄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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