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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백북스 선정도서 중 에릭 캔델의 '기억을 찾아서'와, 비고츠키 논문정리서인 '마인드 인 소사이어티'를 읽고 나서, 이 두권의 조합이 제게 참 좋았습니다.
인간, 특히 제가 생활하고 일을 하면서 만나는 '아이'라는 존재에 대해 신경세포단위 하나에서부터, 자아, 사회까지 아우르는 Top-down / Bottom-up 의 만남이라고까지 다가왔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생활과 일의 대부분이 '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만나고',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보니, 책들을 읽어도 죄다 아이에 대한 생각으로 귀결이 되는 편입니다.
심지어, 발달에 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면서 박문호 박사님의 강의를 통해 '중력'의 기원이 '우주'의 기원이다 라는 것을 배우고 감동하는 중인데, 아직 물리학은... 좀 갈 길이 많이 머네요.

아이들의 발달을 이야기할 때, 섣불리 뇌와 신경의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경우 '어떻게 하면 아이의 뇌가 좋아지는지'에 대한 비법을 더 궁금해 하게 되는 경향이 어른들의 마음에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신경이 발달해 가는 과정은 그냥 생물학적인 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고, 마냥 좋은 외부의 환경과 경험만이 타고난 신경을 변화시키는 것도 아닌 것이라는 것을 위 두 권의 책을 통해 다시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두 책을 읽고 난 뒤, 다시 꺼내서 읽고 밑줄 치고 보면서 한꺼번에 펼쳐 늘어놓은 책들이 다음의  두 권입니다. 그래서, 책이 가지를 뻗어가고 있습니다.

1. 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What's going on in there?) -
   : 리즈 엘리엇 저 / 안승철 역 / 궁리
  아마, 자폐증에 대한 연구가 많아진 만큼 최근 관심이 향상되는 연구에는 '아동'에 대한 여러가지 실험 연구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신경발달은 직접적인 뇌영상이나 뇌기능적인 실험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신경의 발달과 더불어 아이들의 행동발달과 연결지은 책들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는데, 이 책은 세세한 신경생리적 설명과 더불어 양육에 대한 가치관까지 잘 제시해 주고 있어서 보고, 또 보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밑 줄 긋는 곳이 달라지고, 받아들여지는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단순하고 쉬운 책은 아니지만, 신경에 대해 너무 복잡하게 쓰여지지 않은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역자의 말이 참 감사합니다. '그저 신경생리학에 대한 전반적 지식만 얻으면 그만이려니 했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니 이 책은 나 혼자 읽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아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기에', '화를 내지 않는' 어른이 되어 가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합니다.

2. 살아있는 글쓰기
   : 이 호철 저 / 보리
  이 책을 읽으면서, 나중에 꼭 이분을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서나 양육서들 중 정말 많은 책들이.. '어른의 의도대로 되는 아이 만들기 비법전수'라는 어떤 사명감에 불타는 듯 합니다. 그런 책들을 보다 보면 (읽을 수가 없습니다..), 내용 중에 참으로 발달과정에 맞지 않고, 신경학적이지 않은 내용들을 잘도 포장해서 내어 놓습니다. 그리고는 잘 자란 아이들을 '어른들의 성공'으로 축하합니다.
'살아있는 글쓰기'라는 책을 지난 번에 어떤 선생님께 추천을 받아 읽은 적이 있는데, '마인드 인 소사이어티'를 보다가 다시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들이 대부분 압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그렇게 어릴 때부터 '글씨쓰기'를 연습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글씨를 쓸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비고츠키의 말대로 '제스쳐'와 '그리기'를 의미있게 하면서 언어를 더 가져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약돌'이 받아쓰기 문제인데, 조약돌을 만져본 적이 없는 아스팔트 도회지에서 사는 아이들이 그냥 'ㅈ+ㅗ / ㅇ+ㅑ+ㄱ / ㄷ+ㅗ+ㄹ'을 씁니다. 점수가 중요하지, 과정과 의미는 공감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과정을 이 호철 선생님은 '죽어가는' 아이들의 생활로 안쓰럽게 여기면서, 
자신이 실천하고 계시는 교실 속의 혁명을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이 분의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교육 속에 교육 철학 뿐 아니라, '신경발달'과정이 보이는 듯합니다.

책을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이 분의 책도 보고 또 보면서, 더 찾아 보고 싶어서 다시 서점을 가야겠습니다.
  • ?
    문건민 2010.04.26 01:12
    잘 읽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가끔 (특히 몸이 피곤할때)
    평소엔 받아주던 일인데도 '나도 모르게 화를 내는' 제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화를 내지 않는' 어른이 되어 가신다니 부럽습니다.
    비결이 무엇일까 정말 궁금합니다.

    <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는
    여러달 전 사두고서 못 읽고 있던 책입니다.
    보고 또 보신다니 저도 꼭 읽어볼게요.
  • ?
    지석연 2010.04.26 01:12
    화를 내지 않는 어른이 되어가는 거지,
    화를 안 낸다는 건 아녜요.. 화를 그나마 좀 덜 내게 된다고 할걸...
    그래도, 알면 화가 덜 나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저자 리즈 엘리엇이 책 마지막 즈음에 "모든 엄마(부모)는 죄책감을 갖는다"라는 말을 써놓았습니다.
    부모가 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타인의 시선 때문이 아닐까, 아이를 정말 있는 그대로 보지 않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그렇구요..
    비결이 있겠어요, 어디...

    아이가 내게 배움을 주는 '책 이상의 책'이라 생각하는 것은.. 그래도 하나의 비결이 되지 않을까요....
  • ?
    이정원 2010.04.26 01:12
    제가 결혼하는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두꺼운 편이어서 만만해 보이는 친구한테만 선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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