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을 읽고

by 신동찬 posted Mar 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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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일정한 형식 없이 느낀 점을 마구 쓴 것이다. 
 신체의 변형과 연장의 지각으로부터 시작하는 스피노자의 공리는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 몸과 몸이 차지하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 모든 감각에 우선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현재를 사는 인간 모두에게 결여되지 않은 보편적인 능력이라는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언어의 한계에 있어서 '느낌'이란 말이 세분화되지 않아 몸과 그 변형과 그것을 반영하는 신경과 그 전달과정과 뇌의 호르몬, 전기 자극, 뉴런 활성화, 뇌 세포의 활성화와 그것들로부터 비롯되는 뇌에서의 기억의 저장과 옛 기억과의 합성, 변형과정과 그로부터 도출되는 '느낌'이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느낌이 차지하는 단계가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게 되었다. 
 통증은 느낌일까. 신체의 자극 없이도 느낄 수 없을까. 단지 기억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사람들, 심지어 볼 수 도, 들을 수도 있는 사람들... 그들은 미친것이 아니다. 

 뇌는 사람마다 다르다. 뇌는 우리 신체의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해서 실제 세계를 반영하여 머리속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로써 세계는 사람 수 만큼 많아진다. 

 언어의 한계가 세계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처럼, 신체 감각기관의 한계가 세계를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신체의 감각기관과 뇌의 처리기관은 세상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 그것은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생물체에게 사치이고 비효율적이다. 그런것에 에너지를 투자하는 생물체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조화란 허울좋은 자기 합리화이다. 인간에게 밟혀 소리없이 죽어 없어지는 개미들처럼 인간도 그렇게 밟혀 죽는것을 두고 마땅히 조화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인간에게 부조화가 무엇인지는 훨씬 더 명확하다. 돈과 자원때문에 무기를 사용하여 다른 인간을 죽이면서도 그것은 정의와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떠드는 것이 부조화다. 

 인간의 뇌에 있어서 조화란 자기 보존을 위한 자기 합리화다. 뇌는 자기 보존을 위하여 세계를 서슴없이 왜곡하여 반영하거나 반영한 정보를 왜곡한다. 이 과정은 인식되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새로이 입력되는 자극이 없다면 뇌가 만든 세계에서는 환상과 실재를 구별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신체를 한계상황까지 몰아가는 구도자들이 환상을 보는 이유도 이런 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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