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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8 09:00

"황 태 자 비 납 치 사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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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고'

개인적으로 '김진명'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이 작가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소설을 많이 쓰는데, 이 소설, 황태자비 납치사건도 그랬다. 한창 교과서 왜곡 문제로 온 국민이 분노했던 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가운데, 소설 속에서도 나왔듯이, 우리는 지금 슬그머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 완강히 대처하지도 못했고 대사관도 이미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런 우리의 모습을 일본인들은 우습게 보겠지.

일본 황태자비가 오페라를 관람하는 도중 납치를 당하게 된다. 그녀는 오페라 도중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고등학교 동창생들을 만나 것 뿐인데 이 도중 납치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 국민들은 분노하고, 전국적으로 황태자비를 찾기 위한 수사가 이루어진다.

이도중 일본 최고의 경찰인 다나카가 등장한다. 그는 현장부터 둘러보면서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하는데, 그 범행은 너무나도 대담하고 또 완벽해 보이는 것이었다. 다나카는 황태자비의 고등학교 동창에게서 정보를 얻어 점점 범인의 범위를 좁혀갔다.

범인은 황태자비를 산속 한 주택에 머물게 한다. 세끼를 꼬박 챙겨 주었으며, 방은 아주 편안했다. 하지만 황태자비는 자신의 위엄을 헤치지 않기 위해 밥도 먹지 않았다. 그러던 중 범인은 황태자비에게 몸을 생각해 밥을 먹을 것을 권하며, 읽어보라면서 몇권의 책을 건네준다. 황태자비는 자신이 왜 납치되었느지 이유를 알기 전에는 책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다나카는 조사를 하던 중 두명의 범인중 한명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일본에서는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더욱 분노하고, 한국으로 많은 경찰을 동원해 범인의 신상을 파악해 보지만 이미 범인은 미국으로 건너가 있었다. 다나카는 혼자 한국으로 건너가 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그래서, 범인중 한명인 '이인호'의 조상이 옛 명성황후가 살해될 적 막으려 했던 한 농민과 군사정권에 정당히 대항한 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공범이 이에 역사에 지식이 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황태자비는 규칙적으로 운동도 시켜주며 진심으로 자신을 배려하는 범인의 마음과 보이지 않는 장엄함테 믿음이 쌓여간다. 그러면서 스스로 탈출할 것을 포기 한다. 그리고 범인이 건네 주었던 책을 읽어보게 되는데, 그것은 역사책이었다. 한권은 막 채택된 새 일본 역사책이었고, 다른 한권은 한국의 역사책이다. 그녀는 두 책을 비교해 가며 꼼꼼하게 읽어본다.

다나카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명성황후살해 사건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게 된다. 그러던 중 친구를 통해 명성황후관련 비밀 문서를 받게 되는데 그 중 435호 문서는 없었다.

황태자비는 범인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납치가 옛 민비살해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명성황후의 끔찍한 죽음을 이야기 들으면서 마음아파 한다. 그러던 중 황태자비가 아프게 되는데, 범인은 전혀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간다.

그녀는 범인의 마음에 더 감동을 받게 되고 범인의 요구가 435호 문서를 공개하라는 것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435호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범인은 다시, 435호 문서를 공개할 것과 민비의 시체가 왜 불태워졌는지 밝히라고 하였다. 이에 일본국민들의 관심이 몰리게 되었지만, 국가는 끝까지 그것을 밝히지 않는다.

한편 경찰 수사력이 범인의 집까지 미치게 되자 황태자비는 몰래 숨기까지 했으나, 끝내 탈로 나고 만다. 이에 일본의 세력들은 435호 문서를 아는 범인을 살해하라고 지시하나, 다나카가 뒤늦게 나타나 범인의 죽음을 막는다. 풀려난 황태자비는 황태자의 도움을 받아 435호 문서를 다나카와 함께 찾아내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유네스코의 일본 교과서 불량 판정 마지막 심사에서 한국측 증인으로 나서면서 435호 전문을 공개한다. 그것은 민비의 끔찍한 죽음의 확실한 증거였다. 그리고 그녀는 황태자께 부탁해 범인을 한국으로 석방시켜 줄 것을 권한다. 마지막은 황태자비가 범인에게 일본은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로 끝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렇게만 됬다면.. '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마음이 후련해 질 듯 싶다. 소설에서도 역시 우리 한국인은 결국은 끝가지 완강히 나가지 못한다. 범인은 황태자비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소득없이 물러난다. 하지만 결국 명성황후의 죽음은 밝혀지게 되는 것이다. 일본인의 깡패들이 명성황후를 죽이기 위해 궁으로 한밤중 몰려온다. 그들은 누가 황후인지 구분이 어렵자, 여인들을 모두 죽이고, 세자를 데려다 확인시킨다. 그녀의 몸은 칼로 난도질 당해지고, 더렵혀 지자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이 분노할까봐 그녀의 시체를 불태운다. 참으로 기가막힌 사건이다. 자꾸만 죽어가면서도 세자의 건강을 물었다는 명성황후의 모습이 생각나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아무리 일본을 싫다고 해도, 이번 역사 교과서에 대해 대응한다 해도 일본인들이 올바른 역사를 모르고 있는 이상 우리의 모습은 그저 감정에 치우치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하루빨리 일본인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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