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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 소개한 닭과 메추라기의 키메라 실험을 떠올려 보자. 메추라기의 신경관을 이식받은 닭의 배 안에서 닭의 흉선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메추라기의 신경관에서 유래한 색소세포도 피부에 분포하기 시작한다. 뒤에 발생하게 되는 닭의 흉선은 메추라기 유래의 신경세포와 색소세포를 자기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리하여 메추라기 색의 깃털을 단 닭, 즉 키메라 동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후 몇 주 사이에 닭의 면역계는 갑자기 메추라기 유래의 세포를 비자기로 간주하기 시작한다. 메추라기 세포를 발견한 닭의 T세포는 그것을 이물로 배제하는 것이다. 메추라기의 신경세포는 거부되어 키메라는 해체되고 동물의 자기도 죽는다. 일단 이식을 받아들인 닭의 면역계가 왜 갑자기 메추라기를 배제하고자 하는가? 관용의 성립에는 아직껏 통일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남아 있다. 이것 역시 면역학적 자기가 단순히 흉선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정해진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자기는 이 예로 알 수 있듯이 시시각각 변모하고 있다. 어제까지 자기였던 것이 오늘은 비자기가 될 수도 있다. 각각의 시점에서 자기의 동일성이 존재한다고 해서 진짜 연속성을 가진 자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전체를 조망하면 면역학적 자기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응하는 자기, 인식하는 자기, 인식되는 자기, 관용하게 된 자기. 이런 식으로 자기는 면역계의 행동양식에 의해 규정된다. 그렇다면 자기자기의 행위이지 구조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게 된다. 현대 면역학은 자기의 행위가 자기를 규정한다는 점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211-212)


 


나는 정말 나일까.


 

개체의 행동양식, 이른바 정신적 자기를 지배하는 뇌가 또 하나의 자기를 규정하는 면역계에 의해 아주 간단히 비자기로 배제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요컨데 신체적으로 자기를 규정하는 것은 면역계이지 뇌가 아니다. 뇌는 면역계를 거부할 수 없지만, 면역계는 뇌를 이물로 거부할 수 있는 것이다.(17-18)

 

도대체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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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5.01 16:13
    지식의 끝은 어디인가? 인간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요로다케시의 죽음의 벽에서인가 유뇌론 인가에서 '신체(굳이 말하자면 뇌)는 우리가 인식하던 못하던 간에 이미 스스로 사라질 것을 알고 있다.' 는 내용과 (이 말과 연계되는 말 같은데..) 최근 떠오르는 생각은 인간은 우주의 진리를 인식하던 못하던 간에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컴퓨터를 만들었지만 의도적으로 인간을 본떠서 만든 것인지 자연스레 인간과 닮은 것인지..

    재미있는 것은 교육학 학습이론 중에 인지주의 쪽으로 넘어가면 정보처리이론이 있는데 이 이론은 컴퓨터의 정보 처리를 빗대어 인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보아도 컴퓨터의 메모리는 단기기억, 인출해서 작업하는 작업공간에 해당되고 하드디스크는 장기기억 등이죠. 파워서플라이는 우리 신체의 심장과 닮아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또 하나, 신화의 내용들을 보면 단지 인간의 상상력인지 아니면 이미 알고 있던것들에 대한 은유적 표현인지..

    결국 지식을 탐구하고 그 방향성이 인간의 내적, 외적인 방향으로 알아가지만 마지막 종착역은 인간으로 되돌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에 보면 임사체험을 통해서 죽음을 여행하는데 인간이 죽어서 그 영혼이 은하계 중심으로 이동한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번에 월급도 받고해서 그동안 못산책을 주문했는데 이 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게되면 깊이있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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