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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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라톤의 동굴속에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행위이 수동성(그리고 편재성), 바로 이것이야말로 사진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메시지'이자
사진이 드러내놓는 공격성이다...카메라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에 일종의 공격성을 내포되어 있다...(24쪽) 애초부터 사진은 가능하면
온갖 피사체를 모두 다 포착해두려는 뜻을 갖고 있다. (23쪽)



=> 근래에 이런 공격성에 대한 윤리의식이 없이 자신의 만족을 얻으려 거침없이 찍는 "몰카"의 현실도, 얼마나 큰 공격이고 폭력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사진이 예술이 된 것은 사진이 산업화된 이후이다. 사진이 산업화 되어 가자 사진작가의 작업에서 사회적인 용도를 찾아내려는 분위기가 싹 텄고, 이런 분위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진을 예술로 인식하려는 자각이 강화된 것이다. (24쪽)




현대의 가장 독특한 활동, 즉 관광과 나란히 발절한 것도 그래서 이다. ..사진은 가족, 친구, 이웃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이뤄진 일련의 소비 활동을 기록해 준다...대게 과거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는
듯하다. (26쪽)



=> 과거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것이 산업화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대성공을 거둔 동시대 포토저널리즘이 공포감을 자아내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사진작가들이 다음과 같은인식, 즉 사진이냐 살아 있는 피사체냐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에서 사진을 선택하는 것도 타당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29쪽)




모든 사진은 *메멘토 모리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또는 사물)의 죽음, 연약함, 무상함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런 순간을 정확히 베어내 꽁꽁 얼려 놓는 식으로, 모든 사진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리는 시간은 증언해 준다...사진은
유사 존재이자 부재의 징표이다. (35쪽)



=> 여행사진, 사라진 풍경, 사람 그리고 모든 것
*메멘토 모리 : 죽음을 기억하라.




움직이는 이미지보다는 사진이 기억하기 훨씬 쉽다. 사진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시간의 어느 한 순간을 깔끔하게 포착해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젼이 흘려보내는 이미지는 신중히 선택된 것이 아니다. (39쪽)



=> 근래 디카보급이 많이 되면서, 찰라의 작품은 찾기 어렵다. 오랜 시간 고뇌하며 기다린 사진 한장보다 자동 셔터에 지나간 몇십장의 디지털 이미지 중 하나일뿐 텔레비젼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쏟아져 나온, '의식화된' 사진은 우리의 양심을 일깨워 왔던 것 못지 않게 우리의 양심을
둔감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사진에 담긴 윤리적인 내용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결국 제 암무리 조잡한 사진일지라도 거의
모든  사진의 예술적 수준을 결정해 주는 것은 바로 시간인 셈이다. (44쪽)



=> 나의 의식을 사진에 투영했을 것이라, 자족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희소성에 의해 예술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과 의식은 그 시대를 투영하지 못한다면, 후대에는 쓰레기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진에 강박감을 갖고 있다는 말이 틀린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경험한다는
것을 바라본다는 것으로 자꾸 축소하려 한다. 결국 오늘날에는 경험한다는 것이 그 경험을 사진으로 찍는다는 것과 똑같아져 버렸고,
공개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이 그 행사를 사진으로 본다는 것과 점점 더 비슷해져 버렸다. 말라르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책에 씌어지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어버렸다. (48쪽)

* 쪽 표시가 된 부분은 저자인 손택의 글이고,
  '=>' 표시는 박주한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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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민수 2012.07.01 19:02
    보내주신 글을 갖고 함께 이야기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글로나마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 ?
    정남수 2012.07.01 19:02
    모든 사진은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확 꽂힙니다.
    "남는건 사진뿐이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정말 긴 시간히 흘러 남는건 사진뿐이겠네요...흐흐

    임민수님과 박주한님의 대화 잘 들었습니다.ㅎㅎ
  • ?
    박주한 2012.07.01 19:02
    고맙습니다..이런 대화가 익숙지는 않지만, 다음에는 꼭 참석해서 대화를 하겠습니다.^^
  • ?
    임민수 2012.07.01 19:02
    아~ 제가 설명을 정확하게 하지 못해서 오해가 벌어졌네요.
    정남수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지면을 통해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역시, 남는 것은 사진 뿐이야"라는 말로 사진 찍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할까? 이번 모임에서 "남는 것은 사진 뿐이야"라는 이 유명한 말을 갖고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보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 ?
    신동호 2012.07.01 19:02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사진을 남긴다"
    내면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 내어 남기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때문이 아닐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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