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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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인문학 |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불러내기 _?카메라를 든 광학자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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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16-01-28(목) 오후 7시30분
- 장소 : 대전 카페 <늘픔>
- 회비 : 없음
- 총무연락처 : 010-4420-7189

함께 읽을 이미지 : 신동호 사진가의 사진들
발표자 :?신동호?(광학자)

160128.jpg

현대인이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하는 일이 있다. 차려진 음식을 촬영하는 행위다. 눈으로만 보아도 식욕을 돋우는 음식 앞에서 젓가락보다 먼저 잡는 것이 카메라다. 밥상 위에 올라온 것들은 이렇게 식도락가의 사냥감이 된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 사람들은 온순해진다. 밥상 위에 새로운 먹이 감이 올라와도 이전과 같은 전투력은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를 드는 이도 없고 젓가락을 잡는 이도 드물다. 조용히 자리를 뜬다. 그리고, 그들만의 흔적이 남는다. 그들의 흔적은 종업원의 몫이 된다. 이렇게 사람은 일상에서 흔적을 남긴다. 치열한 사냥터는 기록하면서 그 이후 남겨진 것은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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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 아이들이 놀고 난 자리, 먹고 남은 찌꺼기, 자연스럽게 풍화된 벽, 내가 늘 바라보는 사물이고 사진의 대상이다. 내 사진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현장으로 돌아와 나를 당황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일이 벌어진 시간대와 완전히 분리하기 위해 약간의 시간간격(delay)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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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은 눈이 즐거운 사진은 아니다. 좋다고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런 사람들에게 왜 좋으냐고 물어보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오래 전, 사진 동호회 시절 한 장의 사진을 전시회에 내 건 적이 있었다. 전시를 준비했던 후배가 조심스럽게 사진에 대해 물어왔다. “선배님 사진은 이해가 안 되요.” 그 말에 그냥 웃었다(나도 몰라). 사진과 인문학 모임에서는 이 사진을 보고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다.

(신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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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은 보이는 것을 기록하면서 언제나, 그리고 그 본성상, 보이지 않은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은 연속성에서 떨어져 나온 하나의 순간을 따로 떼어내어, 보존해서, 제시한다.?
(『사진의 이해』, 존 버거, 34쪽, 열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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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철학적 직관은 일상적인 의미에서 '발전(develop)'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감광판처럼 '현상(develop)'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윤곽과 명암은 뚜렷해지지지만, 감광판에 찍여 있는 이미지는 처음부터 거기 있던 그것이다.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수잔 벅-목스, 19-20쪽,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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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는 궁극적으로 이런 깨달음을 들려준다. “ 저기 표면이 있다. 이제 저 표면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혹은 느끼거나 직관으로 바라보라). 그 표면이 이런 식으로, 혹은 저런 식으로 보여질 때 현실은 어떻게 보일런지 말이다.” 이렇듯 사진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설명할 수 없기에 우리를 끊임없이 추론, 사색, 환상으로 초대한다.
(『사진에 관하여』, 수전 손택, 46쪽,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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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장소>

카페 <늘픔>.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2-3번지. 042-863-0514

카페 늘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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