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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모임 공지 (사진과 정신분석학 1_우리가 응시하고 있는 것은 이미지일 뿐인가)

by 임민수 posted Oct 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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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인문학 | 우리가 응시하고 있는 것은 이미지일 뿐인가 (사진과 정신분석학 1)

- 일시 :?2015-11-26?(목) 오후 7시30분
- 장소 : 대전 카페 <늘픔>?
- 회비 : 없음
- 총무연락처 : 010-4420-7189

함께 읽을 이미지 :?우리가 응시하고, 응시되고 있는 이미지들
함께 읽을 책?:?『라캉 읽기』 (숀 호머 지음, 김서영 옮김)?

발표자 :?신동수 (abstract photographer,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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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숀 호머Sean Homer는 자신의 책 서두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이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 이후 가장 중요한 정신분석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분석가의 50% 이상이 라캉학파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의과대학에서는 물론 학회에서 라캉을 언급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정신과 의사인 발표자조차 [사진과 인문학] 모임을 통해 사진과 이미지를 공부하면서 라캉을 처음으로 만나 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전 세계 분석가의 50%라니…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나머지가 50%나 된다는 것.

학창시절 분석심리학Analytical Psychology를 정립한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에게 매료 되어 결국 정신과 의사가 되었기 때문에 나름 정신분석 분야에서 알려진 학자나 분석가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작 임상현장에서 라캉을 만나거나 그의 논문이나 글,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거의 없었다. 오늘날 정신분석치료만을 고집하는 정신과 의사는 거의 없다. 전공의 시절 뉴욕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우리나라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소개하는데 평생을 바치신 은사께서 분석 과정 중에 내담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요법을 함께 쓸 것을 권고하셨던 기억이 난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psychoanalysis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경과적 선택이며 언젠가는 신경과학neuroscience으로 설명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신경과학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오늘날, 정신분석만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고집하는 정신과 의사는 없다. 정신분석은 구시대의 유물로, 수련과정 중에 경험이 필요하니까 공부한다는 정도이고, 수많은 치료방법 중 하나쯤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유는 많겠지만 프로이트를 포함한 많은 정신분석가들조차 ‘정신분석이 과학이냐?’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신의학의 발전에 정신분석이 미친 영향이 크기는 하지만 증거-중심의 의학에 근간을 두고 있는 현대의학에서 정신분석은 아직도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 책의 발제를 준비하며 놀란 점은 정신과 의사인 라캉의 글들이 오히려 예술계에서 널리 읽히고 토론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가 프랑스 정신분석학회에서 분석가 자격까지 박탈당하고 방출된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그래서인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안에는 라캉모임이 없다. 정신과 의사인 김종주 선생님이 라캉읽기 모임으로 시작해 한국라캉학회(현재 공식 명칭은 ‘한국 라캉과 현대정신분석학회’)를 만들기는 했지만, 임상사례 보다는 종교, 사회, 문화, 정치적 이슈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나마 임상사례에 대한 논문은 울산의대 강릉아산병원 정신과 백상빈 교수의 [영상기법을 통한 정신병 환자의 분석적 정신치료](2005년 겨울호) 정도인데, 환자에게 자유롭게 동영상을 찍어 오게 해 이미지를 통해 환자의 무의식을 분석하고 치료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아주 초보적인 연구가 있는 정도였다. 이 논문과 한국에서의 라캉에 대한 재미있는 논쟁이 이글루(http://egloos.zum.com/coolleft/v/1796621)에 있어 소개해 본다. 이곳의 논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라캉은 우리 나라에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듯 하다.

?그런데 임상현장 밖에서, 특히 예술계에서 라캉이 많이 읽히고 토론되며 인용되고 있었다.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그를 만나 보기로 했다. 임민수 선생님의 권유를 받고 그에 대한 책 중 가장 부피가 작은 문고판 한 권을 찾았다. 이 책이 바로 이번 달에 함께 읽을 숀 호머의 [라캉읽기]이다. 책 안쪽 표지에 서점에서 받은 날짜가 2013년 11월 25일로 기록되어 있다. 300쪽 남짓의 이 책을 2년째 폈다 덮었다를 반복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책의 영문판 pdf? 파일(https://iedimagen.files.wordpress.com/2012/01/jacques-lacan-routledge-critical-thinkers-sean-homer.pdf)이 공개 되어 있어 함께 대조하며 읽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진과 인문학] 모임에서는?라캉을 읽기는커녕 힐끔 바라보기만이라도 가능할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가능하다면 라캉의 용어들 사진과 이미지를 공부하는데 필요한 용어 정도는 함께 정리해 기회가 있기만을 바란다. 라캉을 포함한 정신분석가들은 자신의 이론을 죽을 때까지 수정하고 보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자기 이론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학자로서는 참 바람직한 태도이지만 그를 따라가는 후학의 입장에서는 고통스럽기 그지 없는 일이다. 발표를 앞두고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라캉의 불어 강의 영상을 구경(!)하기도 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말은 잘하나 보다. 기표될 수 없는 언어란 무의식(?)으로조차 분석될 수 없는 무의미(!)한 잡음일 뿐인데… 이것도 또 하나의 무의식적 응시gaze의 일부일 것이니… 단지 믿는 것이 있다면 우리 [사진과 인문학] 회원들의 오랜 인문학적 감수성이 핵분열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

(신동수?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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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장소>
카페 <늘픔>.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2-3번지. 042-86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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