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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에게 책은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한 방편이며, 다른 누구에게는 학점과 취업을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경우 독서는 취미와 교양 그리고 재미가 중요한 동기가 될 것이다.


독서라는 것도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획일적인 의미로 정리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시점에서 독서는 평범한 다양성을 넘어선다.


때때로 독서는 어떤 대상을 사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학문의 의미와 연결된다. 사유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해석하고 비평하는 것이다.


 


사유를 실천의 한 측면으로 이해한다면, 사유와 독서는 대상에 대한 또 다른 개입이다.


독서는 사유하게 하며, 사유하는 힘을 길러준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다.



 


오랜만에 독서의 의미와 재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을 만났다. ENDLESS UNIVERSE 폴 스타인하트, 닐 투록의 이 책을 백북스의 김원기님이 번역한 것이다. 살림출판사 정가 12,000원.





 




우주론에 대한 책으로 <시간의 역사>, <빅뱅>, <엘러건트 유니버스>, <최종이론의 꿈>과 같은 책들이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우주는 어떤 모습이며,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 그런 질문에 대한 이론물리학자들의 대답이다.



 



기존의 빅뱅론에 의하면, 우주는 한점에서 빅뱅으로부터 시작됬으며, 빅뱅 직후 1초도 되기전에 인플레이션을 통해 우주는 초고속으로 확장되었고, 우주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중력, 강력, 약력 그리고 전자기력이 분리되었다. 결국 <최초의 3분>이 되었을 때, 수소와 헬륨의 원자핵이 탄생하여 현재와 같은 은하와 별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끝없는 우주>는 이러한 빅뱅 이론이 인플레이션 모델과 암흑에너지 등에서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비판하며, 영원히 회귀하는 빅뱅으로써 주기적 모델을 제시한다.


 


주기적 모델에 따르면 빅뱅은 시공간의 시작점이 아니라, 영원히 순환하는 우주적 과정의 한 지점이다. 빅뱅 후 얼마간 복사가 지배적인 역할을 한 후, 다음엔 물질이 지배적인 지위를 갖는다. 그러나 결국에는 암흑에너지가 우주를 지배한다. 현재의 가속 팽창하는 우주는 1조년의 시간동안 암흑에너지에 의해 균질한 공간이 되어간다. 빛과 물질이 희석되어 진공에 가까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팽창하는 공간은 브레인이라고 하는데 물질과 복사는 이 곳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1조년 후 암흑에너지에 의해 팽창하던 우주는 잡아당겨진 용수철같이 포텐셜 에너지와 운동에너지로 전환되어 완만히 수축한다. 


한편 브레인과 브레인 사이의 여분의 차원은 주기적으로 수축하여 두개의 브레인이 충돌한다. 이 충돌에서 암흑에너지의 일부가 복사와 물질로 전환되며 우주는 다시 팽창한다. 이것이 빅뱅이다.


 


놀랍게도 주기적 모델과 인플레이션 모델(기존의 빅뱅론)은 빅뱅 후 현재까지 관측된 천문학적 사실에 똑같이 부합된다고 한다. (WMAP 관측결과) 단 빅뱅 전과 우주의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는 그 예측이 현저하게 다르다.


 





몇가지 점에서 주기적 우주론은 현재의 빅뱅론(인플레이션 모델)보다 설득력이 있다. 첫째, 주기적 모델에서 암흑에너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반면 인플레이션 모델에서는 그렇지 않다. 단지 관측에 의해 존재가 인정되는 수준이다.


 


둘째, 인플레이션 모델에서 주머니 우주와 다중우주 문제인데, 이것은 결국 미세조정과 인류원리라고 하는 비과학적 사고를 전제로 하게 된다. 주기적 모델에서 이러한 모순은 발생하지 않는다.
 


주머니 우주란 빠른 인플레이션을 끝내고 물질과 복사파로 가득 차 느린 속도로 팽창하는 지역을 말하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런 주머니 우주 중의 하나이고, 무한히 많은 다른 주머니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 다중우주이다.
그리고 주머니 우주의 물리법칙은 각각 다를 수 있다. 그것을 인류원리로 설명하는 것이다.


 


한편 인플레이션 모델에서 확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빅뱅 직후 인플레이션에 의한 중력파를 검출하는 방법이 있다. NASA의 LISA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우주공간에서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해 한변이 400만km인 삼각형 형태의 검출장치를 운영하는 계획이다.
이미 블랙홀과 중성자별에서 나오는 중력파를 찾기 위해 미국의 LIGO와 유럽의 VIRGO가 가동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검출에 실패했다.


 


작년 가을 호주여행에서 퍼스 근처의 Gravity Discovery Centre 를 우연히 방문하여 즐거운 경험을 한적이 있다. LIGO보다 규모가 작은 중력파 검출 장치인데 그것을 직접 볼수는 없고 대신 훌륭한 체험시설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백북스에서 서호주를 간다면 추천하고 싶은 코스이다. http://www.gdc.asn.au


 


만일 빅뱅 당시 인플레이션에 의한 중력파가 예측대로 발견 된다면, 인플레이션 모델이 확정적인 승리를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옥에 티라면 오타가 몇 군데 있다는 점이다. 좀더 세심한 편집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원기님은 운이 좋아 2쇄가 인쇄된다면 수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의 끝없는 크기와 기원을 생각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이럴 때 이 책은 인간의 존재와 우주에 대한 사유의 깊이를 사뭇 넓혀 줄 수 있을 것이다.




beetac@naver.com
  • ?
    이기두 2009.07.06 08:55
    서울 백북스에서 저자특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빅뱅우주론보다는 ENDLESS UNIVERSE에 더 매력이 끌립니다.

    왜내면 빅뱅우주론은 관측에 의해 연역된 우주론이지만

    모르겠다는 것이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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