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로지코믹스' 버트란트 러샐의 일대기를 그린 그래픽 노블

by 김제원 posted Feb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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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모임후 집에 가면서 박샘이 추천해준 책이 두 권이었는데, 그중 한권이 로지코믹스(logic + comics)입니다.

그래픽 노블이란 분류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올 칼라의 공들인 그림에 대사도 상당히 많은 교양서죠.



우선 저자가 이런 종류의 과학 그림 소설에 딱인 사람입니다.
; 15세에 콜롬비아대 수학과에 들어가고, 이후 프랑스에서 수학쪽 석사. 이후엔 영화쪽 일을 해서 상도 받고.


한마디로 수학적 기본 지식이 탄탄한데다가 + 극작가로서의 예술성도 갖춘, 인재인거죠.



거기에 수리논리학에 대한 파트를 맡은 이가 또 한명 있구요.



그림 파트를 맡은 부부 그림쟁이도 실력만이 아니라 정보 취재에도 능한 부부.





재미있는건, 위의 모든 참여자들이 만화에 출연한다는 거죠. 즉, 그들이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며 러셀의 일대기를 그려나가는 과정도 만화에 함께 섞여서(그런데, 아주 적절하게 잘 섞여서) 저자들의 고민도 함께 이해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진경의 <수학의 몽상>의 초반에 1 + 1 = 2의 증명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저는 그걸 보면서 수학자들이란 원래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별종들이구나,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 증명은 대다수 수학자들이 (저처럼) 관심조차 두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넘어가는 것이었고, 버트란트 러셀과 화이트헤드가 굳이 끄집어 내서 360쪽에 걸쳐서 증명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러셀은 수학을 배우면서 '공리'는 증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라는 개인 수학 선생님(귀족이라 학교 따윈 안 다님. 대 저택에 함께 사는 개인 선생님들이 1:1로 수업함)의 설명에 실망하여, 논리로 이 부분을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군요.




수학의 엄밀성을 궁극까지 밀어붙이는 러셀과 화이트헤드의 좌충우돌도 재미있지만, 러셀의 개인사도 흥미로왔어요.





논리학을 대가들의 안좋은 말로가 공교롭게도, 대체로 광기와 연관이 되더군요. 미칠 광의 광기.



러셀 가계내에도 꽤 되고요, 러셀의 아들도 그렇고,


그 외에도 많은 논리학자들 자신 또는 자식들이 미쳐 버립니다.




그 점에 대한 공동 작가들의 토론도 재미있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내 머리속에 있는 서양 지성사의 missing puzzle 한 조각을 끼워 맞출수 있었던 아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만화라 이틀만에 읽어버리는게 아쉬울 정도로요. (참고로, 번역도 아주 매끄럽게 잘 되었어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