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독서산장으로
독서산장에서 서울로 돌아온 후
남형(남준호 회원)과 난 집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찻집에 들러 이야기를 나눈다.
뭔가 아쉬웠기 때문이다.
사실 매주 일요일마다 남형과 찻집에서
이슈와 아이디어에 대해서 서너 시간 이야기를 나눠왔다.
맘속 아쉬움이 있다는 건
아마도 지난 하룻동안의 여운이 남아서
좋은 사람들과 조금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였을게다.
그런 생각과 함께
지지난 주 부터 남형과 이야기해온 경영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경영'이 무엇인가?"
어쩜 "경영이 무엇인가?"라는 대화를 나누기엔
우린 경영경제 서적을 너무 많이 읽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둘이 만나서 '경영'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니
남형의 실무 경험과 내 어줍잖은 이론들이 뒤섞이고
그 끝에 마주보며 웃는다.
우리 둘은 그래왔다. 몇달간 말이다.
남정네 둘이 찻집에 만나서 '경영'에 대해서 이야기해왔다.
지금도 찻집에서 노트북을 켜두고 이러고 있다.
지난 주에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사람이 살아가는데도 목적이 있고
기업이 생겨난데에도 목적이 있다는데에서 부터 시작하여
빈 종이에 경영의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써내려갔다.
말 그대로 머릿속 창발을 유도하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었고
어설픈 이론은 뒤로하고
남형이 말한대로 '경영'에 대해서 주욱 써내려가고
남형이 직접 펜을 들고 써내려가기도 했다.
꼭 목적이 있어야하는가?
목적이 없는 무엇인가도 있겠지만
적어도 기업에는 목적이 있었고
목적에 대해서 물으니
남준호 형은 이렇게 대답한다.
"기업의 목적은 생존하는 것이야"
난 다시 물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 아닌가요?"
"아니야, 기업의 목적은 생존하는 거고 생존을 위해서 이윤을 추구하는거야"
남형의 대답은 단호했다.
깼다. 아니 내가 기업의 목적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겠지.
그렇게 난 남형과 함께 기업 경영에 대해서 노랑 노트에 몇장을 써내려갔다.
그 안에는 남준호 형의 실무에 대한 용어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일반적인 경영에서의 본원적 활동(Primary activities), 보조적 활동(Secondary activities)에 대한
개념적인 용어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즈음 난 이미 20년도 넘은 마이클포터의 가치사슬모형을 떠올리고
남형 회사의 경영의 기능위주 활동을 분류하고 있엇다.
그게 아니었는데 난 이미 그런 '짓'을 하고 있었다.
말그대로 이론(Theory)에 실무(Implementation & Practice)이야기를 꿰맞추고 있었던 것이다.
좀 후회스러웠지만 이미 남형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
내 어설픈 이론이 남형의 머리를 경직되게 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우린 그렇게 남형의 회사의 주요기능/활동에 대해서 요약을 했고,
노란 종이 위에 그려진 가치사슬모형과
그 모형에 나오는 본원적인 활동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난주에 그랬다.
다시 되돌아가자.
어제 3월 백북스 모임중에 참석하여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이번 모임에는 특정 주제가 없구나."
"어쩜 특정 주제에 너무 얽매였던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고
기업경영이라는 주제도
경영경제라는 모임의 특성도
결국은 사회조직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번 모임은 Socio- 라는 접두어를 붙인 무엇이 아닌가 하는
개념을 혼자 머릿속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난 이번 모임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는..
또 이런 생각도 들었다.
경영경제라는 분야...
과연 기업의 경영에 대한 주제를 나눌만큼 난 충실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경영의 분야가 꼭 기업만이 주제가 아닌데
내가 너무 딱딱한 주제로 이야기를 시도하려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의 정의는 다양하고
그 분야도 너무 다양하다.
단적으로 작고한 두 대가 피터드러커(Drucker)와 멈포드(Mumford)의
경영에 대한 시각도 좀 다르다.
3월 경영경제 모임을 다녀온 이후
난 기업 경영이나 거시경제에 대한 이해 이전에
그 모임을 함께한 회원들과의 대인관계를 생각하고
경영경제 모임 자체의 경영에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이론으로 배워온 '경영'보다는
'경영'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스스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가족경영, 가게경영, 학교경영, 크게는 국가경영...등 경영이라는 용어는
참 다양한 범위를 아우른다.
어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에서의 기업경영보다
스스로 참여하거나 소속되어있는 단위의 경영부터
생각해 보는 것이 경영에 대한 진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
경영경제모임의 진정한 의미? 목적?은 무엇이고
어떠한 가치를 우리에게 주는가?
분명한 건
한 달 한 번씩 다녀오는 경영경제 모임이
내게는 참 큰 의미이다.
굳이 정리하여 밝히려하지는 않는다.
꼭 표현할 필요도 없고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인지도 모른다.
좀 명료한 단어들을 표현해본다면
참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일관된 사람들이 있다.
겸손하고 밝다
마음이 열려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이 남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거 보면
참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는 가치있는 모임이다
매달 마지막주 일요일이면
회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면 자꾸 아쉬운게
참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는 가치있는 자리인게 분명하다.
이번 달 들어 어제 저녁 난 가장 크게 웃었고
가장 맘이 좋은 하루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남형과 난 기업경영과 경제에 대한 이야기보다
'경영경제'라는 모임의 경영과 그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분명한 건 우리 둘은 지금 참 행복해하고 있다.
경영경제 모임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린 과연 무엇을 읽고 공부해야하는가 생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