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27살, 12월. 女性이 만난 진화심리학...

by 윤보미 posted Dec 09,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2월 6일. "진화심리학"을 주제로 발표했던. 윤보미예요. ^-^;;

 

세 번째 발표였는데요,

그 어느 때보다 저 스스로의 감정을 제가 팍팍 느낄 수 있었던 준비 기간이었어요.

 

 

그래서 곧 천문우주 전체적인 후기를 올릴테지만

저의 개인적인 후기가 저절로 써지네요.. ^-^;;

 

 

 

(1)  발표 전 :  태어나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책읽기' 시간.

 

 

이번 발표에 필요한 책들은 그전에 다루었던 책들에 비해서

훠어어어얼씨이이인~~~     어렵지도 않고, 이해도 잘 되고.

오히려 우리들에게 "흥미"를 최대한 끌어내는 내용이었지만,

 

책 읽는 시간동안 저의 감정은.

마구마구 뒤엉켰다가 좌절했다가 스스로 위로했다가...

아. 곤혹스럽고 힘들었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위 책들을 매일 매일. 집에 돌아와서 잠들때까지 읽고.

눈 뜨고 출근준비 하기 전까지 읽는 생활을 하면서

 

아침밥도 잘 안 넘어가더라구요.

밥 먹다가 정신차리고 내 표정을 살펴보면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거 있죠? ; ;

 

'인간의 진화의 원동력'을 맞딱뜨리고서

계속.. '아, 번식. 이게 전부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밥을 먹으려니.. 잘 넘어갔겠어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아냐, 다른 것도 있겠지' 혼자 빠져나갈 궁리도 해보고.

그러나,, 워낙 이 부류의 책들만 읽어서인가. 빠져나갈 구멍도 안보이고.

 

(아마 만약 이 발표기간에  남자친구가 있었다면

남자친구에게 당분간 손 잡지 말아줄래? 하고 거리감을 두었을까나. ;)

 

 

그런데. 왜. 거부감을 느낄까.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어요.

 

진화심리학에서 '여자는 성 선택을 지연할 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성 앞에서 수줍어 하는 마음'이 발달했다던데.

그래서 내가 더 이러나 싶고... 만약 남자가 이 책을 읽었으면 나보단 덜 힘들었을까 생각도 했죠.

 

실제 몇 남자에게 위 책들에서 읽은 내용 중 포인트가 될 만한 부분을

'정말 신기하지 않냐' 하면서 말하니까

저보다 훨씬 순순히 받아들이기도 하는 거 같기도 하고..  흠. 흠...

 

 

 

 

제 고등학교 친구 (남자)아이는 제 얘기를 듣더니 갑자기

"야, 너 내년에 몇살이냐"

 

"28"

 

"음. 니가 남자의 '자산'과 여자의 '번식가치'에 대해 이야기 하길래

 너 자신도 좀 돌아보라고 물어봤다."고도 말하던 (못된) 녀석도 있었죠.

 

 

힘들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것이 꼭 행복은 아니라는 것을

매일 매일 느꼈지만.

 

그래도...

 

이를 통해서 인간에 대한 이해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넓은 스펙트럼을 가져야 넓게 볼 수 있잖아요. 그쵸?

그 중 하나의 창을 힘들게 넓힌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보람있었어요 .

 

 

(2)  발표 후 : 뭔가 포인트를 빠뜨린거 같아...;

 

 발표에서 무엇인가... 빠졌어요.

전달해야 할 것이 '번식' 뿐 아니라 하나 더 있었는데.

 

 (그래서 후기에서 그 부분을 보충하려구요. ^-^)

 

 제목을 달자면,

 "원시적인 지각" 이라고나 할까. ^-^

 

 우리가 21세기에 살면서 눈 앞의 사물이나 현상을 받아드릴때

 백만년 전의 원시인이 했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거죠.

 

 '진정 '슈퍼마켓'의 의미를 아는가' . 와 같은 맥락이예요.

 

 실화(1)

 


 

 어느 월요일 아침에 우리반 아이들에게

 "너희 주말에 재밌게 보냈니?" 하고 물어보았더니

 "네! " 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더라구요.

 

 "주말에 뭐했니? "

 "1박 2일 봤어요. " "패밀리가 떴다 봤어요"

 

 

 그리고 나서 친구들이랑

"요번에 1박 2일에서 간 곳 , 거기 진짜 멋있지 않냐. "

 로 시작해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가기 시작하길래.

 

제가 물어보았죠.

 

 "얘들아. 그건, 너희가 '한 것'이 아니잖아.

  너희는 집에 앉아서 연예인들이 '노는 것'을 구경만 한거잖아.

  

 그럼 너희는 '남 노는거 구경' 만 했네? 진짜 자기가 한 건 없구. "

 라고 말을 했더니...

 

 반응이 이래요.

 

 "어...? 진짜네? "

 

 

 (이런 아이들의 반응에 저도 신기했다는...; 

  정말 자기 엉덩이는 하루종일 거실에 붙어있었을 뿐이라는 걸 모르는 표정;)

 

 잘 구별이 안되나봐요.
 내 앞의 화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한 것"처럼 느끼고 생각하는 거죠.

 

 TV는 백만년 전에 없었던 거니까,

 백만년 전에 형성된 우리의 마음은 TV 속 영상을 영상으로 받아들일 정도의 진화는 되지 않은걸까요.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책에서도 이렇게 설명해요.

 

  TV를 보는 사람이 TV안의 (부정적이지 않은) 인물들을 보면서

 마치 자기 친구와 자기가 노는 것처럼 여긴대요.

 

 그래서 TV를 자주 보는 사람은 실제 친구가 많지 않아도 그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가 친구가 많은 것처럼 생각한다는. +_+;

 

 

 (실화 2)

 

 제가 발표  ppt를 만들면서 볼때 마다 놀랐던 사진이 있었어요.

 

 

 

 

(아, 방금 올려놓고 또 놀랐어요.,  으..... 섬뜩.)

 

 이 jpg 파일이 저를 공격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전 . 다섯번이면 다섯번 볼 때마다 놀래요.

 

 

 확. 마음이 쪼그라들었다가 다시 진정하는게 느껴져요.

 

 제 안의.. 백만년 전에 만들어진 '원시적인' 마음을 그 때마다 보는 거 같아요.

 

 이건 단지 파일일 뿐이잖아!!!!

 아무리 되뇌어도. 저는 볼때마다 섬찟한걸요;

 

 

 ==========================================================

 그러니까 결론은.ㅋ

 

 그 때 발표에서 '진화의 원동력' 뿐 아니라

 

 현대를 사는 우리 마음은 전혀!!! 현대적이지 않고. 

'원시인과도 같은 마음으로   현대를 지각하고 있다는 점' 도 강조했어야 하는데

 그 점이 못내 아쉬워.. 보충합니다. ^-^; ㅋ

 

 

 참고로.

 저 진짜. 당분간 진화심리학 책은 안읽으렵니다.

 (진실로, 요 며칠간 인간이 다르게 보였답니다 ; )

 

 나중에 읽으면 좀 무덤덤히 읽을 수 있을까요. ^-^;

 

 

 ( 장종훈씨 후기처럼..

 엄마는 아기를 사랑하고. 나는 너와 함께여서 좋고. 우린 서로를 위해 봉사하고.

 그렇게 느끼는 대로 살고 파요. +_+ ㅋ ;  )

Articles

1 2 3 4 5 6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