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를 다녀와서....

by 홍종연 posted Sep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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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흐른다.
  흐르는 것일까. 머물러 있는 것일까.

  생각은 시간처럼 흐르고 흘러
  돌고 돌아서 제자리에 와 있다.

  그때의 어느 한 지점.
  그때의 어느 한 순간.
  그리하여 그 시간들은 내게로 살아와서 
  다시 지금이 된다.

침묵속에서 흐르는 은하수를 마주했을때
쿵하며 심장을 치고 간 것은 무엇이었나..
우주속의 한 점인 자신을 보았는가
먼 전설 같은 별자리들과 동화처럼 꿈을 열어주던 마젤란성운..
그 속에 담겨진 숨은 이야기라도 찾고 싶었을까.
자신 속에 이유를 알지 못하고 흐르던 눈물을 보았을까.

광활한 붉은 대륙을 달리며.. 밟으며..
지구의 장대한 역사를 되뇌일 때도
바람과 비가 만들어 놓은 천연조각들을 만날 때도
생명의 원천이 되었던 작은 미생물을 만날 때도
세월이 가진 무게가 온전히 전신을 꿰뚫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대륙의 모든 숨결을 끌어안고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사랑하고 지키고 가꾸어왔을 땅.
그 땅의 갈피마다 숨어 있는 그들의 숨소리...
자연과 하나되어 더욱 위대해지는 사람들.
그들의 지혜에 겸손한 귀를 열면서
나를 비우고 배움으로 채우고 싶었다.
그 배움의 장이 더 깊고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줄 것을 기대하며...


변함없는 일상속으로 다시 돌아온 후,
멍한 진공의 상태를 건넜다.
변한 나와 변하지 않은 일상과의 괴리가 도무지 실감으로 와 닿지를 않았다.
결코 가벼운 여행일 수는 없었던 시간들을 끊임없이 반추하며
오히려 지나놓고 나서 더 간절하고 절실해지는 것들을 가슴깊이 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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