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백북스

조회 수 2945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책 | 야수인간 (사랑의 본능과 증오의 본능) Liebe und hass
저 자 | 이레내우스 아이블 아이베스펠트

출 판 사 |  휴먼앤북스


일 자 | 7월22일(수) 저녁 7시
모임장소 | 인천시청 인천시의회 별관 605호

본문보기 (네이버)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620817&menu=dview#middle_tab

발표자
 
이동환 북칼럼니스트 (북데일리)








오시는 길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1138번지 인천광역시 시의회
인천지하철 이용: '인천시청'역 하차. 인천시청 내 별관












작가 소개
저자 | 이레내우스 아이블 아이베스펠트
이레내우스 아이블 아이베스펠트 (Iren?us Eibl-Eibesfeldt)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트 로렌츠의 수제자로 1928년 비엔나에서 태어났으며, 뮌헨 대학교 동물학과 교수를 지냈고 1970년부터 막스 플랑크 인류행태학 연구소장을 역임하였다. 왕성한 연구 활동과 더불어 국제기구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 학술원의 정회원으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저서로는 《행동학의 관점에서 본 전쟁과 평화》, 《갈라파고스 섬: 태평양의 노아의 방주》, 《어쩔 수 없는 유산: 인류 행동의 뿌리를 찾아서》 등이 있으며, 그중 《야수인간》이 가장 대표적이다. [인터파크 제공]







책 소개
과연 우리 인간은 증오로 가득 찬 야수인가? 흔히 자연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살벌한 생존투쟁의 현장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 견해는 일방적이며 편협하다. 저자는 오랜 탐사와 조사 활동을 통해, 동물을 비롯한 인간은 유전적으로 ‘사랑’과 ‘증오’의 행동양식을 타고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인간과 동물의 사회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사랑’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러한 사랑의 행동양식은 ‘우리’라는 유대감을 형성하고, 다시 ‘저들과 다른 우리’의 개념을 낳으며 공격성을 띠게 되었다. 인간의 공격성은 이제 인류의 보존을 위협하는 ‘핵무기 보유’라는 위험천만한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저자는 인간의 공격성의 근간에는 사랑이 자리하고 있으며, 따라서 인류의 미래는 밝게 빛날 수 있다고 희망의 미래를 제시한다.
우리는 적자생존의 법칙에 지배당하는 야수인간인가?

다윈의 진화론이 대두되면서 ‘적자생존의 법칙’이 모든 사람을 사로잡았다. 보다 강한 자가, 보다 빠른 자가, 보다 약삭빠른 자가 살아남는다는 이 이론은 지배-피지배 관계에서 지배계층의 입장을 옹호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의 공격성의 칼날은 우리 스스로를 향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핵무기 보유’, ‘전쟁에 의한 어린아이들의 죽음’ 등은 인류 종의 보존을 위협하는 실로 크나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현재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기 종의 보존을 결정지을 수 있는 동물 종은 인류밖에는 없다. 이런 위기의 상황 속에서 우리 인류는 어떤 대책을 모색해야 할 것인가? 이 해답을 《야수인간》이 제시하고 있다.

본능으로 자리 잡은 ‘사랑’의 행동양식

동물을 비롯한 인간의 행동을 관찰해 보면, 어떤 행동양식을 유전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완벽하게 외부와 차단된 환경 속에서 자란 새가 자기 종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재현하거나, 학습이 없이도 식량 저장소로 서슴없이 나무둥지를 선택하는 다람쥐의 행동을 보면서 어떤 행동양식은 유전적으로 대물림이 된다는 사실은 입증되었다.
이런 천성은 오랜 진화 과정을 겪으면서 행동양식으로 정착한 것으로, 인간의 ‘사랑’도 이처럼 본능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랑의 기원은 바로 자기 종의 보존이라는 관점에서 행해지는,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에서 비롯되었다. 또 이 행위 저편에는 보살핌을 유발하는 신호(=유아적인 간청 행위)가 자리하고 있다. 동물의 사례를 살펴볼 것도 없이, 인간 부모와 아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동물보다 오랜 기간 동안 인간 부모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기는, 보기만 해도 귀여움이 느껴지는(즉, 보살핌을 유발하는) 어떤 신호를 발산한다. 이런 신호를 ‘릴리서’라고 하는데, 이것은 동종의 다른 개체에게 특정 반응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아기들의 경우 몸통보다 큰 머리, 툭 튀어나온 이마, 통통한 뺨, 짧은 팔다리, 작은 입 등이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어미-새끼 관계의 ‘보호’와 ‘간청’의 행위는 진화 과정을 겪으면서 점차 집단으로 확대되어 집단 내의 유대감을 유발하는 행동양식으로 발달했다. 이러한 사실은 서로의 털을 손질해 주는 원숭이와 남의 새끼에게 자기 젖을 물리는 동물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애 행동을 보면 ‘보호’와 ‘간청’의 행위가 두드러지게 재현되기도 한다.
수컷 동물이 암컷을 유혹할 때 보여주는 행동양식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이 양식화한 것으로, 이런 행동양식은 개체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며, 이것은 인간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이성異性에게 꽃을 선물하여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인간 남자나, 남자 앞에서 아양을 떨며 어린아이 같은 유치한 행동으로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인간 여자 등의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동물행태학적 행위인 것이다.

‘사랑’의 또 다른 모습, ‘증오’

어미-새끼 관계에서 비롯된 ‘사랑’이 다른 개체를 증오하는 행동양식을 낳았다.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동물 행동을 관찰한 결과, 사실임이 입증되었다.
어미-새끼 관계의 ‘사랑’이 집단의 유대감으로 확대되면서 ‘우리와 다른 우리’의 개념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개념은 다른 개체와 집단에 대한 증오를 낳았다. 그리고 이런 증오의 공격성은 ‘우리’라는 집단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어미는 자기가 낳은 새끼 외의 다른 새끼가 접근하면 그 새끼를 공격하고 급기야 죽이기까지 한다. 이런 공격성은 자기가 낳은 새끼를 보호하겠다는 ‘사랑’에서 비롯된 것으로 종 보존의 본능과도 닿아 있다. 그러므로 개별적인 유대감은 배타적인 성격을 띠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증오의 공격성은 ‘사랑’에 기인한 것이지만, 공격의 대상은 다시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 아이블 아이베스펠트는 원숭이들이 보이는 행동을 근거로 공격성의 방향을 설명한다.
원숭이들은 친해지고 싶은 상대가 있으면 그 옆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 다른 원숭이가 지나갈라치면 그 원숭이를 공격한다. 그리고 그 공격에 친해지고 싶은 상대의 참여를 유도한다. 만약 친해지고 싶은 상대 원숭이가 공격에 가담해서 엉뚱한 제3의 원숭이를 흠씬 두들겨 팬다면, 두 원숭이는 비로소 유대감을 느끼고 친밀한 관계가 된다.
아프리카의 보석물고기는 경쟁자를 꼬리로 침으로써 증오의 감정을 드러낸다. 그그러나 이 행동양식은 보석물고기의 구애 행동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때의 행동은 짝짓기 대상에 대한 증오의 표현이 아니다. ‘승리 의식’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행동은, 원숭이의 경우처럼 적을 공격함으로써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양식화된 것으로, 보석물고기의 경우에는 가상의 적을 공격하는 양식화된 행동양식일 뿐이다.
여름 바다의 시원함을 만끽하며 해변에 한 남자가 서 있다. 그때 느닷없이 회색갈매기 한 마리가 그를 공격한다. 그리고 홀연히 암컷 회색갈매기의 곁으로 날아간다. 공동의 적을 무찌르는 ‘승리 의식’으로 두 마리의 회색갈매기는 ‘하나’라는 유대감이 형성되고 성적 상대의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렇듯, 언뜻 증오로 가득 찬 공격적인 행동양식도 자세히 살펴보면 사랑의 본능에 기인한 증오임을 알 수 있다.

증오의 본능으로 위협받는 인류 종의 보존

동물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흔히 직립 보행 등의 진화론적인 사항들을 언급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인류는 종의 보존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종이다. 그리고 공격성으로 유발된 집단간의 싸움, 국가간의 전쟁은 인류 종의 보존을 이어갈 개체(어린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관찰한 가무우지의 사례를 보면 결코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암컷 가마우지가 뜨거운 햇살 아래 새끼를 지키며 둥지에 앉아 있었다. 그 곁으로 물에 흠뻑 젖은 수컷 가마우지가 부리에 해초 한 다발을 가득 물고 다가왔다. 암컷은 수컷의 부리에서 거칠게 해초 다발을 빼앗아 둥지를 보강했다. 5분쯤 물기를 말린 수컷이 둥지로 다가와 암컷의 목을 물었다 놓은 후 부리로 둥지를 가리켰다. 그러자 암컷은 일어나 몸을 옆으로 비켰다.(본문 178쪽 참조)

수컷이 둥지로 향하는 중간 지점에서 부리에 물고 있던 ‘선물’을 빼앗는다면 어떻게 될까? 암컷은 가차 없이 수컷을 공격하고 수컷은 다시 무언가를 부리에 물고 선물 증정식을 거행한 후에 비로소 둥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서 유의해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수컷의 선물을 암컷이 거칠게 낚아챈다는 점이다. 유대감을 이끌어내는 행동양식(선물주기)에 대한 증오의 표현이 아니라, 공격적인 본능을 선물을 거칠게 낚아챔으로 해서 해소하고 수컷을 둥지로 맞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증오에 찬 공격성의 해소는 인류 종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포츠로, 타 개체, 집단, 국가간에 벌어지는 스포츠는 싸움과 전쟁으로 향할 수 있는 인류 종의 공격성을 어느 정도 해소한다. 인류가 문화적 동물임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심리 실험에서 증오를 표출한 피실험자가 그렇지 못한 피실험자보다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는 점도 입증되었다.

야수인간인 우리는 과연 악한 존재인가?

우리 인류에게 사랑의 본능과 증오의 본능이 공존하고 있음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혹은 악한 존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기에 앞서 최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을 살펴보자.
얼마 전 7월 17일 지하철 4호선 사당역 플랫폼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발을 헛디뎌 선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때 전동차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그를 구조했다. 미담으로 소개된 이 사건에서 우리는 하나의 의문을 갖게 된다. “왜 남을 돕는 걸까?”
호주에서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 아기를 데리고 가던 엄마가 갑자기 난폭한 성질의 핏볼의 공격을 받았다. 두 마리의 개에게 위협받고 있는 아기와 엄마를 그 곁을 지나던 한국인 교포가 온몸의 부상을 무릅쓰며 위험에서 아기와 엄마를 구해낸 사건이다.
또 2001년 일본 지하철 역사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며 정작 자신은 목숨을 잃는 엄청난 희생을 치른 이수현의 미담도 있다.
목숨까지 버리는 자기희생을 감수하면서 다른 개체를 구하려는 행동은 종의 보존과 사랑의 본능이 강력하게 내재되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경쟁과 증오의 공격성으로 가득 찬 야 [예스24 제공]

  • ?
    임성혁 2009.07.14 01:43
    TV와 라디오등에서 책 소개 프로그램을 하시는 이동환 북칼럼니스트님의 현장 발표 기대 넘칩니다.
  • ?
    송찬옥 2009.07.14 01:43

    ‘철학’이란, 내가 이해하는 한에 있어서는, 신학과 과학의 중간에 위치하는 어떤 것이다.
    신학과 마찬가지로 철학은 여태껏 명확한 지식으로 단정을 내릴 수 없었던 여러 문제에 관한 사색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과학과 같이 철학은 인간 이성에 호소하며, 전통의 권위이든 계시의 권위이든 간에 권위에 호소하지 않는다. 명확한 지식은 전부 과학에 속한다. 그리고 명확한 지식을 초월하는 모든 교의는 신학에 속한다. 이것이 나의 주장이다. (러셀의 <서양 철학사> 서론 중에서)

    다소 경박한 비유를 허용한다면, 일반 교양인은 "밑져야 본전!"인 사람들을 뜻하고 이른바 전문가는 "잘해야 본전!"인 사람들을 뜻합니다. 전문가는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저자거리'에서 얘기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문가의 견해를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는 것이 일반 교양인의 입장이다 보니 때로는 일반 교양인끼리라도 문제를 규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과학과 철학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과학이 무엇이고 철학이 무엇인지 규정하지 않은 채 얘기를 진행한다면 아마도 오해가 계속 쌓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학과 철학에 대해 제 나름대로 어떤 식으로든 정의하고 얘기를 계속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나 마찰을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과학은 자연을 대상으로 하고 철학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이란 단어의 어원은 '지(知)를 사랑함(philosophy)'이니 쉽게 풀어 말한다면 '알고 싶어 함'일 것입니다. 그런데 대체 뭘 알고 싶어 한다는 말일까요? 처음에는 학문이래 봐야 철학 한 가지 밖에는 없었을 테니 철학의 대상은 자연히 인간을 포함하여 인간의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철학의 시작점이 '형이상학(metaphysics)'임을 기억한다면 이는 자연(physis)을 뜻하는 '물리학(physics)'과 대비되는 개념이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초기의 물리학이 사실상 오늘날의 과학을 의미한다고 볼 때 결국 철학과 과학은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는 두 가지 방식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에 물리학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과학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부 자연학으로의 분화를 거치면서 오늘날에 이릅니다. 이렇게 진화를 거듭한 과학에 비해 철학은 인문학의 배아로서의 역할을 잊은 채 진화를 멈춘 듯이 보입니다. 그런데 진화를 멈춘 덕분(?)임을 잊고 아직도 철학의 대상이 여전히 모든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철학이란 실로 탐욕스러운 학문이거나 아니면 무책임한 학문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과학과 마찬가지로 철학도 더이상 특정한 대상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하나의 방법론이라는 큰 틀로 다시 돌려 놓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과학이 하나의 전공 과목일수 없듯이 철학 또한 하나의 전공 과목이기에는 무한대에 가까운 스펙트럼이 버거워 보이기 때문이라면 지나친 생각일까요? 

    기왕에 방법론이라는 관점을 고려한다면 과학은 자연을 하드웨어적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고 철학은 자연을 소프트웨어적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해석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하드웨어적 입장이란 원자를 기반으로 하는 물질적 관점을 뜻하는데 하드웨어 상에서는 '에너지'가 동력을 제공하지만 소프트웨어 상에서는 '도깨비(?)'가 동력을 제공한다는 점을 또한 사족으로 덧붙여 두고 싶습니다. 제가 보기로 <의식>이라는 존재의 물리학적 설명을 위해서는 '생명이라는 도깨비(?)'를 이용하는 모형이 필요해 보이기 때문인데 이 문제는 나중에 자세히 얘기할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찍이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앎이란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탐구하는 가치의 문제임을 설파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철학은 가치의 원천인 실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철학의 역사에서 지나친 객관성의 강조로 말미암아 진정으로 가치있는 존재의 확인을 위한 실재성의 문제는 본질에 대한 환상을 낳고 말았습니다. 철학이 초심을 망각한다면 현대판 소피스트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한편 과학은 현상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현상은 사실에 근거하고 사실은 진실에 기초하므로 과학은 당연히 진실을 함축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서 과학은 진실이라는 허상을 끌어안게 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한다면 과학은 '관찰에 대한 해석'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과학 또한, 반성이 없는 자부심은 독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과학에서 사용하는 '현상'이라는 용어를 살펴보면 외양적이라는 의미를 갖는데 반해 철학에서 사용하는 '현상'이라는 같은 용어는 본질적이라는 오히려 상반된 의미를 갖습니다. 이렇듯 철학과 과학은 용어의 사용에서 차이가 큽니다만 특히 과학에 비해 철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철학책을 읽기가 불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철학의 대상이 과학과 달리 객관적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용어 정의를 위한 철학의 노력이 지금까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점과 용어의 명확한 정의가 없이는 진정한 학문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하는 점을 말해 두고 싶습니다. 

    의미의 문제로 고민하던 비트겐슈타인은 <의미의 의미>라는 수렁에 빠지게 되고 개념의 문제로 고민하던 프레게는 <개념의 개념>이라는 늪에 빠지고 맙니다. 한편 관념의 문제로 고민하던 칸트는 <관념의 관념>이라는 악순환에 부딪치게 되고 데카르트는 <심신 문제>로 고민합니다. 이렇게 철학은 묻는 법을 보여줍니다.
    참고삼아 이
    들의 철학적 문제를 다소 희화적으로 예화해 보았습니다.
    (1) 비트겐슈타인의 고민:
      ① (흄: 인상이 현상이다!) vs (칸트: 현상이 인상이다!)
      ② (포퍼: 진리가 승자다!) vs (쿤: 승자가 진리다!)
    (2) 프레게의 고민:
      ① (A→B) & (B→C) ∴ (A→C)
      ②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 사과는 바나나?
    (3) 칸트의 고민: 
      ① 2원 x 3명 = 6원?/6명?
      ② 2원 x 3명 = 6원명?
    (4) 데카르트의 고민:
      ① (혜가: 마음 때문에 괴롭습니다!) & (달마: 마음을 가져와 보렴!)
      ② (혜가: 마음을 찾을수 없습니다!) & (달마: 마음이 없는데 뭐가 괴로운가?) 

    이들의 고민은 언어철학/과학철학/심리철학 등의 주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칸트의 고민으로 든 예는 철학의 논리적 구조에 대한 그의 수학적/물리학적 고민을 나타내고자 한 것인데 어쩌면 '형식의 타당성'과 '내용의 진실성'이라는 문제로 고민한 비트겐슈타인에게 더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
    김주현 2009.07.14 01:43
    유연성, 김주현, 안희찬, 이은순+1, 송찬옥, 김양겸, 이어진, 박종민, 안증섭, 남양우, 임성혁, 이동환, 김미선, 하경애, 서정훈, 윤혜정, 원진경, 우지은, 온아진, 안미소, 심영근, 송지은, 손보경(존칭생략) 회원이 참석합니다.
  • ?
    유연성 2009.07.14 01:43
    김주현 총무님! 바쁘실텐테 전화 확인주시고 이렇게 확인 공지까지...
    역시 인천 백북스의 기둥이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즐거운 하루 되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4 공지 인천백북스 18차부터 미추홀도서관으로 모임장소 변경 4 김미선 2010.07.17 3024
423 후기 무의식의 두 가지 상태와 상향적인 의식 발달 (인천모임 나눔) 19 미선 2013.03.04 3010
422 공지 2014 하반기 강독모임 일정 (공지) file 김형태 2014.06.27 2998
421 인천백북스 첫번째 준비모임 안내 (2009-06-30 오후7시, 구월동) 이어진 2009.06.20 2985
420 인천 백북스 내일 30일(화) 진행합니다. 5 김주현 2009.06.30 2967
» 공지 2009-07-22 '수요일' 인천백북스 3세번째 준비모임 안내 4 이어진 2009.07.14 2945
418 칼럼 주민수 박사님, <괴델과 아인슈타인> pdf 요약자료 10 file 김형태 2012.08.07 2936
417 10/06/01 16차 뇌과학과 철학 9 김미선 2010.05.07 2901
416 칼럼 老子 2章 4 주민수 2014.11.01 2889
415 공지 11/09/09 31차 <생명: 40억 년의 비밀> 11 김미선 2011.08.08 2865
414 칼럼 <작심하기>를 공부하기-1 10 주민수 2012.11.04 2857
413 칼럼 제50차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의 발제 자료 4 주민수 2013.04.20 2855
412 자료 [조상이야기] 랑데뷰 20...조기어류 3 변정구 2011.02.18 2843
411 현장스케치 제44차 김두환 회원(물리학박사/핵물리학) 스케치 10 김형태 2012.10.13 2838
410 자료 '관'으로서의 인간 6 이낙원 2012.09.24 2826
409 '인천백북스' 홍보 위한 인천대교 마라톤 추진 상황 1 김주현 2009.07.21 2824
408 공지 [인미모] 인천백북스 미니모임 (강독모임) 제안 file 김형태 2014.04.25 2815
407 현장스케치 [번개후기]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 1회 회계보고 8 김형태 2012.03.11 2813
406 현장스케치 [인천해석] 동인천 싸리재 번개모임 (후기스케치) 4 김형태 2014.08.15 2798
405 칼럼 <작심하기>를 공부하기-4 10 주민수 2013.01.07 274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25 Nex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