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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6 10:16

마음과 의식의 정의?

조회 수 3363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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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의 함정> 발제할 때 한 참석자분께서 마음과 의식의 정의를 분명히 하길 원하셨는데
하필 저에게 처음 떠오른 것은 "Conscious Mind"였습니다.
'의식적인 마음'인지 '의식하는 마음'인지 '의식 있는 마음'인지 저를 늘 괴롭히던 표현인데
conscious mind가 있다면 실제로 unconscious mind라는 표현도 쓴다는 생각에
마음이 의식의 상위 개념일 것 같다고 말해놓고 보니
제가 말해놓고도 '꼭 그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의식의 정의는 좀 본 것 같은데 마음의 정의를 본 적이 있던가...?'
"과학에서 마음을 연구할 때 '의식'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 아니냐"는 다른 회원님의 도움 답변에
'그래, 그 말이 맞아, 하지만 의식=마음이라면 conscious mind는...?'
하며 오락가락 하다 그 날은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께름칙해서 오늘 생각 난 김에 이 책 저 책 뒤적거려 관련 부분을 찾아보았습니다.
문제 제기하신 분께 참고가 되면 좋겠네요.
("중요한 것은 마음의 정의가 아니라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라고 안희찬 선생님께서 나중에 위로해주셨지만...^^ 덕분에 저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지금 제 생각으로는 'mind'는 이원론적으로 'body'에 반대되는 가상의 존재자(entity)이고
'conscious'는 mind의 state라고 정리하고 싶은데,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직관적으로는 다 아는 단어들일 텐데, 용어 정의는 정말 어려워요 ㅠ.ㅠ



크리스토프 코흐의 <의식의 탐구>에서


 


학계 간에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용어 사용에 관해서 합의가 이루어진 적은 없다. 나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관례를 따르고자 한다. 탐지(detection)행동(behavior)은, “망막이 붉은 빛을 탐지하면, 관찰자는 그에 반응하여 손가락으로 단추를 누른다”고 할 때처럼 조작적 정의가 가능한 객관적 용어이다(Dennett, 1991). 탐지와 행동은 의식이 없이도 일어날 수 있다. 나는 감각(sensation), 지각(perception), 본다는 것(seeing), 경험(experience), 마음(mind), 느낌(feeling)과 같은 용어들을 예컨대 “의식적 감각(conscious sensation)”에서와 같이 그것의 주관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관례를 따른다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책에서 나는 자각(awareness)의식(consciousness)을 동의어로 사용한다. 존재론적(Chalmers, 1996), 개념론적(Block, 1995), 심리학적(Tulving, 1995) 배경의 어떤 학자들은 이 둘을 구분하기도 한다. 현 시점에서 그러한 구분을 정당화 할 임상적 증거는 거의 없다(그렇지만, Lamme, 2003을 참조). 언젠가는 이러한 관점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현대의 과학 문헌은 자각이라는 단어는 수용하는 반면, 의식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는 깊은 식견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유행을 반영한다고 본다.


 


작업 정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의식적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일반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철학자 존 설(John Searle)에 따르면, “의식은 감각이나 감정 또는 자각의 상태들로 이루어지며, 꿈 없는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혼수상태나 죽음에 이를 때까지 혹은 다시 잠들거나 달리 무의식적이 될 때까지 온종일 계속된다.” [아래에 주] 만일 내가 당신에게,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을 묘사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반응하라고 요구한다면, 나는 지금 현재 당신이 의식이 있다고 가정하는 셈이 될 것이다. 모종의 주의(注意, attention)가 필요하겠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몇 초간 정보를 보유해야 하는 비일상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작전상 의식이 필요하다.

[주:
설이 취한 정의(1997)는, 보통 기억나지 않는 의식적인 경험의 모든 영역, 즉 현실 생활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생생한 꿈들도 제외한다. 더 정교한 의식의 정의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치명적인 신경 손상 환자를 다루는 신경학자들인 Schiff와 Plum(2000)의 말로는, “최소한, 정상적인 사람의 의식은 자신과 환경에 대해 시간 순서대로 정돈되고, 체계화되고, 제한되고, 사려 깊은 자각으로 이루어진다. 나아가 그것은 복잡성과 분량이 여러 등급으로 나뉘는 경험이다.” 이러한 정의는, 임상적으로는 유용할지 모르지만, 자각(awareness)이나 자아(self)와 같은 개념들을 전제하고 있다. ‘의식(consciousness)’ 아래에 여덟 개의 항목, ‘의식적(conscious)’ 아래에 열 두 항목을 가진 옥스퍼드 영어 사전도 전혀 나을 것이 없다.]


상당히 애매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임시적 정의로도 출발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의식의 과학이 발전해 가면서 수정되고 좀 더 기본적인 신경적 용어들로 표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문제가 더 잘 해결되기 전에 더 공식적으로 의식을 정의한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지나치게 제한적이 될 것이다. 만일 이 점이 트릿하다면, 유전자(gene)의 정의를 내려보도록 하자. 유전자란 유전적인 전달의 안정한 한 단위인가? 하나의 유전자는 단일한 효소를 암호화해야 하는가? 구조 유전자나 조절 유전자는 어떠한가? 하나의 유전자는 하나의 연속적인 핵산 구간에 대응되는가? 개재(介在)배열(intron)은 어쩔 것인가? 모든 편집과 짜깁기가 일어난 후 완성된 mRNA 전사(transcript)로서 유전자를 정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지금은 유전자에 관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므로 어떠한 간단한 정의도 적절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물며 의식과 같이 애매한 무언가를 정의하는 것이 어떻게 더 쉬울 수 있단 말인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과학적 발전은 흔히 공식적인 정의 없이 달성되곤 했다. 예를 들어 전류의 현상학적 법칙들은 1892년 톰슨(Thompson)이 전자를 발견하기 이전에 오옴(Ohm), 앙페르(Ampére), 볼타(Volta)에 의해서 잘 체계화되었다. 그러므로 당분간 나는 의식에 관한 위의 작업 정의(working definition)를 채택하여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알바 노에의 <뇌 과학의 함정>에서


 


책에서 내가 사용하는 ‘의식consciousness’의 의미는 대략적으로 말해서 경험experience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경험은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세계가 지각perception 속에서 우리에게 ‘나타난다show up’는 사실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용어다. 많은 저자들이 이보다 더 좁게 용어들을 정의하려고 애써왔다. 최소한 일정한 목적을 위해서는 구분 지어야 하는 중요한 차이점들이 있을 것이 틀림없다. 예를 들어, 사고thought나 인지cognition는 흔히 감각sensation이나 느낌feeling 또는 현상적 경험phenomenal experience의 반대편에 위치한다. 예컨대 어떤 행위의 계획과 실행은 감초의 맛 경험하기와 대비된다.


......


의식 상태conscious state는 내가 말로 묘사할 수 있고, 내가 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따라서 내가 계획을 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상태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감초의 맛을 싫어한다는 의식 상태는 나의 더 커다란 인지적 삶과 행동적 삶에 정보를 준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나의 쇼핑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한 상태는 사고와 대화에 이용 가능하거나 접근 가능하다. 우리는 때때로 이것을 철학자 네드 블락Ned Block이 접근 의식access consciousness이라 이름 붙인 의식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감초에 관한 나의 느낌이라는 접근 의식과 감초를 맛보는 경험 자체는 별개의 것이다. 후자는 블락이 현상적 의식phenomenal consciousness이라 부른 하나의 일화이고, 어떤 일화가 현상적으로 의식되느냐 아니냐는 그것이 접근 의식이냐 아니냐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어떤 일화가 현상적으로 의식되느냐 아니냐는 철학자 토마스 네이글Thomas Nagel의 말을 빌자면, 마치 그 상태에 있는 것 같은 무언가가 있느냐 아니냐다. 그것이 접근 의식이냐 아니냐는 그 상태의 발생이 우리가 말하고 행하고 원하고 계획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느냐 아니냐다.


다른 구분들도 많다. 의식이 없다unconscious라는 말의 반대로서 의식이 있다conscious는 말은 잠들거나 기절한 것의 반대로서 깨어있고, 정신을 차리고 있다는 말이다. 일상 언어에서 자의식self-consciousness이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방식에 대해 기울이는 일종의 주의다. 철학과 인지과학에서 자기의식self-consciousness은 다른 것을 의미한다. 자기의식이라는 경험의 특징 덕분에 우리의 경험은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 된다. 경험에는 그것을 나의 것으로 구분해주는 일종의 각자성mineness이 있다. 혹은 있다고 일부 사상가들은 주장해왔다. 프로이트는 인간 심리를 설명할 때 무의식적unconscious 욕구와 소망이 중요하다는 가설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


용어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마음mind’과 ‘뇌brain’라는 단어와 관련해서 일어난다. 뇌란 머릿속에 있고 신경계라는 더 큰 체계에 연결되어 있는 몸의 일부를 가리킨다. 뇌를 포함한 신경계는 우리의 마음, 예컨대 사고, 기억, 지각, 감정과 같은 것의 위력을 설명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널리 믿어진다. 실제로 어떤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마음이 뇌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떻든지 간에, 뇌의 개념과 마음의 개념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대충 내가 느끼기에 마음이 있다는 것은 의식이 있다는 것, 즉 경험을 하며 생각하고, 느끼고, 계획할 능력 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뇌가 있다는 것은 어떤 종류의 신체 기관이나 신체의 일부가 있다는 것이다.




박문호 박사의 <뇌, 생각의 출현>에서


 


마음은 엄밀히 말해서 과학 용어는 아닙니다. 마음은 과학 용어로 의식이죠. 의식에 감정, 느낌, 상징, 언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럴드 에델만의 <세컨드 네이처>에서


 


우리 모두는 의식이 무엇인지 은연중에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깊은 잠에 빠지거나, 흔치는 않지만 깊은 마취나 혼수상태에 빠질 때 잃어버리는 그 무엇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런 상태로부터 벗어날 때 되찾는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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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찬 2009.10.16 10:16
    불교 아비담마에서는 마음을 어떻게 보는지 참고로 올리겠습니다.
    (마음에 대한 질문에 각묵스님의 답변입니다.)

    마음(citta, 心)

    문: 스님, 그럼 이제 하나하나 그 뜻을 설명해 주십시오. 먼저 마음이라 하셨고 한문으로는 心이라 하셨는데요. 사실 한글로는 마음이란 단어 하나로 우리 마음의 여러 가지 현상이나 기능을 나타내어 버리고 마는데 범어에서는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제일 많이 거론되는 것이 한역 경전들에서도 심, 의, 식(心意識)의 문제가 아닙니까. 이 아비담마에서 스님께서 마음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한역 경들에 나오는 심의식 중에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그리고 이 심의식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 궁금한 게 많습니다.

    답: 참 좋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먼저 한문으로 옮긴 심.의.식(心意識)의 범어 원어를 말씀드리자면 심(心)은 citta(Sk. citta)를 의(意)는 mano(Sk. manas)를 식(識)은 vin$n$aan*a(Sk. vijn$aan*a)입니다. 心으로 옮긴 citta(√cit, to think)는 초기 경들에서는 주로 우리의 생각이나 사고 일반을 나타내는 술어로 나타나고 意로 옮긴 mano(√man(to think)는 오직 우리의 생각을 관장하는 기관[根, indriya, 혹은 處나 入,aayatana]의 개념으로서만 등장합니다. 識으로 옮긴 vin$n$aan*a(vi분리하여+√jn$aa, to know)는 여섯 감각 기관과 여섯 대상이 관여할 때 일어나는 알음알이의 개념으로서 나타납니다. 초기경들에서는 엄밀히 말하면 이렇게 용처가 다릅니다.

    그런데 이것을 심.의.식(心意識)으로 옮기고 다시 이것을 현대 한국에 사는 우리가 우리의 한문에 대한 개념 규정으로 대하면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다른 한글이나 한문으로 옮기는 것도 여간 어렵지가 않고요. 아니 아직 그런 시도 자체도 없지요.

    그리고 후대 주석서들과 아비담마에서는 이 셋이 같은 것이라 정의합니다. 물론 북방 불교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아비담마에서 자세히 보면 citta와 mano는 그 용처가 분명 다릅니다. 그러나 citta와 vijn$aan*a는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볼때 찟따는 마노와 윈냐나를 포함한 마음 일반을 나타내는 용어라 보면 되겠습니다. 제가 마음이라 옮기면 citta를 뜻하는 것이고 알음알이라 옮기면 vijn$aan*a를 뜻하며 마노나 意로 옮기면 일단 mano를 뜻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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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9.10.16 10:16
    마음, 의식...너무 큰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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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재 2009.10.16 10:16
    님아.. 저 지금 그책 읽고 있는데 너무 어려워요..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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