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백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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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탄생>의 세 번째 마지막 요약입니다. 저자인 요시다 슈지는 말과 언어의 차이를 통해 마음의 탄생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디지털 방식인 말은 아날로그화를 통해 언어로 환생하는데 여기에는 문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설명과 함께 이로 인해 마침내 마음이 탄생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라는 저자의 주장에 '기호'와 '상징'이라는 개념을 대신 대입해 보기를 권합니다. 말로부터 언어로의 전환 과정은 기호의 상징화라는 변환과 문법이라는 연산 방식이 결합함으로써 가능한 일입니다. 저자는 <마음의 탄생>10장 이후에서 인간 사이에 발생하는 문제들에 관해 마음의 이해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얘기합니다만 이에 대한 요약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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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0) 현생인류의 기원은 75천 년 전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근거가 되는 것은 아프리카의 브롱보스 동굴 유적이다. 그곳에서 기하학적인 무늬가 새겨진 흙덩어리 조각, 조개껍질로 만든 목걸이, 화장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붉은 진흙 등이 발견되었다. 그 후로는 조각과 그림들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3만 년 전쯤의 유적에서는 동굴벽화와 상아로 만든 피리 같은 것도 나왔다. 이러한 유적은 이 유물들을 남긴 사람들이 원인(原人)들과는 달리 추상적 개념과 창조성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p.83) 원인(原人)들의 화석과 유적은 아프리카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었다. 아마도 그들은 원래 아프리카에서 발생하여 오랫동안 아프리카에서 살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프리카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한 것 같다. 널리 알려진 자바 원인, 베이징 원인, 네안데르탈인 등도 그런 원인(原人) 중 일부이다. 그런데 최근 학설에 다르면, 호모 사피엔스를 제외한 나머지 원인(原人)들은 모두 멸종했다고 한다. 이 놀라운 학설의 근거가 되는 것이 유명한 '미토콘드리아 이브설(Mitochondria Eve Theory)'이다. 1987년에 발표된 이 미토콘드리아 이브설은 유전학자들의 연구 성과이다. 이로 인해 그때까지는 인간의 진화에 대해서는 복수계통 진화설이 정통설이었으나, 단일계통 진화설이 미토콘드리아 이브설의 뒷받침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p.85) 세계 각지에 흩어져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던 원인(原人)들이 멸종한 이유는 기후 변화와 식량 감소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진화 과정으로 보아 이웃사촌이라 할 수 있는 침팬지 같은 유인원들은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있는데, 원인(原人)만 멸종한 이유가 정말 환경 변화 때문이었을까? 원인(原人)은 유인원보다 훨씬 더 환경 적응 능력이 뛰어났을 텐데도 말이다.
(p.86) 원초적인 정신을 얻은 원인(原人)은 지금으로부터 180만 년 전에 혁신적인 석기를 만들어 냈지만, 그 이후 커다란 변화는 없었고, 뇌도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그런데 50만 년 전쯤부터 뇌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언어의 최초 단계인 말의 발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뇌가 다시 커지게 되자, 인류는 또다시 난산에 시달리게 된다. 출산을 위해 어머니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은 물론 태어나는 아기의 목숨조차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p.93) 여기서 가리키는 말은 언어와는 달리 물, 우유와 같은 단순한 기호 세계이다. 이런 것들은 침팬지에게도 가르칠 수 있다. 이런 단순한 기호 체계와 달리 언어는 문법 구조를 갖고 있다. 즉 우리 뇌 속에는 '고등문법회로'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언어의 탄생은 인류 진화 최대의 수수께끼이다. 왜 언어의 탄생을 탐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말과 언어의 관계 때문이다. 말은 문법이라는 규칙을 갖게 되면서 언어가 되었다. 그런데 인간이 사용하는 말이라는 나뭇잎은 언어라는 나무에 무성하게 돋아나는 것이라서, 나뭇잎을 아무리 모아도 나무가 되지 않듯, 말을 아무리 모아도 언어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 말이라는 나뭇잎이 언어라는 나무를 낳고 그 나무에 기대어 번성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p.94) 나는 인간의 마음을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하나는 원인(原人) 시대의 원초적 마음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현생인류가 언어를 얻어 완성시킨 마음이다. 언어 탄생이 언어적 정신을 낳고, 마침내 마음이 완성되었다는 가설은 언어와 마음의 문제를 밝혀줄 것이다.
(p.95) 원인(原人)들이 말을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설들이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가설의 공통점은 음성에서 말이 생겨나게 된 이유가 보다 정확하고 많은 메시지를 주고받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중요한 점은 말의 발생이 진화론에 따라 자연스럽게 언어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말의 발생과 말을 문법적으로 구성하여 사용하는 언어의 탄생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p.103) 말은 사냥을 할 때 반드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생겨났다. 그런데 말이 생기자 생각지도 못한 사태가 발생한다. 인류는 점차 말이라는 디지털 기호를 통해 외부 세계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 방식이란, 하나의 정보에 대해 한 가지 정해진 기호를 대입시켜 대응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뇌는 어쩔 수 없이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그 변화란 인류의 머릿속에 말의 체계라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외부 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말의 체계라는 중계 지점에 모이게 되고, 나아가 뇌의 원초적인 정신으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 말의 체계는 단순한 소프트웨어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가 스스로 증식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말이란 것은 일종의 기호이면서 동시에 개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개념화하는 것이며, 개념화한다는 것은 비슷한 사물과 현상을 말이라는 틀을 사용하여 묶는 것, 즉 범주화시키는 행위이다.
(p.107)
뇌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는 너무 많은 디지털 정보가 들어오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기능을 근본적으로 변혁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디지털 정보의 아날로그화 현상이다. '뇌는 디지털 정보를 아날로그화 함으로써 멸종 위기를 극복했다.'라는 것이 두 번째 가설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더 이상 뇌가 커지지 않게 해주는 역할도 담당했다. 실제 우리들의 뇌는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p.108) 아날로그화란, 세계를 인식할 때 의미를 부여하여 인식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아날로그화로 인하여 뇌는 넘쳐나는 정보에 의미를 부여하여 집약한 뒤, 정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디지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던 말이 이윽고 아날로그화 되어 언어로 발전하는 길과도 이어져 있다.
(p.112) 기억이 담당하는 역할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뇌 속에 담아 과거의 것으로 보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현상을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 유용한 방식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실제로 어떻게 기억을 처리할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기억을 아날로그화 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기억은 차곡차곡 쌓일 뿐 아니라 편집되기도 한다. 디지털 기억의 아날로그화란, 저장 능력에서 편집 능력으로 전환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편집 능력이란 기억하는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며, 의미가 부여된 기억은 종종 다시 편집되어 변화하기도 한다. 아날로그화한 인간의 뇌는 더 이상 완벽한 기억력을 가질 수 없게 된 것이다.
(p.115) 아날로그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방식은 한 가지 정보는 단지 하나의 의미로만 해석된다. 그러나 각각 의미가 부여된 아날로그적 세계에서는 한 가지 정보를 얻게 되면 곧 다른 정보들과 관련성을 갖고 연결되어 통합되어 간다. 또한 아날로그화는 시간의 탄생을 가져왔다. 아날로그적 세계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 축에 따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계열적 인식을 갖게 됨으로써 인간은 시간의 축과 공간의 축을 갖는 질서정연한 세계에 존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123) 전달 기능을 가진 말이 언어가 되었다는 것은 언어가 단순한 전달 기능을 뛰어 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언어적 정신을 얻음으로써 현생인류가 된 인간의 마음은 외부 세계를 언어적으로 인지하게 되었다. 이 언어적인 외부 세계 인지는 생물로서의 존재 방식에 있어서 혁명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p.124)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언어로 인해 외부 세계로 나가는 새로운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인간은 마음으로 인해 외부 세계의 존재를 의미 있게 인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외부 세계를 마음속에 들여놓는데 그치지 않고 마음을 외부 세계화 하게 되었다. 마음의 외부 세계화란 마음을 외부 세계에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p.125)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간이 되어 비로소 그때까지 암흑이었던 세계가 의미 있는 것이 되었고 이들이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언어적 교류가 가능해진 인간은 타인을 인간 존재로서 인지하듯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 또한 의미 있는 것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p.126) 이렇게 언어적 정신으로 인해 인간은 전적으로 새로운 생명체가 되었다. 언어를 통해 사고하게 된 인간의 모든 말과 행동은 마음을 의미하고, 표현하고, 표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리하여 인간은 이제 자연의 섭리를 뛰어넘어 새롭게 태어난 생물이 되었다. 이는 아득한 옛날 단백질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것과 필적할 만한 기적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인류 역사를 단순화시켜 보면, 뇌가 점점 커지는 숙명적인 멸종 위기를 맞이한 인류는 두 번의 절대 절명의 위기를 넘기면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오늘날 우리 현생인류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생물에게는 없는 마음이라는 특수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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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탄생은 인간으로 하여금?마음이라는 특수한 능력을 갖게 했고 그로 인해 인간은 다른 종들로부터 확연히 구별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구별을 굳이 우월 의식으로?몰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구별과 차별은 엄연히 구분되기 때문입니다.?논어 자한편에 나오는 말로 <마음의 탄생>의 요약을 마무리 합니다.

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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