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진공 놀이공원의 앨리스와 상대론

by 주민수 posted Feb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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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을 뒤따라 두더쥐왕국의 땅굴을 빠져나온 앨리스는 넓은 마당의 한 가운데에 섰습니다.

"여왕님, 여기가 어디예요?"
"회전목마가 있는 놀이공원이란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이상한 마스크를 쓰고 있죠?"
"로렌츠라는 공원관리인의 조수였던 아인슈타인 때문에 그렇게 됐단다!"
"그가 뭘 어쨌길래요?"
"조수였던 아인슈타인이 놀이공원의 공기를 몽땅 빼버려서 그래!"
"대체 왜 공기를 몽땅 빼버렸대요?"

"앨리스야, 잠깐! 너는 저 회전목마가 어떻게 보이니?"
"? 이 회전목마는 뚱뚱한데 왜 저 회전목마는 납작하죠?"
"이 회전목마는 멈춰서 있고 저 회전목마는 돌고 있기 때문이란다!"
"돌면 왜 그렇대요?"
"로렌츠라는 공원관리인은 회전목마가 돌면 바람이 일고 그 맞바람 때문에 납작해진다고 그랬지!"
"그래요 정말 맞바람을 맞으면 납작해지겠네요!"
"그런데 아인슈타인이라는 조수가 그건 바람 때문이 아니라고 그랬단다!"
"아님... 왜 그렇대요?"
"회전목마가 돌면 바람이 없어도?놀이공원에서 바라보는 시선의 꼬임 때문에 납작해진다는 거야!"
"시선의?꼬임 때문이라구요? 설마..."
"그게 맞다는 걸?보이려고 아인슈타인이라는 조수가 놀이공원의 공기를 몽땅 빼버린거야!"
"그런데 정말 바람이 없어도 납작해지긴 한거네요!"
"그래서 로렌츠는 그만 두고 아인슈타인이 새로운 공원관리인이 됐단다!"

"여왕님,?저기 돌고 있는 회전목마에 타고 있는 사람은 누구예요?"
"그 사람이 바로 회전목마를 만든 마이켈슨이라는 사람이란다!"
"마이켈슨 아저씨! 아저씨의 회전목마가 납작해요!"
"아니! 내 회전목마는 돌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뚱뚱하지!"
"아니예요! 그건 아저씨도 회전목마와 함께 돌고 있기 때문에 그런건데..."

붉은 여왕이 붉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습니다.
"얘야!?바로 그렇기 때문에 마이켈슨한테는 회전목마가 납작해 보여선 안 되는 거란다!
만일 그에게도?회전목마가 납작해 보인다면 그건 놀이공원에 아직도 공기가 남아있다는 얘기야!"
"하지만 그의 회전목마가 납작해진다면?그걸 재는 그의 자도?함께 납작해질텐데?납작한지를?어떻게 안대요?"
"아니... 넌 왜 하필 지금?붉은 여왕 효과 얘기를 꺼내는 거니?"

"마이켈슨 아저씨! 그런데 ?로렌츠라는 공원관리인은?아저씨의 회전목마도 납작해진다고 그랬대요?"
"글쎄... 아마 그 사람은 내가 회전목마가?아니라 놀이공원에 함께 서서 지켜보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지!"?
", 마이켈슨 아저씨! 아인슈타인이라는 새 공원관리인도 아저씨의 회전목마가 납작해진다고 그랬어요?"
"글쎄... 그 사람은 젊은 사람이 내 얘기만 나오면 늘 생각이 잘 안 난다고 둘러대기만?했지!"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회전목마에 타고 있었으면서도 놀이공원에서 보면 납작해지는지를 어떻게 알았대요?"
"글쎄... 아마 그 사람은 늘 그랬듯이 자신은 항상 놀이공원에서 모든 걸?바라보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지!"

"왜 납작해지는지 다툴 때, 마이켈슨, 로렌츠, 아인슈타인은 모두 같은 회전목마에 타고 있었단 말이잖아요?"
"그렇단다!"
"그런데도...?
마이켈슨은 납작하지 않다고 했고...
로렌츠는 맞바람 때문에 납작해진다고 했고...
아인슈타인은 시선의 꼬임 때문에?납작해진다고 했다고...요?"

"여왕님! 아까처럼 땅 속의 두더쥐왕국이나 박쥐왕국이라면 상대론 같은 건 필요도 없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