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천토요모임 제9회 <괴델과 아인슈타인> 발제 후기

by 주민수 posted Aug 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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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그라우의 <괴델과 아인슈타인>과 단치히의 <수, 과학의 언어>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점을 본문의 인용을 통해 요약해 봅니다.
---------------------------------------------------------------------------------(p.150) 괴델은 철학적 상상력을 발동시킨 시간의 문제에 대해 상대성 이론이 무엇을 가르쳐주고 있는가를 재해석한 존재론적 조사 - 시간의 실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 - 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p.156) 괴델의 질문은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시간의 존재와 상대론적 진실 모두를 동시에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것이었다.
(p.157) 4차원의 상대론적 시공간에서의 시간 성분 t, 다시 말해 상대론 이후에 남아있는 '시간'도 정말 시간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 이 문제는 상대론적 시공간은 근본적으로 공간인가 아니면 시간인가 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직관적으로 이해된 시간과 상대론적 시공간에서의 시간 성분 t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인슈타인 자신은 이러한 분별에 자신을 조율해 나간 반면 상대론의 대성공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두 개념을 혼동하도록 했다. ...?아인슈타인에 대한 괴델의 에세이는 단순한 '수필'이 아니라 직관적 개념을 수용하는 형식적 방법의 한계를 시험하는 '괴델 프로그램'의 연장이었다. … 이 방법은 한계상황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형식적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즉 시공간의 개념을 극한 상황에 노출시켜 두 개념 사이의 보이지 않는 차이가 나타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p.159) 아인슈타인이 수행한 물리학의 기하학화처럼 괴델은 시간의 상대론적 기하학화를 한계상황까지 밀어붙였다. 그 결과 시공간에서의 시간 성분 t는 우리가 일상 경험을 통해 이해하고 있는 '시간'이 아니라 또다른 '공간 성분'이었다.
(p.167) 괴델이 보기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시간은 공간과 달리 '지나간다' 또는 '흐른다'고 믿는 일상적인 통념 사이에는 불일치가 존재했다. … 특수상대성 이론은 '전체 우주의 현재 상태'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공간적으로 확장된 세상에서는 '현재'란 객관적인 의미를 잃는다.
(p.174)
괴델은 에세이에서 '상대성 이론 이전의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있던 시간'인 직관적인 시간을 '칸트적' 시간으로 특징지었다. 그는 직관적 의미에서의 시간은 "자연의 모든 사건에 완전히 선형적 순서를 제공하는 1차원적인 집합체"라고 말했다. 이 '객관적인 시간의 흐름'은 '직접적으로 경험'되며 '존재의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 괴델에게 직관적 의미에서의 시간은 '현재만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특징'인 어떤 것이었다. "이런 성질을 갖지 않는 어떤 것은 시간이라고 부를 수 없다."
(p.187) 상대성 이론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수용하는데 실패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불완전해서가 아니라고 괴델은 생각했다. 대신에 시간에 대한 우리의 직관이 오해 위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과 일상 경험의 충돌에서 양보해야 할 쪽은 일상 경험이었다.
(p.154)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에서의 시간 성분은 단순한 네 번째 성분이 아니라고 한 철학자 에밀 메이에르송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또다른 경우에는 "특수상대성 이론의 견고한 4차원 공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카르납은 아인슈타인이 그에게 "현재란 사람에게 특별한 무엇을 의미하고 물리학이 말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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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8] 직선에 대해 알려진 성질은 기하학자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기하학자는 의식적으로 굵기와 폭을 무시한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그런 두 선이 만나서 생긴 교차점에 어떤 차원도 허용하지 않기로 가정한다. ... 산술학의 법칙을 기하학적인 대상에 적용하길 바라면서 무한과정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고전 기하학은 이런 가정의 논리적 결과이지만 가정 자체는 임의적이고 기껏해야 편리한 허상이다.
[p.170] 시간을 구간으로 나누는 것은 그리스인에게 그저 머릿속에서 하는 행동이었다. ... 시간에 무한히 나눌 수 있다는 특징을 부여하는 것은 시간을 기하학적인 선으로 나타내는 것, 지속 기간을 연장선과 동일시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역학의 기하학화를 향한 첫걸음이다.
[p.172] 수학적 운동은 단지 정지 상태의 무한한 연속일 뿐이다. 즉 수학은 동역학을 정역학의 한 분야로 바꾼다. 운동을 움직이는 물체가 그 평형 상태에 있는 동안의 정지 상태의 연속과 동일시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터무니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지한 상태로 이루어진 운동이 터무니없다면 크기가 없는 점으로 이루어진 길이나 지속 기간이 없는 순간으로 이루어지는 시간 또한 터무니없기는 마찬가지이다.
[p.183] 곡선의 길이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그 한 예이다. 물리적 개념은 구부러진 철사의 길이에 의존한다. 우리는 그 철사를 늘이지 않고 곧게 펴는 것을 상상한다. 그러면 그 똑바른 선분이 그 곡선의 길이의 척도가 될 것이다.
...
자, 그럼 "늘이지 않고"가 무슨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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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토어는 수학의 본질이 자유에 있다고 주장합니다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되겠지요?
20세기로 넘어오면서 르베그라는 수학자가 길이와 면적 등에 '측도(measure)'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도입합니다. 발제시에, 수학이라는 언어와 현실 사이의 차이 문제를 이야기할 때, 바로 이 '측도론'에 대해 얘기한다는 걸 그만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수학의 실재성 문제와 관련해서 '측도론'이 열쇠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제 개인적 기대입니다.?

?인천토요모임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파일 첨부 방법을 찾는대로) 제가 발제에 사용한 자료를 첨부하겠습니다. 본문의 요약들은 제가 이해한 방식으로 재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자기가 이해한 방식으로 본문의 재구성을 시도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독서의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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