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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와 멧돼지

by 김용전 posted Mar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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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와 멧돼지





산길을 가던 나그네가 숲 속 넓은 공터에 낙엽을 끌어 모아 이부자리를 만들고 잠자는 멧돼지 한 쌍을 만났다. 나그네는 속으로 생각했다.


‘사람을 만나면 위험할 텐데, 저런 곳에서 잠을 자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동물이군.’


그 나그네는 어리석은 멧돼지가 걱정이 되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멧돼지에게 다가가서 친절하게 일러 주었다.


“여보게.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그렇지. 이렇게 트인 곳에서 잠을 자면 사람들 눈에 띄어서 위험하지 않은가? 보이지 않는 으슥한 곳에 가서 자리를 잡게나.”


그러자 멧돼지가 대답하였다.


“시야가 가려진 곳에 자리 잡으면 나도 밖을 볼 수 없다오. 그러면 자칫 그 자리가 막다른 골목이 될 수도 있지. 그리고 눈에 띄어서 위험한 건 지금 내가 아니라 당신인 것 같소.”


그러자 멧돼지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고 제 정신이 퍼뜩 든 나그네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쳤다. 멧돼지는 코웃음을 치면서 다시 잠을 청했다.    





어떤 종류의 것이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의 지름길은 정견이요, 실패의 지름길은 편견이다. 정견(正見)은 나는 물론 남의 입장에서까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 편견(偏見)은 나의 입장에서만 상황을 파악하는 것.




** 우화식 자기 계발서라는 테마를 작업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를 그냥 올려 봤습니다.

    재미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사진은 동촌리 뒷산에서 직접 찍은 거고 그 멧돼지 잠잔자 리를 보면서 동네 어른께 물었더니 설명을 해주시는데 퍼뜩 깨달음(?)이 와서. 여기에 아무나 글 올리는 게 아닌데 올린 건지도.... 필진 에세이 방인데. 길을 잘못 찾았으면 자유게시판으로 옮겨 주세요. 물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