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5. 아스코나 - 재즈아스코나 페스티벌

by 이정원 posted Aug 0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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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웬 떡인가.

재즈 페스티벌을 만나다니!!!












나에게 성지순례의 의미를 가진 곳은, 대개 음악과 관련된 곳이다.

쇼팽의 묘지, 존 레넌이 총 맞은 자리, 바흐가 묻힌 교회, 바그너의 묘지, 리스트의 집, 할렘의 아폴로 공연장...

그리고 바이로이트와 같이 음악페스티벌로 유명한 곳들..



이번 스위스 일정에도 몽트뢰, 루체른, 베르겐츠과 같은 음악축제 도시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항상, 아쉽게도 페스티벌 일정에 맞추지 못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인가.

체르마트를 나와 차를 기차에 싣고 터널을 지나 도착한 고돌라 숙소에서 아스코나 재즈페스티벌 소식을 듣는다.

차로 10분 거리인 마조레 호반의 작은 마을 아스코나에서 재즈페스티벌이 있다는 것이다.

마터호른의 감동도, 하이킹의 피곤도 잊은 채 아스코나로 달려갔다. 

이미 저녁 9시였지만 스위스의 여름은 해가 길다. 날이 밝다.



아스코나는 작은 마을이다.

마조레 호수의 유명한 휴양도시 로카르노 바로 옆에 붙은 마을이다.

스위스 치티노 칸톤의 마조레 호수와 루가노 호수는 이탈리아 국경에 걸쳐 있다.

스위스는 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문화권이 확실히 구분되는데, 아스코나는 거의 이탈리아라고 보면 된다.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거리에 들어서기 전까지 아스코나의 거리는 조용했다.

그 시간 아스코나는 둘 중 하나에 열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 vs. 멕시코 16강전을 보거나, 아스코나 재즈페스티벌을 즐기거나.







외국에서 많은 공연장을 가 봤지만,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었다.

호반길을 따라 골목골목 10개도 더 되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재즈와 블루스가 반반 정도였으나, 재즈 무대보다 블루스 무대에 관객들이 더 많이 모였다.

아무래도 대중의 흥취를 돋우기에는 재즈보다 블루스가 한수 위.



무대마다 특색이 있었는데,

규모도 다르고 장르도 다르고 관중도 달랐다.

앉아서 듣는 무대도 있고, 서서 즐기는 무대도 있었다.

특히 골목 계단에 마련된 무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사진 없음. ㅠㅜ 카메라도 내팽겨치고 즐기느라)
















내가 많은 시간 머물렀던 블루스 무대가 기억에 남는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왔다는 남1여3 여행객이 객석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것.

그들은 목청껏 코러스를 넣고, 마이크를 넘기면 이어받아 부르기도 했다.

특히 여자 둘은 발성과 몸짓이 예사롭지 않아 아마도 노스캐롤라이나의 가수가 아닐까 짐작해 볼 정도였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관객이 모두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나도 그들과 하나가 되어 어울리고 있었다. (사진 없음 ㅠ)

이날 밤 아스코나의 분위기는 시카고의 블루스바에서 느껴본 감동과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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